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식물 직접 키우고, 못난이 채소만 사고…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맨다

이상현 기자
입력 2022/08/1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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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상추를 살펴보는 시민.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고물가 현상이 지속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홈파밍(Home Farming)' 열풍이 불고 있다. 고가의 식물을 키워 파는 '식테크(식물+재테크)'족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모습이다.

◆ 대파·상추 등 모종 판매량 급증…저가 식자재도 인기

18일 위메프에 따르면 최근 한 달(7월 10일~8월 9일)간 위메프 플랫폼에서 홈파밍 관련 상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모종과 씨앗류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급증했다. 대파 모종과 상추 모종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97%, 98% 각각 늘었고, 고추씨(67%)와 무씨(27%)도 판매량이 증가했다.


가정에서 키우기 쉬운 미니화분 판매량은 한 해 전보다 116% 늘었다. 식물재배기 판매량은 297% 증가했고, 원예가위(176%)와 분갈이(34%) 등 부자재 판매량도 함께 늘어났다.

기존에는 식테크족 등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마니아층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초보자 등 일반 소비자들이 간단한 채소류를 가정 내에서 직접 기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홈파밍 관련 상품 외에 못난이 채소와 냉동 채소 등 저가 식자재를 찾은 소비자도 많았다.

위메프가 최근 한 달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못난이 표고버섯(696%) ▲못난이 감자(120%) ▲낙과(43%) 등의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늘어났다. 또 냉장고에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혼합야채와 채소믹스의 판매량도 88%, 27% 각각 증가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무소비 챌린지 영향으로 홈파밍도 하나의 취미생활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고물가가 지속되는 동안 홈파밍 아이템의 인기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 7월 채소류 가격 25.9% 상승…"더 오를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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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쌈밥집에 상추, 깻잎 등 쌈 채소가 진열되어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를 기록했다.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한 것인데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7.1%로 크게 올랐다.

채소류의 경우 한 해 전보다 25.9%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배추 72.7% ▲시금치 70.6% ▲상추 63.1% ▲부추 56.2% ▲무 53.0% ▲미나리 52.0% ▲깻잎 32.8% ▲양배추 25.7% 등 순을 기록했다.

이미 오를대로 오른 농산물 가격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더위가 지속 중인데다 지난주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탓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농작물 232ha가 물에 잠겼고, 비닐하우스 0.1ha와 농경지 2.3ha가 유실·매몰됐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경기와 충북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탓에 하우스 재배되는 작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며 "홈파밍은 취미이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이 식비를 조금이라도 절감하고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점도 주요 식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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