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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선넘은 수준이다”며 난리난 공중화장실 오염에서 태어난 제품

장주영 기자
입력 2021/09/13 11:33

우연찮게 눈길이 간 제품이 있었나요?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한 제품이 있으셨나요? 세상에 이유 없이 존재하는 물건은 없습니다. 펜 하나를 만들 때도 수많은 공정과 문서 작업을 거친 후에 만들어집니다.

이번 시리즈에선 저마다의 노력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세상에 내놓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상가, 공중 화장실을 사용하고 변기 물을 내릴 때 다들 발로 내려본 경험이 있는가? 서울 시내 공중 화장실 5곳을 검사한 결과, 레버에서 200만 마리의 세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는 지하철 손잡이의 116배에 이르고, 화장실 문 손잡이의 29배에 이른다. 하루에도 몇십 번을 누르는 변기 레버의 세균 오염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가정 내에 설치된 화장실이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한국분석 시험 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 가정용 변기의 세균 수 값은 ‘TNTC’로 이는 ‘측정 불가할 정도로 많다’는 뜻이다. 매번 화장실 청소를 한다고 해도 변기 레버를 닦는 사람은 극히 적을 것이다.

우리 일상 속에서 인지하지 못한 불편함에 주목한 사람이 있다. 바인의 노승현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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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업과 패션 사이노 대표는 1990년부터 제조부품 영업을 시작으로 사회생활에 뛰어들었다. 평소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여러 아이템을 떠올리기도 했었다.

그러던 중에 패션에 관심을 가져, 해당 분야로 창업을 이어가기도 했다.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오던 노 대표는 실패를 기점으로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실패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는 웬만한 사람보다 3년은 앞서 있었다.

노승현 대표의 철학은 명료했다. ‘고객 입장에서 볼 것’ 이 철학을 얻기까지 걸린 시간은 7년 정도 흘렀다. 그리고 제품에 녹이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이었다.첫 창업은 패션 산업이었다고요?“스타일 컨설팅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퍼스널 쇼퍼도 하고 기업 강연 및 이미지 컨설팅을 진행했어요. 공공기관이나 회사에서도 직무 교육의 일환으로 내보내기도 하고 그랬죠. 원래 목적은 퍼스널 쇼퍼 쪽이었어요. 개인 퍼스널 컬러에 맞춰 스타일을 제시해 주고, 코디를 짜주는 회사였죠.당시 뷰티학과 교수님이 사업 고문 역할을 맡아주셨어요. 당시 제네시스를 타고 내리는 사람을 보며, 차는 정말 멋진 데, 왜 옷에는 신경을 안 쓸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죠. 옷을 큐레이팅 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었고, 사업 수완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최근 들어서야 퍼스널 컬러, MBTI 등 캐릭터에 대한 관심사가 높아졌다. 10년 전만 해도 그런 심리 테스트는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노 대표는  너무 일찍 시작한 사업은 고객 니즈를 만족시켜주지 못했고, 지속하기 어려웠다.

이후 4년을 이어가다 사업을 접고 돌아서는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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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노대표가 처음 만든 스타일 컨설팅 회사 ‘스타일 위크’는 2010년에 설립했다.



첫 사업을 통해 배운 점이 많았을 듯해요“두 가지를 제대로 생각하지 못해서 실패했습니다.

아이디어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는데, 저만 그렇게 생각했던거였어요. 타인의 생각은 고려하지 못했어요. 니즈,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거예요. 당시만 하더라도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 너무 적었어요.그리고 타이밍도 중요했어요. 너무 이르게 시작했었죠. 최근 들어서 퍼스널 컬러 같은 아이템이 많이 등장하니 다소 아쉽기도 했지만, 첫 창업에서 많은 돈을 잃어가며 배운 것들이라 다음 창업에 뛰어들 때 이 사실을 기억하면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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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서비스를 이어가던 스타일위크의 페이스북 페이지(왼쪽), 새롭게 시작한 회사에서 회의를 진행중인 노승현 대표(오른쪽)
◇ 업종 바꿔 다시 도전“원래 제조 분야에 오래 몸담았으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플라스틱 제품 사출을 하며 재기를 노렸고 3년 4년 정도 이어왔습니다. 모든 제조업자가 그렇듯 저도 저만의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아이템을 잡아가기 시작했어요.”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노 대표는 뉴스 기사를 접했고, 특유의 아이디어가 샘솟기 시작했다.

“공공화장실에서는 손으로 물을 내리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기사를 봤어요. 그래서 직접 설문조사를 시작했어요.” 100명 정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발로 물을 내리거나, 휴지로 감싸쥐고 내린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공공화장실, 및 화장실에 배치된 레버가 청결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설문을 통해 니즈를 마주한 노승현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리미’를 생각하게 됐다.

“제조업을 해오다 보니, 개발비와 진행 방안에 대해 스케치할 수 있었어요. 진행을 하기 시작할 때 아이디어를 검수 받았죠. 지인들을 불러 이 제품에 대해 얘기해 주고 피드백을 거친 후 개발에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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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미 센서 도안과 제조 당시 모습
출시하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나요?“이번 3월 처음 제품이 나오기까지, 1년 정도 걸렸습니다.




센서를 만드는 데만 6개월이 소요됐었고,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어요. 화장실마다 환경이 다른 달랐기에 조명, 색, 농도 이런 요소를 반영해야 했어요. 특정 조명 아래에선 반응하지 않을 때가 있어요. 센서 오작동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래서 여러 변수를 걷어내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중간에 센서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교수님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었죠.”설문 조사도 필수였다.

이 전의 실패를 바탕으로 표본을 늘려 고객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사전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고객중심으로 생각한 것이 내리미를 만드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제품의 특징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센서가 거리 인식을 통해서 감지해, ‘작동 준비’를 해요. 그러다 물체가 없어지면 3초 후에 물이 내려가는 방식이죠. 머무르는 시간이 짧다면 소변으로 인식해 그에 맞춰서 내려가는 방식이에요.” 뿐만 아니라, 잠시 화장실 앞에서 양치를 하거나 면도를 하는 등 짧게 머무를 때는 잠금을 걸 수도 있다.

잠금을 통해, 센서를 멈춰둘 수 있어 작동을 원할 때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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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미를 시연중인 바인 직원
또한 내리미는 물 절약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사용 시간에 맞춰 물양을 조절해서 내려주니 물탱크형, 직수형 두 가지 형태의 변기에서 각각 3회씩 사용해본 결과, 기존 방식보다 27%, 36%를 절약할 수 있었다.

설치도 매우 간단하다. 기존에는 전문 업체를 불러 설치를 해야 하는 반면, ‘내리미’는 센서를 부착하기만 하면 된다.

“기존 DIY 제품을 사면요 간단할 듯하지만 복잡해요. 저희 제품은 어린아이가 설치할 수 있을 만큼 간편함을 내세우고 있어요.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복잡하면 사용하기가 어려워요.  제가 고객이었을 때 불합리하고 불편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고 싶었죠. 어린아이가 직접 설치하는 영상이 저희 홈페이지에도 있을 정도로 간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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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미 설치 영상, 아이가 직접 설치하는 모습을 통해 간편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 화장실 2차 감염 예방에 도움코로나19 바이러스로 공용 물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지금, 내리미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감염에 취약한 노약자나 환자들에겐 더더욱 그렇다.

통상적으로 병원 6인실은 한 개의 화장실을 공용으로사용하는데, 물을 내릴 때마다 휴지로 감싸서 작동시키거나, 발로 내리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노승현 대표는 이점에 주목해 비접촉 물 내림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고,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이런 번거로움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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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용 화장실과 중학교 화장실에 설치된 내리미
소비자 반응은 어땠나요?“저희 홈페이지에 보면 후기가 나와있습니다. 돈 주고 만든 후기가 아니에요. 이번에 와디즈 들어가는 것도, 기존 후기에서 착안해 개선한 제품이에요. 최대한 고객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추가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만약 불만이 있는 후기가 있다 하면, 즉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니즈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사용해서 불만족이 나온 경우도 없었습니다. 사용하다가 갑자기 없어지면 불편해요. 왜냐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는 게 몸에 익었는데 다음부터는 번거롭게 느껴지는 거죠.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사용해보니 너무 편해 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됐죠. 내리미도 사용해보면 그 편리함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내리미의 판매량은 월 온라인에서 1,000대가량 판매되고 있으며 오프라인 거래처 포함시 월 1,400~1,500대가량씩 판매되고 있다. 욕실 가전제품이라는 전례 없던 욕실용품의 카테고리로 익숙한 사람이 없지만, 더 많은 사람이 욕실에서 당연하게만 여기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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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요?처음에 무선을 시도했지만 단가가 너무 높아져서 개선이 필요했어요. 다른 형태로 시도해가며 새롭게 무선 버전을 출시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타 회사와 협업해 온열시트에 자동 물 내림을 결합한 제품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건설사와 협력해 화장실에 자동 물 내림 시스템을 추가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또한, 9월부터 와디즈 펀딩에 들어가는데, 펀딩을 기점으로 여러 온라인 쇼핑몰에 확산시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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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현 바인 대표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청년 지원 정책에 대해 많이 공부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 때만 하더라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돈이 없으니 시도하지 못했고, 시도하더라도 위험부담이 컸습니다.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방식이 정말 다양합니다. 심지어는 아이디어를 무료로 영치해 주는 곳이 있을 정도예요. 이런 좋은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지만 알려져 있지 않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사업 지원에 대해 잘 안다면 시작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장주영 기자 semiangel@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