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옆 기존 아파트, 투자가치 있을까?

입력 2021/03/11 10:05
수정 2021/03/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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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새 아파트 전성시대입니다. 신드롬이란 말이 나올 정도죠. 왜 사람들은 신상 아파트에 열광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단지 새것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기능적, 구조적으로도 새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에 비해 뛰어납니다.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공간도 훨씬 더 넓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채로운 조경, 커뮤니티 시설도 있습니다.

마치 호텔리조트에 사는 것처럼 여유롭고 편리한 생활을 즐길 수 있죠.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는 최첨단 시스템도 갖춰져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새 아파트는 비쌉니다. 당연 기존 아파트에 비해 가격 상승률도 높고요. 하지만 요즘 분양되는 새 아파트에 당첨되기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특히 인기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은 더더욱. 무주택 기간도 길어야 하고, 부양가족수는 많을수록 유리하죠.

누구나 새 아파트에 살고 싶지만 청약가점이 높지 않은 내집마련 수요자라면 그래서 기존 아파트를 매매하는 방법으로 눈을 돌리게 마련입니다. 높은 금액의 벽에 부딪혀 다음으로 고민해 보는 곳이 바로 새 아파트와 인접해 있는 기존 아파트라는 얘기입니다.

새 아파트 옆 기존 아파트에 실거주하면서 가격 상승도 기대해 보면 좋을 텐데, 과연 투자처로서의 가치는 어떨까요? 지역 유입 인구가 늘어나고 상권이 안정화되면 기존 단지 가격도 따라 올라갈까요? 아니면 새 아파트에만 수요가 몰리고 기존 아파트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어 가격이 떨어질까요?

# 새 아파트 인근 기존 아파트 사도 될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서울에 최근 입주 4년 이내 1,000가구 이상의 신축 대단지 아파트와 인접한 기존 아파트의 가격 변동률을 비교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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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주공 아파트를 재건축 해 초대형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변모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대. 이 지역은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이중 지역 시세를 이끌고 있는 대장주 아파트는 고덕그라시움(2019년 9월 입주, 4932세대)과 고덕아르테온(2020년 2월 입주, 4066세대)입니다. 두 곳 모두 서울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과 바로 맞닿아 있습니다.

고덕지구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곳이 입주 10년차된 강일동 고덕리엔파크1~3단지입니다. 2011년 입주한 고덕리엔파크1단지는 전용면적 59~114㎡ 605세대 아파트로, 현재 고덕그라시움, 아르테온과 같은 상일동역을 이용하고 있으며, 3월 말경에는 강일역도 개통될 예정입니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고덕그라시움과 고덕리엔파크1단지의 시세 움직임을 비교해 보면, 그라시움이 입주를 시작할 당시인 2019년 9월 리엔파크 84㎡의 평균 매매가는 7억7500만원으로, 고덕그라시움 84㎡ 시세 13억2,500만원의 60%에도 못 미칩니다. 리엔파크의 현재 시세는 2억8,000만원 오른 10억5,500만원을 형성하고 있고 같은 기간 동안 그라시움 시세는 16억7,500만원이 됐습니다.

금액으로만 봤을 ‹š는 그라시움이 3억5,000만원이 올라 리엔파크(2억8,000만원) 보다 많이 올랐지만 가격 상승률로만 따지면 그라시움이 26.42%, 리엔파크는 36.13%로 리엔파크가 더 높습니다. 만약 여기에 매매시 대출이 들어갔다고 하면 대출 이자, 그리고 주택 매매 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요율의 취득세, 중개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고덕리엔파크 쪽의 수익이 더 높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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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서울의 서북권으로 가보겠습니다. 서울지하철 3호선 녹번역 앞에는 녹번1-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베라힐즈(2019년 8월 입주, 1,305세대)와 녹번1-1구역을 재개발한 힐스테이트녹번(2018년 10월 입주, 952세대) 등이 최근 입주한 대단지 새 아파트입니다.

이중 지하철 3호선을 바로 이용할 수 있고 입주 3년차된 힐스테이트녹번과 단지 바로 옆에 있는 1993년 입주한 대림을 비교해 보면, 힐스테이트녹번 84㎡는 입주 당시 9억8,000만원이던 시세가 현재 12억7,500만원으로 30.10%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대림 84㎡는 4억9,500만원에서 7억3,750만원으로 48.9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입주 28년차 소규모 단지의 상승률이 놀랍네요. 이 단지는 주변 새 아파트에 비해 노후한 단지이지만 지하철역을 걸어서 3~4분 내에 도착할 수 있고, 주변 새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크게 저렴해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수요자의 관심을 받아 최근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 새 아파트 후광효과? 신축과 인접한 기존 아파트 상승률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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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뉴타운입니다. 이 일대 역시 지역 재개발로 최근 대규모 새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지역입니다. 서울지하철 7호선 신풍역 주변으로 래미안에스티움(2017.4월 입주, 1722세대), 신길센트럴자이(2020년 2월 입주, 1008세대), 힐스테이트클래시안(2020년 10월 입주, 1476세대) 등이 있습니다.


이중 입주 4년차 래미안에스티움과 지역 내 새 아파트 사이에 낀 신길뉴타운한화꿈에그린(2008년 6월 입주, 284세대), 가마산로를 사이에 두고 새 아파트 밀집 지역과 약간 거리가 있는 삼성래미안(2001년 6월 입주, 1213세대)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같은 전용면적 84㎡의 평균 매매가를 비교해 보면, 2017년 3월부터 현재까지 래미안에스티움은 114.39% 상승, 신길뉴타운한화꿈에그린은 110.38%, 삼성래미안은 89.25%로 새 아파트의 가격 상승폭이 기존 아파트보다 더 컸네요. 두 기존 단지의 상승폭을 비교해 보면, 입주년수가 짧고 대규모 새 아파트가 들어선 곳에 가까운 단지의 가격 상승폭이 더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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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신규 아파트 구역 안에 더 오래된 아파트가 있을 경우는 어떨까요?

2003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히 새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성북구 길음뉴타운 주변 아파트 중 가장 새 아파트는 2019년 11월 입주한 래미안길음센터피스(2,352세대)입니다. 서울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이 가깝고 영훈초교, 현대백화점, 이마트 미아점 등이 가깝습니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인접한 단지 중에는 2006년 4월 입주한 강북구 미아동 미아동부센트레빌(480세대), 2010년 9월 입주한 송천센트레빌(376세대)과 2003년 3월 입주한 성북구 길음동 동부센트레빌(1,377세대)이 있습니다. 이중 길음동 동부센트레빌이 입주 연차는 가장 오래됐지만 길음뉴타운과 가깝고 단지 규모가 가장 큽니다.

최근 2년 사이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면적 59㎡의 매매 평균가격은 8억667만원에서 11억333만원으로 36.78%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미아송천센트레빌2차는 30.60%, 미아동부센트레빌은 32.52% 상승한 반면, 길음동부센트레빌은 43.93%나 올랐습니다. 세 곳 모두 새 아파트와 가까이 있지만 규모가 크고, 뉴타운에 가까운 단지가 더 가격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거리 떨어져 있어도 상대적으로 저렴했다면 더 큰 상승률 보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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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아파트가 무조건 새 아파트와 접해 있으면 가격 상승폭이 더 큰 것은 아닙니다.

북서울꿈의숲 공원 개발로 주거 여건이 좋아진 성북구 장위동 일대는 꿈의숲아이파크(2020년 12월 입주, 1,703세대),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2019년 9월 입주, 1,562세대) 등이 시세를 이끌어 나가는 대장주 아파트입니다. 이 아파트와 꿈의숲대명루첸(2008년 12월 입주, 611세대), 참누리(2006년 4월 입주, 373세대)는 같은 학군(장월초등), 편의시설(이마트트레이터스 월계점)과 교통(동부간선도로, 1, 6호선 석계역, 6호선 돌곶이역)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면적 59㎡가 입주 당시인 2019년 9월 평균 7억2,500만원에서 9억7,000만원으로 33.79% 오르는 동안 꿈의숲대명루첸은 5억9,500만원에서 7억1,500만원으로 20.17% 올랐고, 참누리는 4억6,000만원에서 6억7,500만원으로 46.74%가 올랐습니다. 참누리 아파트의 경우 입주 15년차라는 연식 대비 관리 상태가 좋고, 주변 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세가 저렴했다는 평가를 받아 상승폭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 가성비 좋은 기존 아파트 노려라

이렇듯 가격 변동률로 보면 지역 내 대장주 아파트보다 기존 아파트가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당연히 변동액으로 본다면 새 아파트의 상승폭에 미치진 못하지만 우려했던 바와 달리 기존 아파트에 수요가 줄면서 가격차가 크게 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새 아파트 가격이 워낙 높게 형성돼 있을 경우 기존 아파트가 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오히려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쉬운 말로 가성비가 좋다고 하죠. 청약 점수가 낮고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라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액대로 진입해 새 아파트의 가격 상승 및 주변 인프라를 공유하면서 동반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기존 아파트를 노려볼 만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주의할 점은 되도록이면 재건축, 재개발 등을 통해 지역 여건이 좋아질 수 있는 곳이 새 아파트의 상승의 효과를 더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아파트의 입지나 입주 시기, 해당 지역의 수요층이 어떤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요. 소규모 기존 아파트의 경우 매물이 많지 않아 원하는 금액대의 매물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겠습니다.

[출처 : KB부동산 Liiv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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