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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고통스러웠던 허리디스크, ‘통증’에서 힌트 얻어 해결한 비법

장주영 기자
입력 2021/09/13 11:41

우연찮게 눈길이 간 제품이 있었나요?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한 제품이 있으셨나요? 세상에 이유 없이 존재하는 물건은 없습니다. 펜 하나를 만들 때도 수많은 공정과 문서 작업을 거친 후에 만들어집니다.

이번 시리즈에선 저마다의 노력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세상에 내놓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 비대면 수업 등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일이 부쩍 늘었다.

오랜 기간 앉아있다 보면 자세가 무너지기도 한다. 이런 자세가 습관이 된다면 거북목은 물론이고 건강을 해치기 일쑤다. 안 좋은 습관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사람은 습관과 행동 양식에 따라 기운이 달라진다.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이 자신만의 올바른 습관을 지니고 있는 것도 그 증거가 될 수 있겠다.그렇다고 해서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안 좋은 습관이 생겼다면, 반대로 좋은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

현대인들에게 습관을 드리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바쁜 일상을 쳐내기에도 급급한데, 습관에 투자할 시간은 더욱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잠을 잘 때만이라도 들일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오늘은 이런 문제점에 집중하고, 창업에 뛰어든 사람을 만나보았다. 일상에서 생긴 안 좋은 습관을 잘 때만이라도 해소해 주고 싶었다.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며 직접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에 자체 기획을 통해 경추 베개를 선보였다.

햇수로 치면 4년이 지났지만, 회사에 소속된 사람은 한 명이다. 오늘은 자신이 느낀 불편함을 해소하고, 중요한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겁 없이 1인 창업에 뛰어든 마준표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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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표 코쿤 대표
◇ 유목민이 바라본 시장마 대표는 2000년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본인이 중소기업만을 다녔다고 소개했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일하고, 영업, 인쇄회사, 유통기획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었다.

지금까지 다녀본 직장만 8개~9개에 이르렀다. 마지막 회사에서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려다 실패했고, 이후 회사에 재취업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상황은 점점 안 좋아졌고, 이대로라면 생활에 지장이 생길 듯했다.

마준표 대표는 그동안 관심 있게 지켜보던 아이템을 바탕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왜 하필 베개였나요?“이전에 온열 매트를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에서 베개도 같이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자수정을 이용해 메모리폼 베이스를 만들었는데, 비합리적이었던 거죠. 그 당시 대표님에게 제안을 드렸어요. 비싼 가격으로 제공하는 품질치곤 떨어지니 개선이 필요했죠. 당시 베개의 타깃이 환자분을 대상으로 했던 거기 때문에 도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했어요. 메모리폼이지만 너무 딱딱했었고, 탈취제가 들어있었어요. 그런데 업체에서는 냄새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었죠. 그 계기로 공장에 살다시피 지내며 문제를 해결하려 했죠. 제품을 처음 기획해서 공장 제조를 거치고 시장에 나오기까지 일들을 모두 접해보니, 베개 만드는 일이 어렵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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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공장을 찾아가 이야기 중인 마준표 대표
그리고 경추 베개를 선택한 이유도 있었다.




본인이 고질적으로 앓고 있던 허리 디스크와 일자목 때문이었다. 시중에 있는 베개 중에선 마 대표가 안 써본 베개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본인 몸에 맞는 베개를 찾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저와 비슷한 사례로 고생하는 분들을 위해 기능성 베개를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 2016년 말 본격적으로 개발에 돌입했고, 척추, 자세 교정 전문가들의 자료를 찾아보며 연구했다. 한의사와 물리치료사에게 자문하기도 했다. 그렇게 1년이 넘는 연구 개발 끝에 2018년 2월 ‘라이핑 베개’ 개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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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라이핑 베개를 선보인 날이다 (왼쪽), 라이핑 베개의 데모 버전
◇ 창업에 적합했던 멀티플레이어마 대표는 첫 제품 이후로도 계속해서 베개 개발에 착수했다.

그렇게 6개의 특허를 출원할 수 있었다.  마 대표가 계속해서 움직인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맞춤형을 제작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맞춤형 베개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여러 베개를 다 써봐도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맞춤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었죠. 그런데 한 제품이 개인에 맞춰 생산될 수는 없습니다.

입체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이상 맞춤형 베개는 출시하기가 어렵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개인용 금형을 따로 제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장치로 조절 가능한 베개가 있긴 하지만 가격과 무게도 그만큼 많이 나가는 편입니다.

”마 대표는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개발에 있어 어려움은 없었다. 여러 번의 이직 덕에 밸류체인과 업무 과정을 몸으로 습득해서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해본 덕분에 1인 기입으로서도 문제없이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마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시간과 자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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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베개를 만들기 위해 자문을 구하고 있다.
맞춤형 베개를 고집한 이유가 있을까요?“저도 허리 디스크로 고생을 꽤 했습니다. 증상 완화를 위해선 올바른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더군요. 기존에 출시된 경추 베개는 공장에서 금형으로 만드는 방식이라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사람이 베개에 맞춰야 했어요. 즉 적응 기간이 필요해요. 짧게는 며칠, 길게는 한 달 정도 적응 기간을 가진 분들이 계세요. 이런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고밀도 메모리폼의 조합을 통해 높이 조절을 직접 할 수 있는 커스텀 베개를 만들었습니다.

기존 메모리폼이 가지고 있는 통기성을 높였고, 메모리폼 블록을 통해 형태를 바꿀 수 있게 했습니다. 기본형, 경추 형, 높은 베개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패드만 넣어서 높이만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베개 형태를 직접 바꿀 수 있던 셈이죠. “◇기능성에 초점 둔 맞춤형 베개그렇게 만들어진 ‘필로 웨이 커스텀 베개’는 소재와 기능성을 사로잡았다.

플랫한 형태인 기본형과 경추 건강을 위해 C 커브 형태를 만들어주는 경추 베개형, 역류성 식도염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머리를 높게 벨 수 있는 높은 베개형 총 세 가지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사용법 또한 간편하다. 큰 매트를 깔아두고 그 위에 메모리폼을 집어넣어 고리를 잠가주면 끝이다. 이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베개다. 복원력 또한 뛰어난 편이라, 대중성 있는 기능성 베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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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웨이 커스텀 베개 높이 설정 모습
◇ 1인 기업의 한계개발 당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첫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최근엔 제조 분야가 많이 좋아졌는데, 국내에서 메모리폼이나 소재를 활용한 제조업체는 굉장히 한정적이에요. 어느 날 금형까지 제작해뒀는데, 성분으로 인해 문제가 생긴 적이 있었습니다.

검수 과정에서 문제점이 생겼었어요. 발포가 어려워 해결하기 위해선 추가 금형비를 지불해야 했었죠. 문제점이 생길 때마다 해결하기 위해 나가는 비용도 커지기 시작했어요. 결국 6개월이 지나도 품질력 있는 제품이 나오지 않자, 제조업체 측에서 먼저선을 그었어요. 이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을 많이 소요했습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고, 새로운 공장을 찾아가, 완제품을 출시하기까지  두 달이 다시 소요됐습니다.

혼자 사업을 진행하려다 보니, 품질 관리와 제작 등 세세한 부분들 관리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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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과정을 살피고 있는 마 대표
◇개발 다음은 영업의 벽제품을 만들고 1년~2년이 지나도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좋아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더라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성과를 이루기 어려웠다. 제조 과정을 해결하니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문제였다.

“제품에 문제가 있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창업 교육을 들으면서 개선해보려 했습니다. 20살부터 50살까지 다양한 분들이 자리에 있었어요. 그곳에서 아주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대부분이 창업에 대한 마인드가 저랑은 달랐거든요. 사회를 바꾸기 위해 기획하는 분도 있었고, 아이디어를 가지고 투자받으며 운영하는 분도 있었죠. 저는 제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위해 제품을 만들었으니 비교가 될만했죠. 그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그곳에서 알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에, 사업을 재정비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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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톤 창업 스쿨에서 직접 몸을 부딪혀가며 여러 인사이트를 얻었다.
경험에서 배운 것들이 많았을 듯해요“간단하게 접근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또 사업 기틀을 잡을 수 있었던 기회가 됐었죠. 처음에는 단순하게 돈을 쓰면 다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말하는 방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느끼게 됐죠. 전 제가 느꼈던 올바른 수면의 중요성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그렇게 베개 공방의 기틀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 마 대표는 단순히 베개를 팔기 위해 사업을 이어가지 않았다. 처음엔 그랬을지 몰라도, 자신이 느낀 불편함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제품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는 부분에서는 양보하기 시작했어요. 실력이 뛰어난 분이 있다면 그분에게 해당 제품을 주고, 제가 컨설팅을 해주고 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B2B 측면으로도 하나씩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마 대표는 베개 공방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직접 소비자와 소통한다. 1 대 1로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타 업체에 가이드라인을 놔주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일하며 회사를 성장시켰다.

최소한의 개발비용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해 주기도 하자, 자문하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했다. 여러 현장을 몸소 경험하고, 부끄러움을 무릅쓴 채 배움을 이어나갔던 마 대표의 삶이 회사에 녹아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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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현재 B2B와 B2C로 연평균 베개 1만 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마진율을 높여 여유가 된다면 회사 확장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웹 디자이너를 고용할 계획입니다.

박스 회사를 다녔을 대 제품 박스를 만들다 보니 디자인이라는 가치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끼게 됐었죠. 그래서 그 부분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또한 수면과 관련된 브랜딩을 시도해보고 싶어요. 경쟁력을 얻으려면 저 자신이 브랜딩이 돼야 하고, 미디어가 될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었죠.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여러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는 거예요. 베개를 베이스로 두고 수면을책임져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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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려요.“창업 전에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단기 계획뿐 아니라, 중장기 계획을 꼭 세워보시길 바랍니다.

단기적으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쉽게 들어요. 하지만 그 사업을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철저한 계획을 세운 뒤 자신이 관심 있고 잘 아는 분야로 창업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장주영 기자 semiangel@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