경제

[매경 인터뷰] 韓中 여행객 태울 카페리 재운항 필요…韓日어업협정도 시급

황인혁 기자, 박동환 기자
입력 2022/08/11 19:01
수정 2022/08/11 21:16
'HMM 민영화 구상' 밝힌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40%넘는 정부·공공기관 지분
영구채, 주식전환땐 70% 훌쩍
HMM 오래 끌어안을 생각없어
정부 지분 낮춰야 매각 수월

해운산업 경쟁력 상당히 회복
현지 물류네트워크 복원 시급

북극항로 진출 기반 마련하고
공익적 가치 높은 섬관리 추진
대담 = 황인혁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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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서울지원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HMM 경영권의 민간 이양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HMM의 민영화 방안에 대해 신중한 의견을 내비치면서도 단계적 지분 매각의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조 장관은 "해운 시황이 다시 침체 국면에 들어가기 전에 공공부문 지분을 유동화해 경쟁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HMM을 오래 끌어안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적 자금을 최대한 회수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꼭지에서 팔겠다는 욕심과 같은 것이다. 주가를 누가 어떻게 알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키우기 위해 시장 기능 활성화에 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매일경제는 지난 8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서울지원에서 조 장관을 만나 1시간30분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

―HMM 지분의 단계적 매각 방침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HMM이 계속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지분을 계속 가져갈 수 없으며 중장기적으로는 민영화로 가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가 해운회사를 계속 보유할 수는 없지 않은가. 현재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이 가지고 있는 영구채까지 주식으로 전환하면 약 76%의 지분이 공공부문 소유가 된다. 34~35%의 지분을 확보해 HMM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하더라도 10조원에 달하는 거액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민영화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민영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공공기관 지분을 단계적으로 줄여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당장 판단할 수 없을 것 같다.

―한국 해운산업의 경쟁력은 어느 수준인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진행하면서 양적으로는 한진해운 파산 이전까지 회복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과거 한진해운이 미국 등 현지에 보유하던 물류 네트워크를 재확보해야 우리 해운산업의 경쟁력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본다.


머스크, MSC 등 세계적인 선사들처럼 종합물류회사로 완전히 변화시키는 것은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HMM은 효율적인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항만 자동화를 추진하고 해외 거점을 확보해 터미널 운용에서의 효율성을 높인다면 우리 해운산업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향후 해운 시황은 어떻게 보나.

▷일단 단기 운임의 하락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긴축 정책에 따른 수요 위축이 운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원양선사들은 장기물량 위주로 계약하기 때문에 당장 1~2년 안에 해운시장이 급격히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진 않는다.

우리 선사들은 해운 시황 침체에 대비해 고효율 신조선 발주 등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선박 매입·임대를 전문으로 하는 선주사업을 새로 추진할 예정이다. 해양진흥공사를 통해 2026년까지 최대 50척의 선박을 매입해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문 리스사 설립도 검토할 계획이다.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하고 한중 카페리 여객노선의 운항 재개를 언급한 것으로 아는데.

▷코로나19로 2020년 중단됐던 한중 카페리를 통한 인적 교류가 빨리 재개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눴다. 한·러시아 노선은 최근 카페리 여객 운항이 재개됐지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국가적으로 상위 정책 차원에서 이뤄지는 부분이 있어 운항 재개 여부를 예측할 수 없다. 해운을 통한 인적 교류가 정상화된다는 차원에서 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본다.


2019년 이후로 개최되지 못하고 있는 한중 해운회담도 빨리 재개돼야 한다는 점에 양측의 공감대가 있었다.

―장관 취임 직후 일본 농림수산성에 한일어업협정 재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한일어업협정이 재개되지 않아 우리 어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으며 하루빨리 해소돼야 한다고 본다.

다만 기본적으로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한일 어선 간 교대조업 문제와 수역에 들어가는 배의 수량 문제 등 쟁점 사안을 놓고 양국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협의가 되지 않고 있다. 한일어업협정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항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북극항로는 수송거리 단축, 대체항로 확보 등의 장점이 있어 항로적인 가치가 크며 교역 대부분을 해운에 의존하는 한국에 매우 중요하다. 만약 북극항로가 활성화된다면 우리 부산항이 북극으로 진입하기 위해 식량과 장비를 정비하는 '라스트 포트'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은 2013년부터 북극항로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북극권 현안을 논의·의결하는 정부 간 기구인 '북극이사회'에 옵서버 국가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는 '한국 북극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북극항로를 포함한 북극이사회의 다양한 의제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

―임기 중 역점을 두고 싶은 정책은.

▷우리나라 섬에 대한 관리를 보다 섬세하게 추진하고 싶다. 섬 쓰레기 문제도 있지만 유인도의 무인도화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 무인화가 된 섬들에는 등대원이라도 억지로 보내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섬은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하면 그 공익적 가치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가령 섬 주민들이 필요하면 육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루에 한 번이라도 여객선을 운항하는 등 교통권을 보장해주고 싶다.

▶▶ 조 장관은…

△1966년 부산 출생 △고려대 법학 학사 △미 워싱턴대 로스쿨 LL.M. △제34회 행정고시 합격 △해양수산부 연안계획과장 △주영 대한민국대사관 공사참사관 △해수부 해사안전국장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해수부 해양정책실장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원장 △제22대 해수부 장관

[정리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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