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日서 '소부장 독립' 시작하자…이 나라 존재감 확 커졌다

송민근 기자박동환 기자
입력 2022/08/15 18:01
수정 2022/08/16 09:36
무역보복 3년 수출입 지형도

대일 의존도 15.3% 역대 최저
수입처 다변화·기술개발 성과

올 들어 中 의존도 30% 육박
무역흑자도 꾸준히 감소세
"이젠 脫중국 정책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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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무역보복 이후 3년여가 지난 가운데 한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부문의 대(對)일본 수입 의존도가 한풀 꺾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대중국 의존도는 30% 선까지 상승해 여전히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 소부장넷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소부장 부문 전체 수출액은 2151억325만달러, 수입액은 1526억5384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7월까지 소부장 분야 무역수지는 624억4941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5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소부장 부문에서는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소재와 관련해 대한국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이 필요하다는 판결을 내자 보복성으로 내린 조치였다. 이에 정부는 소부장 분야에서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기술개발, 수입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경쟁력을 육성해 무역흑자를 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매일경제가 산업부 통계를 확인한 결과, 소부장 분야에서 대일 수입 의존도는 지난 3년간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부장 분야에서 대일 수입액은 2020년 340억달러, 2021년 393억달러, 올해 1~7월 233억달러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이는 무역 규모가 확대된 영향으로 전체 소부장 수입액 중 대일 비중은 2020년 17.2%에서 2021년 15.8%, 2022년 15.3%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부장 전체 대일 수입 의존도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정부와 민간의 노력 덕분에 소부장 수입 대일 의존도가 낮아졌지만, 같은 기간 대중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소부장 분야에서 대중 수입액은 2020년 542억달러에서 2021년 710억달러로 훌쩍 뛰었다.


올해 1~7월에 벌써 451억달러를 기록해 연말이면 대중 소부장 수입액이 770억달러 선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산 소부장 수입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생긴 공백을 중국산이 메운 셈이다. 소부장 분야 대중 수입 의존도는 2020년 27.4%에서 지난해 28.6%로 올랐으며 올해 들어 7월까지는 29.5%로 치솟아 30%에 육박하고 있다.

대중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중 소부장 무역흑자는 줄고 있다. 대중 소부장 무역수지는 2020년 363억달러, 2021년에는 355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는 7월을 기준으로 소부장 분야 흑자액이 135억달러에 불과해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흑자액도 230억달러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국에서 2차전지용 소재나 부품 수입액이 늘어난 영향 때문에 대중 수입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라며 "중국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가동된 것도 수입액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중국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기초 공정을 거친 반도체 반제품을 국내로 들여와 완성하기 때문에 국제수지상으로는 대중 수입액으로 잡힌다는 것이다.

대중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대중 무역흑자는 줄고 있어 대일 의존도 탈피에 이어 대중 의존도를 줄이는 게 또다시 필요해졌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적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배터리,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소재·부품·장비를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일 적자는 여전하다. 2020년 213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적자 폭이 244억달러로 커졌다. 올해 1~7월에도 14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연간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민근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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