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계 에너지 수요 급증…해법은 '24시간 친환경 가동' SMR"

입력 2022/09/22 17:41
수정 2022/09/22 20:01
2050년 에너지수요 50% 늘어
깨끗·안전한 소형모듈원자로
탄소중립시대 달성 이끌 것

국내 기술로 8천억이면 건설
산업단지서도 문의 잇달아
기업에 원전수출 확대 기회
◆ 세계지식포럼 / SMR 시장 새로운 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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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SMR 시장의 새로운 기회`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 캄 가파리안 X에너지 창업자 겸 회장,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관, 강홍규 두산에너빌리티 상무, 이상일 현대엔지니어링 실장, 김용희 KAIST 교수. [이충우 기자]

"세계 에너지 수요는 2050년까지 50% 이상 급증할 전망입니다. 에너지 수요 확대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탄소 배출이 없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유일한 솔루션입니다."(캄 가파리안 X에너지 회장)

2022년은 기후위기 대응을 강조하던 각국 태도에 온도 차가 생긴 해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상수'로 여겨지던 시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끝났다.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화석연료의 안정적 공급 확보가 다시 강조되는 한편, 원자력발전이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했다. 원전은 그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탄소중립 시대에 가장 적합한 에너지원 중 하나라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한다.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지식포럼 'SMR 시장의 새로운 기회' 세션에는 국내외 원자력 업계 전문가가 대거 포진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특히 SMR의 잠재력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SMR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X에너지 창업자 겸 회장인 캄 가파리안은 "SMR를 네 단어로 표현하면 깨끗하고, 안전하고, 안정적이고, 비용이 저렴한 에너지원"이라며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원전은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해 빼놓을 수 없는 발전원"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은 발전 과정에서 추가적인 탄소 배출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전력 생산이 들쭉날쭉한 '간헐성'이 단점이다. 가파리안 회장은 "SMR는 오염물질 배출이 없으며, 상용화되면 발전단가도 신재생에너지나 천연가스보다 훨씬 낮아진다"며 "기존 원전보다 공사 기간을 크게 줄이고 안전성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X에너지는 원전의 소형화와 모듈화를 통해 공사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3~4년으로 단축하는 한편 '턴키' 방식으로 수주해 전 세계에 SMR를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소형화한 덕분에 기존 원전이 냉각을 위해 바닷가에 위치해야 하는 한계도 사라지고, 멜트다운(노심 용융)에 대한 우려도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가파리안 회장은 "비행기가 날아와 들이박더라도 멜트다운이 일어나지 않을 안전한 기술을 만들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룡은 멸종을 피할 수 없었지만 인류는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갖고 있다"며 "SMR는 인터넷보다 더 큰 규모의 기술혁명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가파리안 회장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25%가 산업 분야인데, SMR가 이들 분야에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SMR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진단했다.


강홍규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국내에서도 화학공업 산업단지 등에서 SMR를 언제 지어줄 수 있느냐는 문의가 들어올 정도"라며 "향후 전력 수요가 큰 곳이나 도시 인근,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등 자리에 SMR 건설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일 현대엔지니어링 실장은 "국내 기술로 만든 '스마트' SMR의 경우 상용화를 거치면 한 대당 7000억~8000억원에 건설이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에 더 많은 원전 수출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용희 KAIST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력의 역할이 매우 커졌다"며 "특히 향후 산업 분야 수요 증대에 맞춰 수소 생산을 위한 원전 보급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한국 정부는 1997년부터 SMR 기술에 투자해왔으며 경쟁력 있는 다양한 노형을 개발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관도 "올해 중 1조원 이상 발주를 통해 원전 산업 생태계 활력을 제고할 계획"이라며 "원전 노형 수출에 성공해 세계 시장에 '한국이 돌아왔다'고 알릴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했다.

다만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 확보와 안전 문제는 여전히 남은 걸림돌이다. 김 교수는 "10년 안에 상용화를 목표로 잡더라도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크다"면서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 분야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정도이며, 확실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야 보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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