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뷰

요즘 없어서 못판다, 고기 일부러 썩게 놔뒀더니 생기는 반전 상황

장주영 기자
입력 2021/09/29 10:37

우연찮게 눈길이 간 제품이 있었나요?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한 제품이 있으셨나요? 세상에 이유 없이 존재하는 물건은 없습니다. 펜 하나를 만들 때도 수많은 공정과 문서 작업을 거친 후에 만들어집니다.

이번 시리즈에선 저마다의 노력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세상에 내놓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사업을 꿈꾸며 자라왔다.

어떤 계기가 있었다기보단, 늘 가슴 한편에 꿈으로 품고 있었다. 어린 나이부터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내공을 쌓았고,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선 안 팔아본 물건이 없을 정도였다.사업을 위해 여러 가지 아이템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여러 요소를 고려한 끝에, 고기를 선택했다. 그러나 무턱대고 시장에 내놓기엔 어려움이 있을 듯해 차별점을 주기로 했다.


 오랜 기간 동안 숙성 공법을 연구해왔고, 아직까지도 개선을 거치고 있다.

소금을 활용한 솔트 에이징부터 과일, 쌈장 등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발전을 끊이지 않고 있다. 여러 재료를 통해 사람들의 입맛을 책임지고 있는 에스엔티솔루션의 우건 대표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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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건 SNT 솔루션 대표

◇ 어릴 적부터 가진 꿈어렸을 적부터 아버지를 보며, 사업가의 꿈을 키웠다.

 그런 우건 대표는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우 사장’으로 불릴 정도로 사업에 대한 관심을 어릴때부터 내비췄다. 아버지의 MBA 생활로 초등학생일 때부터 해외에서 지냈고, 이후 대학을 다니며 타지 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패키징으로 알아주는 국내 기업에 취직하며 해외 사업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우 대표는 맡은 분야에서 일을 쳐내는 성과도 뛰어났다. 이후 미국의 큰 공장과 거래처를 트고, 국내에서도 대기업과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우 대표는 사원으로 일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엔 계속해서 사업의 꿈을 키워왔다.

 언젠가는 자신의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해외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시간도 오래 소요되고, 속도도 늦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 보니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신경 쓰였다.

 유우 대표는 국내를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간다면, 비교적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고, 행동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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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대표의 초등학생 하키부 활동 시절 (왼쪽), 우건 대표의 아버지 (오른쪽)
어떻게 사업을 시작했나요?“사업은 어릴 적부터 막연하게 꿈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떤 아이템으로 사업을 이어갈까 고민하던 중, 2017 년도쯤 카카오스토리라는 유통 경로를 알게 됐습니다. 끝물이긴 했지만 사업을 구상하던 중에 이 경로를 활용한다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듯해서 시작했습니다.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땐 불법적인 물건 빼고 모두 팔았어요. 건강기능식품부터 소형 가전, 침구류, 식품 등 분야를 가리지 않았어요. 식품 쪽에선 친인척 중에 수산물 분야에 종사하는 분이 계셔서, 수산물을 집중적으로 유통했어요. 대게, 갈치, 고등어, 삼치 이런 것들을 취급했죠.”우 대표는 친인척 덕분이 다양한 식품군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외에도 여러 품목들을 취급하면서 1,000여 가지 이상의 상품들을 직접 접해보고 유통했다. 자연스레 어떤 상품이 시장에서 통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템을 잡을 수 있었다.

우 대표가 선택한 것은 고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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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건 대표는 방 한편에서 컴퓨터로 사업을 준비했다.

고기를 사업 아이템으로 잡은 이유가 있을까요?“건강기능식품이나 뷰티 제품은 구매 전환까지 이뤄지려면 인지도와 브랜딩이 필요해요. 사는 것만 산다는 거죠. 어떤 제조사에서 만들었는지와 모델이 누구인지를 따지는 거예요. 처음부터 그런 쪽 사업을 시작하려면 투자 비용과 시간이 오래 들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식품으로 정했어요. 선택한 이유는 제가 좋아하기도 하지만, 식품으로 승부를 본다면 실패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가 브랜드 이미지나 인지도가 없는 편이에요. 그런데 식품은 기본적으로 브랜드와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판매가 되기 때문이에요.”수산물로 판매를 이어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수산물은 변수가 많았다.

 당일 조업 아니면 3일 안에 조업된 상품을 취급해야 했다. 그런데 날씨, 천재지변에 따라서 리스크가 생기기도 했다.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했고, 누구든지 좋아할 만한 게 무엇이냐 검토해가다 결국 고기를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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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답변 중인 우건 대표
◇ 레드오션에 뛰어들다현재 국내 온라인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다.

 하루에 몇 만개의 스마트 스토어가 새로 나타나고 또 사라진다. 단순 고기 신선육을 판매한다고 하면 별다른 성장을 이룰 순 없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차별화였다. “칼만 안 들었지 매일이 전쟁입니다.

 오픈마켓의 경쟁으로 인해 엄청 박한 마진율로 판매되고 있어요. 저희가 어느 정도 성장하기 위해선 소를 직접 도축하는 게 아닌 이상, 쉽지 않겠다 판단했어요.”우 대표는 다른 방식으로 차별화를 만들어야 했다.

 어린 시절 미국에서 살 때 다양한 방법으로 고기를 숙성시켜 먹던 게 생각났다. 우 대표는 그 방식을 활용해 사람들이 번거롭지 않게 먹을 수 있다면 나름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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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본스테이크를 활용한 드라이에이징 테스트 과정 (왼쪽), 부위별 숙성 테스트 모습
솔트 에이징이 정확히 무엇인가요?“많은 분들이 고기를 굽기 전에 소금과 후추를 뿌려요. 약간의 염지도 있지만, 부드럽게 연육 작용을 해야 하는 효과도 동반돼요. 삼투압 작용이라고 해서 소금이 육즙을 빨아들이고 고기에 스며들면서 육즙을 붙잡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더 부드럽고 풍미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거죠. 거기다 잡내를 잡아주는 방식이에요. 솔트 에이징을 통해 더 풍미 있게 고기를 드실 수 있다고 보면 될 듯해요.”솔트 에이징은 시간별로 다른 온도에서 48시간부터 최대 72시간 동안 소금에 숙성시키는 기술이다.




단백질 분해 활동을 극대화해 고기 맛과 신선도를 잡을 수 있는 숙성 공법이다. 이를 활용하면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소분 포장을 활용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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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 테스트 (왼쪽), 숙성 준비 중인 고기(오른쪽)
“에이징 자체가 복잡한 과학이었습니다. 이렇게까지 깊이 있는 분야인 줄은 몰랐습니다.

 숙성 온도, 시간, 습도, 고기 종류와 부위 두께 등에 따라서 모두 달라져요. 돼지고기냐 소고기냐에 따라서 또 달라지고 고기 마블링도 신경 써야 해요.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보니 이 과정을 거치다 보면 몇 천 가지의 조건들을 테스트해야 됐어요. 제가 과장 좀 보태서 지금까지 소를 100마리 정도 잡아먹었어요. 저희가 일주일에 3일~4일 테스트를 진행해요. 시식을 진행함과 동시에 새로운 공법으로 계속해서 숙성을 진행해요. 이렇게 계속 고기만 먹다 보니 살이 더 찔 것 같아서 전문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에요.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거쳤기에 저희만의 레시피를 만들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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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T 솔루션의 구성원들 한가운데 밝은 상의를 입은 사람이 우건 대표. 수많은 샘플 테스트 때문에 체중이 급격히 불어났다고 전했다.

고객 반응은 어땠나요?“작년 기준으로 솔트 에이징 고기 매출만 말씀드리면 25억 정도 달성했습니다.

 팩 수로 따지면 40만 팩이 될 듯하네요. 올해 상반기에는 그 매출을 벌써 달성했고, 아마 하반기까지 합치게 된다면 두 배 정도 매출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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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제품엔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이 줄을 이었다.

식품을 다루는 만큼 변수도 많을 듯합니다.“냉장육을 사용하다 보니까 미국에서 도축 후 3개월 이내에 유통을 끝내야 해요. 고기를 한국에 들여오면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에 유통 기간이 주어져요. 그 사이에 냉장으로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고기를 쌓아둘 순 없어요. 매번 수량을 예측해서 나가야 하는데, 처음엔 재고를 유지하는게 힘들었어요. 만들어서 다음 날 바로 발송해드리는 게 제일 좋은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이젠 어느 정도 요령이 생겨, 3일~4일 안에는 판매가 될 수 있게끔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업 외적으로는 소고기가 기름값처럼 가격이 수시로 변해요. 다른 공산품과는 다르게 원산지에서 공급 가격을 올리면 어쩔 방법이 없어요. 코로나 이후 미국 내수 시장이 살면서 가격이 50% 이상이 올랐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판매가를 안 올릴 수는 없는 거죠. 가격을 올리게 된다면 고객들의 구매 전환이 떨어져요. 한우 가격이 부담스러워 미국 소고기를 즐기고 싶은 분들을 타깃으로 했는데, 가격이 올라버리면 이 메리트가 희석되는 거예요. 이 니즈를 충족시켜주면서 가격을 유지하긴 어려움이 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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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우건 대표
앞으로 목표와 계획이 있다면?“이 사업을 키워서 여러 가지 숙성 고기를 만들고 싶어요. 기존에 있는 드라이에이징, 워터 에이징 등 다양한 방법이 있어요. 드라이에이징 같은 경우에는 고기를 말려 가장자리 부분을 쳐내서 판매하다 보니 버려지는 부분이 많아요. 자연스레 가격은 높아지는 거죠. 많은 손님들이 즐기기엔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만들어져요. 쉽게 말해 대중성이 떨어져요.전 숙성 고기라고 해서 다 비쌀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많은 분들이 숙성 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공법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해요. 그렇게 해서 많은 분들에게 소개 드리고, 프랜차이즈로 확장해가고 싶어요.”우 대표는 지금도 색다른 방식의 에이징을 연구하고 있다.

 기존에 키위나 파인애플을 소스에 첨가해 연육 작용을 한다는 건 익숙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생고기에 과일 에이징을 적용할 수 있게끔 하는 방법과 쌈장 에이징 등 다양한 공법을 연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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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건 SNT 솔루션 대표
창업을 해보니 어땠나요?“본인과 사업의 성향이 어느 정도 맞아야 하더라고요. 저는 유통 쪽에 기반해서 말씀드리지만, 절박함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 장점 중 하나가 어느 하나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성향이 있어요. 처음 6개월 동안 사업을 준비하며, 매일 아침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주말도 없이 일했습니다.

 솔직히 그 과정을 다시 하라면 못할 거 같아요.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지치지 않고 물고 늘어질 수 있다면 해당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장주영 기자 semiangel@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