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추경호 부총리 취임 100일…시장경제로 기조 전환·물가 총력전

입력 2022/08/16 06:05
수정 2022/08/16 06:14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규제 혁파 등 친시장 정책 제시
물가 6%대·환율 1,300원대…복합위기 대응에 초점
전방위 소통은 강점…고물가·부자 감세 프레임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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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취임사 하는 추경호 부총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경제의 중심을 정부에서 민간과 기업, 시장 중심으로 되돌리고자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실적으로는 물가와 민생 등 당면 현안에 우선순위를 둬야 했다.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소통'에 두는 비중은 역대 어느 경제 사령탑보다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시장 혼란 상황에서 통화·금융당국 수장과 접촉 빈도를 높여 한목소리를 냈고 중소기업, 소상공인, 재계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과 스킨십도 대폭 늘렸다.

◇ 법인세 최고세율 22%로…"기업은 자본주의의 꽃"

16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17일을 기해 추 부총리가 경제 콘트롤타워로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추 부총리는 정부 출범 첫날인 5월 10일 0시를 기해 윤석열 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추 부총리의 취임 일성은 자유로운 시장경제에 기반해 경제를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경제운용을 정부에서 민간·기업·시장 중심으로 전환하고 민간의 자유·창의를 제약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미다.

추 부총리의 경제관이 가장 잘 드러난 경제정책으로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25→22%)가 꼽힌다.

민간의 활력을 가로막는 규제를 혁파하고 최고경영자(CEO)에 몰린 형벌 규정을 행정제재로 전환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추 부총리는 "기업은 자본주의 시장의 꽃이자 일자리를 만들고 부를 창출하는 근간"이라면서 "기업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어느 특정 개인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어느 국가나 지향하는 중요 경제정책이고 조세 정책 중 하나의 지향점"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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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법인세 최고세율 변화 추이

공공·연금과 노동시장, 교육, 금융, 서비스산업 등 5대 부문에 대한 구조개혁이나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기조 전환 역시 민간 중심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부동산 세제는 '정상화'가 모토다.


다주택 중과세율을 없애고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기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는 등 방향성을 제시했다.

◇ 비상경제TF 설치 첫 지시…6%대 물가·1,300원 환율서 분투

다만 현실에선 물가와 민생 등 위기 대응에 가장 우선순위를 둬야 했다.

추 부총리가 취임 첫날인 5월 11일 밤 1급 간부들과 도시락 만찬을 하면서 내놓은 첫 지시가 기재부 내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설치였다.

해외발 물가 상승이 국내로 확산·전이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수출·내수 불확실성 확대 상황을 '복합위기'로 가장 먼저 규정한 것도 추 부총리였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7월 6.3%)까지 치솟자 여러 차례에 걸쳐 민생안정대책을 내놨다.

경제팀은 농축산물에 대한 할당관세 범위를 대폭 확대해 공급 확대와 가격 인하를 동시에 노렸다. 비축물자를 시장에 풀고 사상 최대 규모의 할인쿠폰을 내놓기도 했다. 유류세 인하 폭을 30%에서 37%로 늘리는 조치도 단행한 바 있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 역시 경제팀에는 리스크 요인이었다.

지난달 중순 원/달러 환율은 13년 2개월여 만에 1,320원 중반까지 치고 올랐다. 코스피 지수 역시 2,200선 중반까지 밀렸다.


이런 과정에서 추 부총리는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당국의 수장과 여러 차례 회동하며 공동 전선을 폈다. 재정·통화·금융당국이 한목소리로 대응 의지를 내 해외시장발 외풍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복합위기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분투할 수밖에 없던 시기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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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소비자물가 추이

◇ 전방위 소통 강점…물가서 성과 약하고 부자감세 논란

경제주체들과 소통을 강화한 부분은 강점으로 꼽힌다.

취임 직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벤처, 생활물가·수출 현장, 금융기관, 경제단체장, 연구기관장, 부동산 전문가 등 광범위한 인사들과 만나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기재부 내에서 업무 방식도 직원들과 소통 강화에 상당한 초점을 뒀다. 업무보고 때 사무관 등 과장 이하 직원이 참여하도록 해 보고서 작성자의 의견을 묻고 정책에 직접 영향을 받는 현장의 의견을 수렴했는지를 별도로 체크하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확대간부회의는 서면자료를 없앤 채 타이머를 배치해 국별 보고 시간을 제한했다. 회의를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진행해 남는 시간은 정책 개발에 쓰자는 의미다.

하지만 정작 추 부총리는 주 7일 업무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요일은 사실상 공식화된 근무일이고 토요일 역시 자택에서 비공식으로 업무를 한다.

취임 100일간 가장 아쉬운 부분은 물가다. 물가 상승의 배경이 해외발 변수이고 9~10월에 정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가파른 상승 곡선을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꺾지 못했다.

법인세 인하나 종부세 부담 완화 등 정책이 친(親)부자·대기업 정책이란 프레임의 공격을 받는 것도 난관이다.

전 정부에서 부자·대기업을 옭아매는 정책을 구사했고 현 정부가 이를 되돌리는 정책을 쓰다 보니 지금 상황만 보면 이들 계층에 더 혜택을 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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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안반데기 찾은 추경호 부총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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