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게 다 침수차라니…자차 특약은 드셨죠?

입력 2022/08/18 20:01
수정 2022/08/18 20:26
역대급 폭우에 피해도 역대급
1만1500대 침수, 피해액 1600억

자차 등 해당특약 가입 땐 보상
차 안에 둔 물품은 보상 못받아

자연재해라 무과실 사고 분류
보상받아도 보험료 할증 안돼

지자체 발급 '피해확인서' 내면
보험료 납부·대출금 상환 유예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 활용
중고차 살 때 침수차 여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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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DB손해보험, 현대해상 임시 보상서비스센터에 연일 내린 집중호우에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차량과 피해금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자동차보험에서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17일까지 12개사에 접수된 침수피해 차량은 1만1488대, 추정 손해액은 1620억원이 넘는다.

침수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자동차보험 가입 시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 특약이나 차량 단독사고 손해배상 특약에 가입되어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대부분 자동차보험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선택사항이 되면서 현재 자차 가입률은 70% 수준이다. 10대 중 3대는 침수되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내 자동차보험에 자차 특약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약관을 보면 알 수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현재 가입 중인 차보험에 자차 특약을 추가하고 싶다면 설계사나 콜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자부담 비율을 높이는 등 소정의 심사를 거친 후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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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느냐는 보험 가입 시 정한 한도에 따라 다르다. 완전침수로 차량가액 전액을 보상받을 경우, 가격은 보험개발원이 정한 차량 기준가액 표에 따라 매겨진다. 침수차량 안에 놓아둔 물품은 보상대상이 아니다. 문이나 선루프를 열어둔 채 주차했다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면 본인 과실로 보상받을 수 없지만, 차량이 물에 잠기면서 문이나 선루프를 열고 탈출한 경우라면 보상 대상이 된다.

침수 피해로 차량가액 전액을 보상받아도 내년 자동차보험료가 할증되지는 않는다. 정상 운행 중 침수 지역을 지나가면서 물이 차 안으로 들어온 경우, 정상 주차된 상태에서 태풍이나 홍수 등으로 침수된 경우 모두 자연재해로 인정돼 무과실 사고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다만, 홍수나 태풍으로 이미 물이 불어난 곳을 운행하다가 침수된 경우는 자기 과실이어서 손해액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폭우의 경우 침수를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고객 과실이 명확하게 입증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피해규모가 역대급인 만큼 자동차보험료 손해율도 올라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차보험 손해율이 올라가면서, 침수 피해를 입지 않은 일반 가입자의 보험료도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내년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통상 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8~83%로 보는데, 상반기 손해율이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연간 누적 손해율은 적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8월 손해율이 꽤 올라가긴 하겠지만 추가적인 피해가 없는 한 보험료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상반기 손해율이 낮아져 차보험료 인하 이야기가 나왔는데 현실적으로 보험료를 내리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피해보상뿐 아니라 금융지원 대책도 내놨다.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 모두 보험료와 관련대출 납부·상환을 유예해주기로 했다.


호우 피해 고객들은 보험료 납부를 이자 없이 최장 6개월까지 미룰 수 있고, 대출도 6개월 이후에 나눠서 갚거나 일시 상환할 수 있다. 해당 지자체에서 피해를 입증하는 '피해사실 확인서'를 발급받아 가입한 보험사에 제출하면 된다.

금융당국은 보험금을 최대한 빨리 받을 수 있도록 심사절차를 단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워낙 피해규모가 크다 보니 보험사 보상팀마다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입자라면 '보험금 가지급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고객이 요청하면 보험사가 지급사유에 대한 조사나 확인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추정하고 있는 보험금의 50% 범위에서 먼저 지급하는 제도다. 약관에 따라 다르지만, 요청한 뒤 1~2주 안에 가지급금을 받을 수 있다.

어떤 차가 침수차량인지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보험개발원이 제공하는 이력정보서비스 '카히스토리' 사이트에서 침수차 조회가 가능하다. 단, 보험사에서 보상받은 침수차만 확인할 수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 7월 말까지 보험 처리된 침수차량 건수는 총 1만1173대인데, 이번 폭우로 보험사에 접수된 차량은 이미 이 수치를 넘어섰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카히스토리는 무료침수차량 조회 외에도 차량사고 정보, 주행거리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차량 침수사고는 운전자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피해 예방을 위해 꼭 이력을 조회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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