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수입제품에 안타까움 느끼고 직접 만들었다가 대박났어요

장주영 기자
입력 2021/10/05 10:24

우연찮게 눈길이 간 제품이 있었나요?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한 제품이 있으셨나요? 세상에 이유 없이 존재하는 물건은 없습니다. 펜 하나를 만들 때도 수많은 공정과 문서 작업을 거친 후에 만들어집니다.

이번 시리즈에선 저마다의 노력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세상에 내놓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예전만 하더라도 국내 모든 제품을 수입 80%, 국내 제품 20% 비율로 유통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입이 20% 국내 제품 80% 수준이 됐죠.”

최근 K-뷰티가 각광받는 시대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화장품 시장은 그렇게까지 위상이 높지 않았다.

 각종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확대 등으로 화장품 산업이 동시에 발달했다.


 대부분의 뷰티케어숍에서는 수입품 제품을 취급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오늘 만나볼 주인공은 이렇게 외국 제품이 판치는 시장에서 국내 제품이 들어올 수 있는 신호탄을 쐈다.

 국내 제품이 성장도 하기 전에 직접 개발에 뛰어들어 처음 풋 케어 제품을 선보였고,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어떻게 보면 국내 화장품 시장의 포문을 연 셈이다.

 보스네일의 이미경 대표 이야기다.

이미경 대표는 직장 생활을 7년 가까이 이어오다 어느 날 돌연 사표를 냈다. 그동안 정신없이 달려왔고, 많은 스트레스로 인해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캐나다에 있는 언니 집에서 지내며 새 출발을 꿈꿨다. 그곳에서 에스테틱 분야로 공부를 시작하며, 밴쿠버에 있는 토털 케어숍에서 1년간 일하며 새로운 문화를 접했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숍을 돌아다니며, 해외에서 느낀 문화를 들여오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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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늦지 않은 시작
에스테틱 분야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직장을 그만두고 도피성으로 언니가 있는 집으로 갔습니다.

 앞으로 뭘 하면서 살야 할까 고민을 하다 미용과 뷰티 쪽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기술을 처음분 터 배우긴 젊은 나이가 아니라 생각했고, 그 당시 어린 마음에 네일은 사업전선에 들어가기 쉽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알아보니 그곳에서 1년 단위로 진행할 수 있는 에스테틱 유학 코스가 있어 해당 분야에 발을 들일 수 있었습니다.”

이후 과정을 수료하고, 밴쿠버에 있는 토털 케어숍을 1년간 다니며 실무를 배워갔다.

 그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2005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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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위해 국내로 돌아왔나요?

“해외에서 5년 넘게 살다 보니, 괜찮은 아이템들이 보였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토털 숍입니다.

 한 업장에서 피부미용, 네일, 뷰티와 관련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곳에서 커뮤니티를 이뤄 사람들이 쉬는 장소로 자리 잡은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런 문화를 국내에도 자리 잡게 하고 싶었죠.”

이미경 대표는 캐나다에 있는 살롱 문화를 국내에 들여오고 싶었다. 토털 케어를 실현하고 싶었지만, 국내 상황부터 알아야 했다.

“국내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미용실, 네일숍, 스킨케어숍 이렇게 나눠져있었죠. 비용이 너무 비싸 전체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움이 컸어요.” 또한 국내에 있는 문화도 적응하긴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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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차이로 인해 어려움도 있었다고요?

“국내 케어숍을 돌아다니며, 한 숍에서 월에 30만 원을 받으며 일을 배운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때 37살이었습니다. 2000년도 초만 하더라도,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 기회를 잡기 어려웠지만 운이 좋았습니다. 좋은 기회인 건 사실이었지만, 네일리스트들에게 각박하게 대하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한 업계의 종사자고, 이용자들의 손을 케어해주는 사람인데 아랫사람 취급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화가 제 자신을 낮아지게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 네일숍 인턴에서 CEO까지

이 대표는 마음 굳게 먹고 처음부터 배워갔지만, 네일 업계에 발붙이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네일숍 대부분이 수입품을 취급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짧은 기간일지라도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쉽사리 버릴 수 없었다. 이 대표는 뷰티 케어 쪽 유통업으로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으로 뛰어들었다.

2009년 3월 네일 재료를 취급하는 회사를 설립해 직접 시장에 뛰어들었다. 많은 현장에서 직접 일한 경험과,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사업의 기틀을 잡아갈 수 있었다. 네일숍에서 주로 사용하는 유명 브랜드인 OPI, 네일 폴리시, 영양제, 오일 등을 수입 유통해 전국 지사망을 구축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젤 네일 폴리시를 취급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여성 생활용품에도 손을 뻗어갔고, 직접 생산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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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개발에 착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시장조사를 위해 네일숍을 돌아다녔습니다.

 어느 날 보니까 발톱이 하얗게 뜨는 것을 확인했어요. 무좀이 생겼던 거죠. 페디큐어를 받으려면 물을 바가지에 받아서 발을 담가야 했는데, 그 물을 통해 감염이 됐다고 생각했어요. 위생과 직결되는 문제였기에 풋 케어 제품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직접 여러 가지 제품을 사용해보며, 비교를 해봤는데 효과를 보기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느낀 불편함을 직접 해소하기 위해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풋 케어를 물품은 대부분이 해외 수입품이었다.

 이후 수출입협회에서 의약품으로 분류하기 시작해 국내에 유통하는데도 어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해외 유통에 어려움이 생겼고, 때마침 전시회를 통해 국내산 제품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쓰는 사람은 계속 찾게 되는 제품인데, 국내산이 없다는 게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어려움은 없었나요?

“제가 사용한다는 생각으로 개발을 이어왔습니다. 제조 단가가 높게 잡혀도 좋은 재료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원가를 싸게 해서 마진을 많이 가져가려고 하면 어쨌든 저가 시장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재료에 많은 신경을 기울였죠.

그런데 개발 과정에서 식약처 권고로 성분을 조정해야 했습니다.

 그 부분에서 애를 먹었습니다. 결국 사람이 써야 할 제품이기에 마진을 조금 낮추더라도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었죠. 많은 노력 끝에 리뉴얼을 거쳐 새롭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정향 오일을 원료로 만들어진 ‘요피클리어’가 탄생했다. 정향 오일은 동남아 원산의 정향나무에서 추출한 오일로 치통 치료 목적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됐다.

 특유의 향기로 인해 실내에서 1 방울로도 강한 향이 퍼진다. 이로 인해 손발톱에 있는 유해균을 간단히 사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시험성적서도 인증받았다.

 황색 포도상 구균, 대장균, 녹농균, 곰팡이균 감소 테스트를 통과했다. 그동안손발톱, 펑거스 무좀균으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바르는 제품이 등장한 것이다.

 하루에 2~3번씩 발라주면 손톱 건강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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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소문으로 성장세 이뤄내

처음엔 거부감이 많았다. 해외 제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있던 제품들이 외국 브랜드 밖에 없다 보니, 국내산 제품에 대한 인지는 당연하게도 없던 시절이었다. 온라인 광고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직접 오프라인으로 영업을 뛰며 제품을 권했다.

 뷰티숍마다 찾아가서 직접 제품을 쥐여주며 알렸다.

“각 지사별로 제품을 제공했습니다. 그러자 전국적으로 조금씩 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 브랜드에 비해 가격도 경쟁력이 있었고, 효과 또한 뒤지지 않았죠. 그렇게 입소문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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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매출이 궁금합니다.

“매달 평균적으로 매출이 천 단위로 나오고 있습니다. 수량으로 치면 한 달에 3,000개에서 4,000개 정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소비자가로 파는 게 아니라 도매로 나가는 물량이 90% 정도입니다.”

소비자 반응은 어땠나요?

“재래시장 근처에 창고를 얻은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 포스터를 붙여뒀었는데, 포스터를 보고 한 아주머니가 찾아오셔서 제품에 대해 여쭤보시더라고요. 아주머니가 항상 두꺼운 신발을 신고 일을 하셨는데, 발톱 색이 많이 변한 상태셨어요. 그래서 이분에게 제품을 드렸는데, 한 2주 뒤에 다시 찾아오시더니 제품을 또 찾으셨어요. 효과가 너무 좋다고 말씀을 전해주시더라고요. 이후로도 계속 꾸준히 찾아주시고 있어요.

그동안 타사 제품은 100만 개, 400만 개가 팔리기도 해서 비교도 많이 되고 했습니다.

 그래서 신경이 쓰이기도 했는데, 직접 찾아주시고 효과가 좋다고 말해주실 땐 정말 힘이 많이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수량을 떠나서 제품 자체로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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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계획이나 목표가 있을까요?

“그동안 오프라인 영업에 집중했어요. 이젠 온라인 시장 쪽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입니다.

 사실 이 풋 케어 제품 이전에 여성 청결제를 만들어 론칭한 적이 있는데요. 오프라인 영업만 고집하다 보니, 영업직이 대부분 남성이었다는 점과 코로나로 인해 영업사원들도 네일 숍에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이 찾아오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온라인 마케팅 및 영업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품 또한 자체 개발을 통해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 브랜드화 시키는게 목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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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사업을 이어오셨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제 분야에 한정해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품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실무를 경험하고 잘 알아야지만 판매까지 이어져요. 자본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이어갈 수도 있긴 하지만, 정말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려면 제품에 대한 이해가 필수에요. 또한 타깃에 대한 인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본기에 충실하게 영업을 이어간다면 좋은 결과가 오지 않을까요?”

장주영 기자 semiangel@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