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탄소배출권 거래제 손본다…평균보다 배출 적어야 유리

입력 2022/08/15 18:01
수정 2022/08/15 20:00
온실가스 배출량 큰 기업 불리
환경부 제도개선 협의체 신설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던 기업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비판을 받아온 배출권 거래제도를 손본다.

15일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배출권 거래제 선진화 협의체'를 만들고 첫 회의를 16일 서울 중구 상연재 회의장에서 연다고 밝혔다. 협의체에는 관계부처와 배출권 거래제 대상 기업·협회,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사업장에 연간 배출할 수 있는 양을 정해주고, 이를 서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가령 연간 1만t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게 할당받은 기업이 배출량을 감축해 실제 배출량이 9000t에 그쳤다면, 나머지 1000t에 대해 다른 기업에 배출권을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협의체는 그동안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됐던 배출 실적 기준 할당 제도를 개선한다. 현재 국내에서 할당량을 분배하는 기준인 배출 실적 기준 제도는 얼마만큼 배출량을 줄였는지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과거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던 기업에 유리한 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완 환경부 기후경제과장은 "온실가스 배출이 동종 업체에 비해 얼마나 적은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배출 효율 기준 할당 제도를 확대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환경부는 유럽연합(EU)이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할당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 할당 확대도 추진된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권 중 대부분(90%)이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무상 할당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돈을 내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도록 하는 유상 할당은 10% 수준에 그친다.


협의체는 배출권 할당제를 개선하고 온실가스 감축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에 대한 혜택을 늘리는 한편 배출권 거래 시장을 활성화하고 불합리한 행정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금한승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배출권 유상 할당을 통한 수입을 활용해 기업 지원 방안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탄소차액계약제도 등 신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지원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탄소차액계약제도는 정부와 기업이 탄소 가격을 보장하는 계약을 맺고 배출권 가격이 일정 이하로 내려오면 차액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탄소 저감에 대한 부담이 큰 석유화학·철강 기업 등은 배출권 가격이 많이 하락하면 투자액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는데, 이를 보전하는 제도다.

[송민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