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상공인 감춘 재산 발견땐 빚 탕감 '무효'

입력 2022/08/18 17:47
수정 2022/08/19 08:25
새출발기금 도덕적해이 방지

90일 연체자 7년간 이력 등록
5년간 신용평가에 반영하기로
빚보다 재산 많으면 감면제한

9월부터 3년간 총 30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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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새출발기금을 통해 자영업자의 부실 채무를 탕감할 때 자산이 많은 차주는 원금 감면 대상에서 제외하고, 재산을 은닉한 사실이 발각되면 채무조정을 무효화하기로 했다. 또 채무조정을 받은 차주의 정보를 공공정보로 2년간 등록하고 5년간 신용평가에도 반영하도록 페널티를 부여할 계획이다. 신용질서 왜곡과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8일 금융위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권을 대상으로 '새출발기금 설명회'를 진행했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실 또는 부실 우려 채무를 조정하기 위한 배드뱅크 성격의 기금이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3년간 새출발기금 플랫폼(새출발기금.kr)을 통해 채무조정을 접수할 계획이다.


채무 원금 감면 대상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중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차주다. 정부는 원금 감면 시 부채에서 자산을 뺀 순부채에 대해 원금 감면율 60~90%를 적용하기로 했다. 총부채 관점에서는 감면율이 0~90%인 셈이다. 만약 채무보다 재산 보유 규모가 크면 원금 감면을 받을 수 없다. 감면율이 90%까지 적용되는 차주는 기초생활수급자, 만 70세 이상 고령자, 중증장애인 등으로 제한된다.

담보가 있는 채무는 원금 감면이 불가능하다. 무담보 채무에 대해서만 순부채에 차주별 원금 감면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조정이 이뤄진다. 부실 우려가 있는 차주의 경우 최대 20년에 걸쳐 이자율 조정을 통해 저리로 부채를 상환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도덕적 해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채무조정 이후에도 재산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세청 등 유관기관과 연계해 주기적으로 재산을 조사하고 은닉재산 발견 시 채무조정을 무효화한다. 3개월 이상 채무를 연체한 사람의 정보는 전 금융권과 신용정보원 등에 등록돼 7년간 저장된다.


채무조정 이용 사실을 2년간 공공정보로 등록하고, 5년간 신용평가에도 반영해 원금 탕감에 따른 페널티를 부여하기로 했다.

채무조정은 금융회사의 동의하에 진행된다. 만약 차주가 90일 이상 채무를 연체할 경우 차주와 금융사 모두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부실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면 차주만 신청 가능하다. 채무조정 신청 시 채권금융기관과 보증기관이 자체적으로 채무조정을 실시할 수 있고, 만약 부동의할 경우 새출발기금에서 채권을 인수하게 된다. 정부는 금융권에서 제기된 새출발기금의 채권 저가 매입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복수의 회계법인을 통해 채권가격을 산정하기로 했다. 부실채권은 신용도와 연체기간 등에 따라 형성된 시장가격으로 매입하고, 담보채권은 정상이자분까지 고려해 매입가를 정한다.

이날 정부의 세부계획안에는 부실 우려 차주의 이자율 조정폭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설명회에 참석한 금융권 관계자들은 정부가 조정 이자를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면 제2금융권의 손실폭이 커지고 고의 연체를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제2금융권이 우려하지 않도록 조달금리 이상으로 조정된 금리가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채무조정 접수 기간(3년)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도 나왔다. 3년간 채무조정을 접수하면 정책 목표에서 벗어나는 차주까지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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