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만 30억..남들 가고싶어하던 대기업 그만둔게 ‘효자’였네요

장주영 기자
입력 2021/10/12 17:26

우연찮게 눈길이 간 제품이 있었나요?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한 제품이 있으셨나요? 세상에 이유 없이 존재하는 물건은 없습니다. 펜 하나를 만들 때도 수많은 공정과 문서 작업을 거친 후에 만들어집니다.

이번 시리즈에선 저마다의 노력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세상에 내놓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졸업하자마자 현대그린푸드 입사대기업에서 중소기업, 개인사업자로 단계별 이직피부관리 패치로 출시 1년 만에 매출 30억 원 달성

이른바 대기업을 나왔다.

부러움을 살만한 곳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겠지만, 노선을 변경해 창업 전선에 합류했다. 대학 졸업 후 여러 기업을 거치며 사회 경험을 쌓았고, 1인 창업에 도전해 운영 중이다. 자외선 차단 기업 뉴트리 어드바이저의 이지혜 대표 이야기다.




매번 새로움을 추구했던 이 대표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사기업에서 다시 공기업으로 옮기며 일을 했다. 여러 차례 이직을 했지만, 색다른 경험이 자산으로 작용했다. 창업을 시작한 지 어언 1년, 이른 시간이지만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며 성장 궤도에 오르는 중이다.

이지혜 대표는 어릴 적부터 직접 느낀 불편함에서 기회를 찾아 한 기업의 CEO로 자리 잡았다.  피부가 약해 항상 자외선을 신경쓰며 살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며 끊임없이 사업에 대한 조언을 갈구했다.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 방향성을 세울 수 있었다. 오늘은 필요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뉴트리 어드바이저의 이지혜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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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에서 시작한 커리어

대학 졸업과 동시에 현대 백화점 그룹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대기업 위생 안전팀에서 음식에 관련된 위생 절차를 점검하고 컨설팅해 주는 일을 했다.

재직하며 여러 프로세스를 배울 수 있었지만, 하고 싶은 일을 못한다는 생각에 입사한지 2년 만에 중소기업으로 이직을 결정했다.

“모든 직장에 2년 이상은 다녔지만, 중소기업으로 이제 저와 함께 일해보고 싶다고 하신 분이 계셔서 이직을 결정했어요. 40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의 위생 부서를 만들어 업주를 대상으로 교육과 점검을 진행하는 식이였어요. 그리고 몇 년 더 일하고 개인 사업자로 같이 일하다가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협회에 소속돼 강사로 있었죠.” 식약처와 농림부에서 지정한 협회에서 강의를 요청해, 식품 위생 안전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공기업에 몸담으며 여러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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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뛰어든 계기가있을까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았어요. 여러 직장을 다니기도 했고, 학창 시절엔 혼자서 해외로 나가기도 했었죠. 매번 직장에서 다른 사람의 일을 하다 보니 쉽지가 않더라고요. 특히 공기업에서 일을 할 때 저는 10을 하고 싶다면 직장에선 1만 하길 바랐죠. 그때부터 항상 다음 단계를 준비하긴 했지만, 창업을 나서서 해야겠다고 목표로 잡진 않았어요.

제가 가진 전문분야를 활용해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썼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그러면 제가 느꼈던 불편함 또한 다른 사람도 느끼지 않을까란 생각을 가질 수 있었고, 고민 끝에 어린 시절 느꼈던 불편함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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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불편함이었나요?

“어렸을 적부터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자외선이 피부에 많은 손상을 준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며 자랐어요. 중학생 때부터 기미나 주근깨가 많이 생겨 꾸준히 신경 써서 관리해야 했고 매번 양산이나 모자를 챙겨 다녀야 할 정도였어요.”

어릴 적부터 이런 불편함을 느낀 이 대표는 사회생활을 하던 중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을 만나며 피. “정말 민감한 사람들은 오랜 시간 야외에서 활동하기라도 하면 피부가 손상되고 심하면 붓기까지 해요. 저도 피부가 약해 그런 증상을 막기 위해 안 써본 선크림이 없었어요. 특히 야외생활을 오래 할수록 제약이 커졌기 때문에, 이런 분들을 위해 자외선 차단 기업을 만들 것이라 결심하게 됐어요.”

그래서 집중한 것이 골프 패치였나요?

“제가 운동을 좋아하는데, 축구, 농구는 제가 참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었던 스포츠가 골프였죠.  피부가 약해 오랫동안 라운딩을 돌기엔 어려웠어요. 얼굴을 가리자니 불편함이 많았고, 가리지 않자니 트러블이 생겼으니까요. 저는 100% 자외선 차단과 함께 피부에도 자극을 주지 않는 제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시장 조사를 해보니 자외선 차단만을 위한 제품은 없었고, 필요한 물건은 직접 만들어서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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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얼굴에 붙여야 하는 제품인데, 자극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상반된 얘기에요. 붙는다는 전 접착력이 있다는 얘기고, 접착력은 자극을 줄 수 있거든요. 그 중간 부분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제품 개발을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어요.할 수 있는 건 조사였어요. 제품 개발을 위해 시중에 있는 테이핑 제품을 모두 사서 제조한 업체를 찾아갔고, 만나서 궁금한 걸 여쭤보기도 했죠. 어찌 됐건 계속해서 문을 두드려야 했어요. 그렇게 보낸 메일과 통화만 해도 수백 건이 넘어요.어찌 됐건 나이와 성별은 무시할 수 없었다.

“사회에 나오면 성공하신 분들은 저보다 대부분이 나이가 많았어요. 제품을 만들고 싶어 찾아갔을 때만 해도 진지하게 만나주기는 커녕 관심도 없으셨어요. 그래서 여성 기업이라든지 중소 벤처기업 진흥 공단에 끊임없이 도움을 요청하며 사업적 기틀을 잡아나갈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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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 오픈하고 11월 8일부터 매출이 터지기 시작했어요. 첫 상품을 선보인 지 1년도 채 안 돼서 상반기 매출이 30억을 넘었습니다.

이제 수출을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해외에서도 반응이 괜찮고, 각국으로 진출을 하게 된다면 더 많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업적으로도 정말 좋은 성과를 많이 거뒀지만,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면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제가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부분에서 감회가 새로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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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분야 개척하기까지

이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골프 패치라는 용어는 없었다.




출시 후, 여러 후발주자가 나타났고 경쟁력을 위해 가격을 낮추는 선택을 하진 않았다.


매출이 조금 줄더라도 기업의 이미지와 방향을 잡아가기 위해 퀄리티를 포기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제품이 나오기까지 영양과 관련해 공부하고 글을 썼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피부에 도움을 주기 위해 특화 성분을 직접 지정해 제품에 담았고, 라벤더 향까지 첨가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기능성 또한 챙길 수 있었다.

골프 패치는 출시하자마자 많은 관심을 받았고,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SNS에 모습을 비추며 입소문을 탈 수 있었다.

또한 여러 인플루언서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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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해보니 어땠나요?

“어찌 됐건 나이와 성별은 무시할 수 없었어요. 사회에 나오면 성공하신 분들은 저보다 대부분이 경험과 나이가 많은 분들이에요. 제품을 만들고 싶어 찾아갔을 때만 해도 진지하게 만나주거나 듣기는커녕 관심도 없으셨어요. 그래서 여성 기업이라든지 중소 벤처기업 진흥공단에 끊임없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어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인가요?

“세계로 진출해서 국내를 대표하는 자외선 차단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단순히 소비자 반응에서 만족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그만큼의 자신 있는 제품으로 나와 해외에서도 만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제 마지막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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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뛰어드는 이들에게 조언을 줄 수 있다면요?

“긴 시간 동안 사업을 하진 않았지만,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돈을 원하면 돈을 쫓아가는 거고, 내가 여행을 원하면 여행을 가던지, 안정적인 삶을 원하면 그런 삶을 추구해야 해요. 사실 저는 돈이나 안정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목적이 뚜렷했기에 버틸 수 있었어요.

최근에는 많이 자면 4시간 정도 자는 편이에요.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마음이 힘들진 않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대기업에서 돈을 많이 벌어 행복한 사람이 있지만, 중소기업에서 변화를 이끌어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이유가 다 있었겠죠.

가고 싶은 길이 명확하지 않은 채로 준비를 한다면 과정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러기 위해선 이미 성공한 분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고. 저는 앞으로도 큰 회사를 이끌고 계신 분들과 만나면서 얘기를 듣고, 배워나가고 싶어요.”

장주영 기자 semiangel@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