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80% 이상 원금감면, 100명중 1.5명"…행복기금 운영 캠코, 새출발기금 우려 불식하나

입력 2022/08/12 15:57
수정 2022/08/12 16:01
'도덕적 해이' 논란 새출발기금, 내주 윤곽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 약정자 32만명 중
80% 이상 원금 감면 비율 1.5%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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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내주 드러나는 가운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도덕적 해이'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새출발기금과 비슷한 성격의 국민행복기금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캠코는 빚 탕감 논란과 같은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대상자 선정부터 촘촘한 방지 대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이에 채무조정을 받은 국민행복기금 약정자 32만명 중 80% 이상 원금 감면을 받은 비율은 1.5%에 그친 것으로 매경닷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채무조정을 받은 100명중 1.5명 수준이다. 매우 이례적인 경우만 큰 폭의 빚 탕감을 받은 셈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가 2013년 출범한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올해 7월까지 채무조정을 실시한 결과, 전체 약정자 중 학자금 대출 등을 제외한 32만명 가운데 원금 감면율 80% 이상은 1.5%에 불과했다.

이같은 결과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실상 채무상환 능력을 상실했거나 취약계층에 한해서만 높은 원금 감면율을 적용해서다. 새출발기금과 같이 국민행복기금 출범 당시도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졌지만 실제 결과는 그렇지 않은 셈이다.

캠코는 국민행복기금을 통한 채무조정 약정 체결 후 재산조사 등을 실시해 미신고, 은닉재산을 발굴하고 있다. 대신 성실상환자는 추가 감면, 신용점수 상승, 소액대출 등 일련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상환을 독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채무조정 후 상환을 3개월 이상 연체하거나 채무조정 시 미신고 재산이 있는 경우 기한이익 상실 및 채무조정을 취소, 채권회수를 위해 (가)압류, 강제경매 등 강제집행절차 착수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9월 상환 유예가 끝나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재산을 초과하는 부실 대출에 대해 원금의 60~80%(취약계층 90%)를 감면하는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설립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캠코를 통해 빚 상환이 어려운 90일 이상 연체한 부실 차주와 부실 우려 차주의 채권을 사들여 채무조정을 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은행권 일각에서는 새출발기금이 과도한 원금 감면으로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고, 시작도 하기 전에 정책 추진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성실상환자와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도 일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새출발기금을 97%의 관점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안심전환대출 세부 추진 계획'을 브리핑 후 "우리나라 2000만명 차주 중 신용불량자는 70만명, 소상공인·자영업자 330만명 중 신용불량자는 10만명으로, 즉 3% 세상을 위한 정책이 새출발기금"이라고 말했다. 원금 감면 대상이 전체 차주의 3% 수준에 불과한 만큼, 97%의 관점이 아닌 사회복지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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