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기업과 손잡는 SKT, 강력한 우군과 신사업 강화

장주영 기자
입력 2020/12/1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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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간 ‘AI 초(超)협력’을 중심으로 ICT 복합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가겠습니다.”

SKT 박정호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0’ 현장에서 국내외 기업 간 초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뒤이어 SKT가 그 협력의 중심에 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특히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박정호 사장은 사명까지 변경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예고하기도 했다. 앞으로 SKT의 전제 매출 중 이동통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매출의 40%가 New ICT 사업이 차지하고 있어, New ICT 사업의 비전으로 종합 미디어 회사, ICT 융합 보안 회사, 커머스 업계의 게임 체인저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포부와 함께 SKT는 최근 몇 년간 국내외 기업에 꾸준히 문을 두드려왔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글로벌 1위 기업들과 손을 잡으며 탈통신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초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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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 지오 홀딩스(Grab Geo Holdings)' 설립 협약을 체결 후 환담을 나누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앤서니 탄(Anthony Tan) 그랩 CEO / SKT
지난해 그랩, 컴캐스트와 손잡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준비

지난해 1월 SKT는 동남아 1위 승차 공유 서비스 ‘그랩’과 힘을 합쳤다.

SKT는 그랩과 합작 투자회사 ‘그랩 지오 홀딩스(Grab Geo Holdings)’ 설립해, 모빌리티 전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미 SK는 2016년 쏘카에 589억 원을, 2019년 5월에는 15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미국 P2P 카셰어링 업체 튜로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뒤이어 진행한 그랩과의 조인트벤처 설립은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에서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려는 SKT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그랩의 앤서니 탄 CEO는 “그랩은 매일 동남아시아에서 새로 생기는 도로를 추가하는 등 지역 특화(Hyper Local)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SK텔레콤의 지도·내비게이션 기술과 그랩의 지역 데이터의 결합은 이 같은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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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T1 리그 오브 레전드 팀 프로 선수들 / SKT
같은 해 10월에는 미국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컴캐스트와 함께 글로벌 e스포츠 전문 기업 ‘SK텔레콤 씨에스 티원 주식회사(SK telecom CS T1 Co., Ltd.: 이하 T1)’를 세웠다.




양사는 2월 스페인에서 개최된 ‘MWC 2019’에서 e스포츠 사업 전반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합작 회사 설립을 논의해왔다. 그렇게 추진된 T1을 각사가 보유한 네트워크, OTT, 5G, 콘텐츠 제작 역량 등을 활용해 전 세계 e스포츠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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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모빌리티 혁신 구조도 / SKT
한국 시장 철수했던 우버,
SKT 등에 업고 아시아도 장악할까

SKT는 올해도 글로벌 1위 기업들과의 협력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SKT는 글로벌 최대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조인트 벤처 ‘티맵모빌리티’ 설립을 의결했다고 전했다. 2015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던 우버가 SKT의 손을 잡고 다시 돌아온 것이다.


티맵모빌리티는 SKT가 지닌 T맵 택시 드라이버 및 지도/차량 통행 분석 기술과 우버의 플랫폼 기술, 글로벌 운영 경험을 토대로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SKT는 탈통신의 일환으로 통신사업 이외에 미디어, 모빌리티, 커머스 등의 신사업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이미 잘나가는 기업이 시장을 차지한 상황 속에서 혼자서 다른 분야를 개척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SKT의 T맵 역시 국내 2위 자리에 올라섰지만, 카카오모빌리티에 밀려 큰 힘을 쓰지는 못해왔다. 우버 역시 글로벌 기업이라는 명성과 달리, 유독 아시아 시장에서만 처참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양사의 협력은 모빌리티 시장 내 성장을 원하는 SKT와 아시아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싶은 우버의 생각이 딱 들어맞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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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글로벌 1위 아마존과
국내 이커머스 시장 사로잡는다

커머스 분야에서도 혁신을 추구하려는 건 마찬가지다. SKT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SKT의 자회사 11번가를 통해 아마존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11번가와 아마존은 향후 서비스가 준비되는 대로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11번가는 “아마존과 함께 국내 고객들에게 독보적인 구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잡았다는 소식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긴장 상태다. 2019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쇼핑 12%, 쿠팡 10%,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10%, 11번가는 6%로 4위를 차지하는 중이다.

SKT는 11번가를 ‘글로벌 유통 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면서, 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과의 추가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11번가가 아마존 해외 직구 서비스와 풀필먼트 능력으로 경쟁력을 얻게 된다면, 쿠팡과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는 중이다.

[장주영 기자 semiange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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