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SG는 선택 아닌 생존 문제…상품·투자 2배로 늘릴 것"

김대영 기자, 이윤재 기자, 원호섭 기자, 진창일 기자, 박윤구 기자, 문광민 기자, 서정원 기자, 신유경 기자
입력 2022/08/18 17:38
수정 2022/08/19 10:30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시장경제 기반은 자기 책임
빚 안 갚아도 되는 사회 우려"
채무 감면 '도덕적 해이' 경계
침체 대비한 체력비축 강조도

투자자산 탄소배출량 공개 등
금융권 ESG경영 확산 큰 공로
◆ 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 / 경영자 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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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18일 전라남도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영학회 하계 융합학술대회에서 ESG 경영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말하고 있다. [여수 = 한주형 기자]

"시장경제를 지탱하는 건 사적 자치이고, 그 기반은 자기 책임입니다. 빚을 권하는 사회, 빚을 안 갚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는 안 됩니다."

최근 부실 자영업자·소상공인 채무를 최대 90%까지 감면하는 이른바 '새출발기금' 계획을 놓고 도덕적 해이와 관련해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이같이 말했다.

18일 전남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4회 한국경영학회 하계 융합학술대회에서다. 정부가 30조원 규모 배드뱅크를 조성해 소상공인 채무 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 대한 국내 1위 금융그룹 회장의 발언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이날 윤 회장은 진취적 기업가정신과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업계 전반의 건실한 발전을 이끌고 국가 경제 성장에 공헌한 기업인에게 주어지는 경영자 대상을 받았다.

경영자대상선정위원회는 윤 회장이 글로벌 스탠더드(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확산시키며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윤 회장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세계가 '고르디아스의 매듭'처럼 풀기 어려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다"며 "복합적인 경제 위기, 총체적인 경영위기(상황)"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오르며 금리인상 압력이 가중됐는데, 이제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경기둔화가 그쳤으면 하는 희망이 있지만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며 "견뎌낼 수 있는 회복력과 체력을 비축하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금리 인상에 대출자들 부담이 가중되면서 정부와 금융권은 그간 채무를 건전하게 조정하는 데 노력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 대해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고, 원리금 상환을 유예했다.


오는 9월 말 이런 조치들 만료를 앞두고 정부는 지난 7월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한 금융 부문 민생안정 대책의 하나로 새출발기금을 통한 소상공인 채무조정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를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특히 90일 이상 연체한 '부실 차주'의 원금 가운데 60∼90%를 아예 감면해주기로 한 데 대해 과도한 원금 감면이 도덕적 해이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금융당국 서슬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곳은 없었다.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게 윤 회장 생각이다. 그는 "취약 계층을 보호하고 포용하는 건 중요하지만 원칙과 기준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며 "보다 슬기롭게 헤쳐 나갈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경영의 구현'을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 시상식에서 윤 회장은 친환경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융권에서 윤 회장은 'ESG 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ESG에서 S(사회)와 G(지배구조)는 준비를 많이 하고 있는데 E(환경)는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나아가야 한다"며 "KB금융그룹이 선도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KB금융은 2020년 10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고 2021년 6월 자산 포트폴리오 내 탄소배출량을 공개하는 등 한국 금융사들 중 ESG 경영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ESG 경영 중장기 로드맵인 'KB 그린 웨이브 2030(KB GREEN WAVE 2030)'에서 KB금융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20년 대비 42% 감축하고, 현재 약 25조원 규모인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제시했다. ESG는 미래 생존에 대한 문제로 '더 나은 성장'을 위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게 윤 회장 지론이다.

[특별취재팀 : 여수 = 김대영 산업부장(부국장) / 이윤재 차장 / 원호섭 기자 / 진창일 기자 / 박윤구 기자 / 문광민 기자 / 서정원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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