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종 인사이드] 긴축재정에…더 치열해진 예산 확보전

입력 2022/08/15 18:01
수정 2022/08/15 20:00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대대적인 긴축을 추진하자 예산 배분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의 힘이 더욱 세졌다. 기재부가 배분할 수 있는 돈의 규모가 작아지자 각 부처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중앙정부의 예산을 받아 내기 위해 예산 확보전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15일 관가에 따르면 제주도는 최근 도 본청과 제주시, 서귀포시 등에 '2023년 국비 관련 문제·쟁점 사업 기재부 예산 담당 부서 방문 절충 총력(재강조)'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공문에는 "최근 기재부 예산 심사 동향 파악 결과, 내년도 국비예산과 관련해 새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로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며 "소관 부처 예산안에 반영은 됐으나 기재부 심의 시 우선순위에 밀려 반영되지 못하는 사업을 중심으로 반드시 기재부 예산 담당 부서를 방문해 국비 반영 필요성 설명 및 설득 작업에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는 이례적인 내용이 담겼다.

기재부가 역대 최대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공언하면서 예산을 받아 내야 하는 다른 기관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관가에 따르면 예산 편성 기간에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문서 결재함은 기재부 예산실 방문을 위한 출장 공문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고 한다.

2020~2021년 기재부 세종청사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면회의가 어려워지며 한가한 분위기였는데, 올해에는 예산실을 찾으려는 외부 방문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 5년간 연평균 8.7%에 달했던 예산 증가율을 5% 안팎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새 정부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예산 소요까지 감안하면 신사업 추진은커녕 기존 사업에 대한 예산을 지켜내기에도 벅차다는 볼멘소리가 관가에서 흘러나온다. 한 공무원은 "5년 내내 예산 편성 때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까 봐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공공 부문 예산권을 쥐고 있는 기재부의 힘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역대 최대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선언하자 예산을 받아 내야 하는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은 돈줄 확보에 일제히 비상이 걸린 상태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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