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업계 ‘급변’, 세계 1위 삼성전자 뒤쫓는 추격자들

장주영 기자
입력 2020/11/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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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자율 주행 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신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도체는 이러한 기술의 핵심으로 주목받으며 그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잇따른 신제품 출시와 대규모 투자, M&A로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상황이다.

이 속에서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삼성전자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이래 활발한 M&A로 반도체 시장에서 사세를 확장해왔다. 하지만 수장 이재용 부회장의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M&A에 제동이 걸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쫓으며, 세계 1위라는 위상이 흔들리는 중이다. K-반도체의 주역 삼성전자를 따라잡고 있는 이들을 한 번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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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앞으로 2년 이내에 맥 전체에 자체 칩을 탑재할 예정이다.


/ 애플
‘인텔과 인연은 끝’ 애플,
자체 칩 개발하며 반도체 내재화

삼성전자의 영원한 라이벌 애플은 올해 우군 ‘인텔’과의 이별을 선언했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칩 ‘애플 실리콘’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에 탑재해왔다. 반면 데스크톱과 PC에는 인텔의 CPU를 써오며, 오랜 시간 인텔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런데 이 관계가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

최근 애플은 자체 칩 개발에 나서며 인텔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내세웠다.

그 결과가 올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0일 열린 온라인 신제품 발표 행사 ‘One More Thing(한 가지 소식이 더)’에서, 애플은 처음으로 자체 CPU를 단 맥북을 공개했다.

자제 개발 CPU 칩의 이름은 ‘M1’으로, 5나노미터 공정을 택한 첫 PC용 반도체다. 전력 소모량을 줄여 기존 제품보다 배터리 성능이 최대 2배나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M1을 필두로 핵심 반도체 내재화에 나선 애플의 기세에 삼성전자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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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세계 최초의 176단 3D 낸드 플래시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 마이크론
업계 5위 마이크론, 낸드 플래시로 맹추격

낸드플래시 시장 5위 마이크론의 추격도 무섭다.

11월 12일, 마이크론은 176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셀 적층 단수가 많을수록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어, 낸드 업계에서는 셀을 수직으로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속에서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선보이자, 업계에서는 “세계 5위 업체가 1위 삼성전자를 제쳤다.

”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삼성전자는 128단을 넘어선 ‘7세대 V 낸드’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낸드 플래시 후발 주자인 마이크론에 ‘최초’라는 타이틀을 넘겨준 셈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위기설을 점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마이크론이 적층 기술력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시장에서는 176단 낸드 플래시가 주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층 기술이 국내 기업을 앞선다고 해서 낸드 기술력 전체가 뛰어나다고 점철할 수는 없다.




”는 의견을 밝혔다. 삼성전자가 128단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176단 낸드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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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인텔 인수 이후, 반도체 시장 점유율 변화 / mk
SK 하이닉스, 인텔 인수로 업계 분위기 반전 시켜

무엇보다 삼성전자를 긴장시키는 존재는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인텔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 부문을 10조 3,104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9.9%, 인텔은 9.5%로 각각 5위와 6위 자리에 나란히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빅딜을 통해 시장 점유율 19.4%로 올라서며, 단숨에 2위를 차지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35.9%로 1위다.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며, 낸드 플래시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마이크론과 마찬가지로 176단 4D 낸드를 개발 중이다. 오는 2021년에는 새로운 낸드 플래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D램의 경우, 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1.8배 향상한 ‘DDR5’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DDR5를 사용할 수 있는 CPU가 미개발된 상태라, 지금 당장 양산 가능한 건 아니지만 그만한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장주영 기자 semiange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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