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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살았다” 사비 털어 직원 월급 주던 회사는 지금..

장주영 기자
입력 2021/12/03 17:31
수정 2021/12/03 17:42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고성장을 꿈꾸는 기업을 ‘스타트업’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이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들며 한국 경제에도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향후 10년은 한국 스타트업이 시장을 주도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들의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알고 싶던 모든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현직자의 입으로 생생하게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금융기관은 고객을 모르고 고객은 금융기관에 대해 모른다. 대출 과정에서도 신뢰할 수 없어, 여러 가지 문서를 요한다.

또한, 대출을 이용하는 와중에 자신에게 최적화된 대출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야만 했다. 이처럼 복잡한 과정을 스마트폰 터치 몇번이면 5분만에 대출까지 승인하게 만든 서비스가 있다.

바로 핀다다.




‘세상에 없던 대출 플랫폼’을 지향하며 나아간 핀다는 제1금융권을 포함한 48개의 금융기관들의 대출 조건을 확인하고 몇 분 만에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같은 서비스를 바탕으로 핀다는 지난 1월 115억 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00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직장인 신용대출로 시작해 가맹점 대출까지 저변을 넓혀가는 중이다. 꾸준한 사후 관리로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36만 명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핀다도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대출을 중개하겠다는 퍼스트 무버 서비스로 시장에 나타났고, 금융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헤쳐나가겠다는 일념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번 시간에는 핀다를 통해 ‘세상에 없던 대출 중개 서비스’와 ‘현금 흐름을 디자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도약하고 싶다는 핀다의 이혜민, 박홍민 공동대표를 강남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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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드바이저와 참가자로 만나 창업까지

박홍민 공동대표(이하 박)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미래에셋 자산운용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으로 스타트업의 일원으로도 여러 차례 도전했다.

“그 당시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던 친구들과 같이 시도했다가 몇 번의 쓰라린 경험을 했습니다. 핀다 직전에는 대용량 파일 공유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에서 CMO(최고마케팅책임자)를 맡으며 500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들어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공동창업자 혜민님을 만나 안면을 틀 수 있었고, 시간이 조금 흘러 같이 일하게 됐습니다.”

이혜민 공동대표(이하 이)의 첫 사회생활은 STX의 전략기획실이었다. 4년간 회사 생활을 이어가며, 10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

“그 당시 10년, 20년 뒤를 생각하고 미래를 그려봤더니, 저희 그룹사 내에 여자 부장급 직원은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제가 맡은 프로젝트가 성공하더라도 특유의 보수적인 그룹사의 특성을 이겨내진 못할 것 같았습니다.

배울 점도 많았지만 틀에서 벗어나 나만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이대표는 화장품부터, 유아용품, 유기농 식재료 관련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산업군을 가리지 않고 도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 모든 서비스의 바탕에는 ‘이용자의 불편함’에서 출발했다.

당시 공동 창업을 제안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박 : “사실 저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을 때 같은 회사에서 일하던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근무중인 사무실에 혜민님께서 어드바이저로 오셨던 적이 있어요. 우연한 기회로 서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생각이 잘 통했어요. 일을 함께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기대했던 부분이 딱 들어맞는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죠. 저 같은 경우에는 생각만 하고 행동력은 부족한 편인데, 혜민님께서는 추진력이 강한 편이라 저에게 필요한 능력을 모두 갖추고 계셨죠.”

이 : “홍민님께서 워낙 수재이시고, 전공부터 시작해 백그라운드 전반에 있어, 금융에 꼭 필요한 지식과 배경을 갖고 계셨어요. 이야기는 잘 통하는데 현상에 대한 시선은 달라서 다양한 논의가 가능해요. 그래서 선택지를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방면으로 풀어갈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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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산업 중에서 ‘대출’에 집중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 “이전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핀테크 분야에서 아이템을 논의 중이었는데요. 그 당시 저희 둘 다 대출을 가지고 있던 터라, 한 번은 홍민님에게 ‘대출 조건이 어땠냐’고 물어봤는데, 각자 얼마나 받고 있는지도 정확히 모르는 거예요. ‘서울대 경제학과 나와도 소용없다’라는 말을 농담으로 할 정도로 비대칭성이 심한 걸 느꼈어요.

지금 대출을 찾으려면 어떤 방법으로, 얼마의 금액으로 받고 있는지도 잘 모르거니와, 제일 좋은 조건을 찾는 것은 더 어려웠던 게 확 와닿더라고요. 그리고 그 당시엔 창업을 구상하던 시기라 상담받으려고 해도 결국 소득이 있는 사람이 받아야 한다며 조건조차 알려주지 않았죠.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겪고, 공감하고 있는 문제라 생각했어요. 제 정보인데 왜 처음 접하는 것처럼 낯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금융기관과 이용자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해 주고 싶었어요. 시장 또한 굉장히 컸고, 해외에서는 우리와 같은 방식은 아니더라도 대출에 대한 문제를 잘 풀고 있었죠. 그래서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라 하더라도 도전해 볼 만한 의미가 있는 문제라고 여겨 시작했습니다.






좋은 아이템이 있다 하더라도, 금융 기관을 설득하기에도 어려움이 많았을 듯합니다.

박 : “초반에는 미팅을 잡는 것 자체도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큰 금융 지주나 5대 시중은행이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모두 참여했어요. 금감원 핀테크 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데모데이에도 참석하며 하나하나 커넥션을 만들어갔죠. 대형은행들의 경우 초창기에는 저희 핀다가 어떻게 고객을 데려올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먼저 정보를 제공해 주기도 합니다.

초기엔 지금이랑 굉장히 다른 모습으로 서비스를 했어요. 지금 같은 경우에는 금융기관과 직접 계약도 맺고 바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지만, 초창기에는 어떻게든 스크랩하고 근사치로 자료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라 한계가 많았어요. 그래도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저희가 고객인 척 은행 지점에 찾아가 상담하는 척하며 정보를 얻었어요. 그렇게 전세대출상담만 하더라도 6번씩은 받았던 것 같아요. 정말 맨땅에 헤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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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테크와 뗄 수 없는 금융 규제

금융 분야는 특히 공급자와 이용자 니즈와의 간극이 극명한 상황이었다.




이를 해소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고 전했다. 금융기관과의 어려움도 컸지만, 이에 규제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박 : “온라인이 시장에 끼어들 틈이 없도록 짜인 규제가 발목을 잡았죠. 그러다 보니, 금융기관의 입장과 규제 안에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어요. 지금은 대출 관련 규제 강화로 인해 한도는 줄어들고 금리는 높아지는 등 조건이 점점 까다로워지는 것이 눈에 보여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대출이 급한 고객들에게 대출 총량 규제에서 아직 자유로운 금융기관을 하나라도 더 붙이고자 고군분투하고 있죠. 서비스적으로는 아직 시장이 초기다 보니 저희가 계속해서 성장이 필요할 듯합니다.



어느새 6년이란 시간이 지났어요. 사업을 이어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까요?

박 : “2019년 말쯤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막 시작했을 때였어요. 어느 날 리뷰를 확인하는데 ‘핀다 덕분에 죽다가 살아났다’라고 쓰여있었고, 또 다른 리뷰는 ‘핀다덕에 대출받아서 직원들 월급 밀리지 않고 줄 수 있었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저희도 자금난이 심했을 때는 직접 사비 털어서 직원들 월급 줬던 적이 있어서 공감이 됐죠. 제가 만든 서비스가 정말 누군가에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울림이 많았어요”

이 : “저희도 실제로 자금난을 꽤 오랫동안 겪었는데요. 2015년 설립하고 2016년에 두 번 투자를 받았는데 그 후 2019년까지 쭉 투자를 못 받았어요. 매출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매출보다 나가는 돈이 훨씬 많았죠. 2019년부터는 투자를 받기 위해 라운드를 돌았는데요. ‘혁신 금융 서비스’에 선정유무에 관계없이 백방으로 뛰어다녔죠. 당시엔 혁신 금융 서비스가 되는지 안되는지를 기다렸다가 투자를 완료하겠다는 분들도 있으셔서 하루하루 피가 말라가는 기분이었어요. 그때는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어요.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서 진행해 보자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움직였고, 다행히 투자 유치에성공해서 숨통을 틀 수 있었던 게 기억에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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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첫 설립 이후 100만까지

이 : “핀다는 2015년 9월 25일에 설립돼, 얼마 전에 창립 6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금융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의미 있는 서비스 오픈을 알린 건 2016년 7월이었고, 지금처럼 앱으로 하는 서비스가 출시된 건 2019년 7월이 돼서야 가능했어요. 성과의 경우 매출만 놓고 보더라도 올해 6배 이상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다운로드 수는 100만을 달성했죠. 특히 소비자가 대출 신청을 한 뒤 실제로 승인을 받은 누적 대출 승인금액은 506조 원 을 달성했습니다. 저희 서비스에 등록한 뒤 관리하는 금액은 49조 원 정도입니다.

저희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대출이 실제로 필요하신 분들이 쓰시는 형태다 보니까 타서비스 대비 재구매율도 상당히 좋습니다. 현재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는 100만 건을 넘겼고, 실제 회원 수로 따지자면 90만 명 정도가 이용 중이어서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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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금 흐름을 디자인하는 세상 꿈꿔

앞으로 핀다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신가요?

이 : “지금은 자영업자분들이 가장 힘든 시기라고 생각이 들어요. 핀다에서 중개하는 대출 상품은 신용대출에 집중돼 있다 보니 상품이 다소 한정적이었어요. 그러던 중, 최근에는 카드사와 제휴를 맺어 가맹점을 대상으로 대출을 연계할 수 있게 됐고, 사업자 대출을 연계하는 것까지 고민을 하고 있어요. 현재 대출상품의 평가조차 받지 못하는 금융 이력이 부족한 이용자들이 25% 정도 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런 집단을 대상으로 저희가 대출에 필요한 정보를 만들어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박 : “최근에 하나은행, 현대기아차와 MOU를 맺었습니다. 차량의 주행, 운전 습관에 관련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이전에 평가할 수 없었던 사람들도 평가가 가능해질 거라 생각하고요. 여러 갈래로 물꼬를 트다 보니 금융기관에서 문의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새로운 길을 가는 데 있어서 다소 조심스러웠던 면들이 데이터를 통해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핀다는 현재 대출 서비스를 중심으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단계까지는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기존의 목표를 넘어 더 나아갈 계획들을 세우고 있는데요. 저희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현금이 부족했던 시기도 겪어서, 현금 흐름과 관련된 어려움에 집중을 하고 있어요. 이러한 고민을 할 필요 없도록 만들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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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스타트업을 고민하고 있는 분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 :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일단 무조건 ‘창업’이라는 행위 자체를 목표로 도전하는 건 조금 위험하다고 충고해주고 싶어요. 창업은 굉장히 많은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일이에요. 가족뿐만 아니라 회사 직원들, 고객들, 그 외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죠. 아이디어만으로 성공을 거두기도 쉽지 않은데요.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명확한 비전이나 미션이 있다면, 뜻이 맞는 팀을 재빨리 찾아 초기에 조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창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정말 다양한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하기 때문에 방향에 있어 유연성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다만 퀄리티에 대한 탁월함과 완벽성을 위한 노력만큼은 매우 중요하죠. 스스로에 대해 잘 파악하고 심사숙고한 뒤 도전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거예요.”

박 : “유연한 사고방식은 정말 중요해요. 일을 하다 보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라는 마인드로 해결해야 하는 일도 많이 생기고, 그게 또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거든요. 대기업에서는 잇몸으로 씹는다는 일을 허용할 리가 없어요. 그런데 스타트업은 그런 부분 없이 씹고 삼키면 그만이에요. 이런 맥락에서 유연한 사고방식과 행동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팀을 꾸릴 때도 마음이 잘 맞는 사람과 하는 것보다 상대방과 자신의 강점과 단점을 생각하고, 강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는 구성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장주영 기자 semiangel@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