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연구원이 초등학교 교사와 창업하자 800만 명 극찬한 이유는요

장주영 기자
입력 2021/12/13 10:22
수정 2021/12/13 10:22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고성장을 꿈꾸는 기업을 ‘스타트업’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이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들며 한국 경제에도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향후 10년은 한국 스타트업이 시장을 주도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들의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알고 싶던 모든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현직자의 입으로 생생하게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교육은 비대면 수업으로 움직이며 격변을 맞이했다. 원격수업이 의무화되자 에듀테크 스타트업 ‘클래스팅’도 발 빠르게 움직였고, 올 3월 160억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까지 성공하며 총 투자금액은 260억 원을 돌파했다.




급격한 변화 속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던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유재상 CTO는 “구성원 간 투명한 정보 공유와 공감 덕분”이라 설명했다.

지난 11일 강남에 위치한 클래스팅의 사무실에서 만난 유재상 CTO는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개발 책임자였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 공항을 전공해 개발자를 꿈꾸기보단 세상에 의미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한다. “사실 개발은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엄청난 관심이 있었다기보단, 필요한 정도까지 공부를 했다.

사실 클래스팅을 만들게 되면서 개발 쪽에 조금 더 관심을 가졌다“고 전했다.

클래스팅은 공교육을 혁신하겠다는 목표로 2012년에 창업한 서비스다. 교사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클래스 관리 툴을 제공했다.

반복적인 업무에 일손을 덜 수 있는 교사가 학생의 지도나 관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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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팅 유재상 CTO

첫 번째 기업이자 동시에 창업자라고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나?

대학교에서는 컴퓨터공학을 전공을 했었고, 컴퓨터 비젼에 관심이 생겨서 대학원에 진학하고 인공지능 연구실에서 증강현실 카메라 트래킹 기술을 연구했다.

석사 이후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식이러닝연구팀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를 했었고, 증강현실 카메라 트래킹 기술을 활용하여 증강현실 북을 만들 수 있는 솔루션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당시 아이폰이 출시되고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기라 안드로이드와 iOS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카메라 트래킹 기술이 구동이 되도록 연구 및 개발을 진행했었다.

현재 온라인 클래스 관리 툴로 초등학교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데, 서비스가 만들어진 계기가 궁금하다.

절친이었던 데이브(조현구 CEO)가 초등학교 교단에서 내려오며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페이스북 같은 SNS(현 클래스팅)를 같이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학급을 운영하다 보면 학생, 교사, 학부모 간의 소통이 필요한 일이 많다.

30명에 가까운 학생을 교사 한 명이 모두 가르치면서 학생의 상태 또한 판단해야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 과정에서 정보가 누락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한 명의 교사가 더 많은 학생을 이해하고 지도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클래스를 운영 중일 경우에는 오프라인으로 소통을 할 수 있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이 전달되기는 쉽지 않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클래스팅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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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팅 조현구 CEO

사실 코로나 이전에는 수요가 많지는 않았을 것 같은 막연한 느낌이 있다.


수익 창출에 대한 어려움도 많을 듯한데

처음에는 이런 온라인 클래스 관리 툴을 만들어서 교사들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많이 보냈었다.

그런데 이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도 왔다. 투자를 받아 창업까지 이어지긴 했지만, 회사가 존속하기 위해선 수익이 필요했고, 그때부터 3년 동안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기 위한 시도를 거쳤다.

그러다 보니 본질이었던 클래스 툴이란 중심을 점점 잃기도 했었다. 기존의 서비스에 소홀해졌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기 위한 시도에만 집중했었다. 그에 따라 서비스가 개선이 되거나 개발이 이뤄지지 못해 고객들의 불만도 점점 쌓여갔다.

시장도 어느 순간 정체기에 찾아온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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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팅 사내 로고, 앱 서비스 모습

코로나 전과 후로 많은 변화를 겪었을 듯하다.

처음엔 교사 중에서도 클래스팅을 이용하는 분들과, 아닌 분들이 극명하게 갈렸다.

이 진입장벽이 생각보다 높았지만, 코로나를 계기로 이젠 대부분이 사용하는 상황으로 흘러갔다.

코로나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가입자가 400만 명 정도에 월간 활성화 유저는 80만 수준이었고, 원격수업이 고려되기 시작하면서 거의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사실 사용자보다는 사용성이 훨씬 늘게 되면서 패턴이 바뀌게 됐다. 코로나 이전에는 교사들이 학생과 가정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용도로만 사용됐지만, 지금은 출석, 과제, 소통, 수업을 모두 이곳에서 해야 하니 사용시간 같은 경우에는 10배, 20배 정도가 늘어난 듯하다.

10년 동안 같은 일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일이 재밌기도 했지만, 의미 있다는 생각이 더 컸다. 이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할 무렵엔 소프트웨어 서비스라는 개념이 크게 없을 때였다.

카톡이 출시됐을 때와 비슷하게 시작을 했으니 말이다. 그 단계를 마주하며 서비스가 성장하는 즐거움이 컸다.

무엇보다 속도감에 있어서 차이가 컸다. 이전에 진행했던 연구는 피드백을 받는 속도와 빈도가 서비스에 비해 더딘 편이다.

예전에 진행했던 증강현실 기술은 우리 생활에 적용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를 통해 의미를 깨닫기까지 알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필요했기 때문이다. 연구를 통해 교수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정말 이렇게 평생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자극을 받으며 움직이는 편이라 즐거움 없이 일하기는 어려웠다.

그 과정에서 클래스팅을 만들며 즉각적인 반응이 오니, 매번 성장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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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받았던 피드백 중에서도 기억 남는 것이 있을까?

처음에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했고, 데이브가 초등학교 교사였기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공적인 일을 하는 기업으로 인식을 많이 했다.




하루는 서비스 내에 광고가 붙은 적이 있었다. 그때 사용자들이 공교육 담당하는 기업이 이런 식으로 수익을 창출해도 되냐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사기업으로 시작한 지 8년이 넘었는데 사용자들이 아직까지 공공성을 조금 더 생각하시다 보니 새로운 도전에 있어 굉장히 조심스럽다.

사실 교육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가지고 있는 곳은 과외나 학원이다. 그런데 공교육을 혁신하고자 하면서 학원을 홍보하고 중개하는 것이 맞냐라는 의견이 상충했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수익이 필요하지만,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해쳐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광고를 게재하더라도 정말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광고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거치고 결정한다.

수익 창출과 비전 실현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이 많은 듯하다.

그런 시기가 굉장히 많이 있었다.

작년 코로나를 계기로 이젠 견고하게 비전이 자리 잡은 듯하다. 학부모에게 자녀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를 주고, 거기에 대해 여러 계획이나 설루션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형태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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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팅 유재상 CTO

그렇다면 공교육 혁신을 꿈꾸는 클래스팅은 지금 어떤 식으로 일을 하고 있나?

자율과 책임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다.

초기 창업을 할 때부터 데이브와 이야기한 부분이다. 내가 원하는 시간, 공간, 컨디션일 때 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결국 팀과 조직의 최고 퍼포먼스를 내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전면 자율 출퇴근을 시행하고 있다. 그 부분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소통한다. 시공간에 제약 없이 일을 하기 위함도 있지만, 상호 간의 소통 과정이 관련자들에게 공유되길 바라는 점에서다.

그래서 협업 툴을 활용해 구성원들의 의사소통 과정을 볼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하면, 어떤 코드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논의를 거쳐 의사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결국 팀이 협업을 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투명하게 공유된다면 팀원이 공감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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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클래스팅

최근에는 어떤 문제에 집중하고 있나?

사실 코로나 이후로 본질적인 클래스 관리 툴에 집중하고 있다.

수요가 시장에서 폭증하다 보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조직 개편과 함께 단순히 학급을 관리하는 툴을 넘어, 학생을 지도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학습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게 하거나, 과제나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도와줄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들어가는 중이다.

또한 학부모 입장에서는 내 자녀가 어떤 상태인지 알고 싶어 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학부모와 교사 간의 소통이 그렇게 활발한 편은 아니기에, 학부모가 자녀를 잘 이해하고 현재 어떤 수준에 머물러있는지 알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최근 개발자 수요가 늘면서 비전공자도 개발자 커리어를 쌓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나?

시장이 성숙해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개발자 생태계라고 말했을 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유입되어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다양성도 늘어나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 또한 열리게 된다.

클래스팅을 시작하기 전 10년 전만 하더라도 개발자라고 하면 다들 기피하는 직종이었다. 전공자들도 개발자 커리어를 꿈꾸는 사람은 없을 정도였다. 시장이 작은 데다, 서비스라는 개념이 없었고 그것을 활용할 만한 모바일 환경도 구축돼있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젠 전공자뿐만 아니라 비전공자들도 굉장히 많아졌다. 창업이나 스타트업 붐도 한몫했다. 대부분이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일상생활의 문제를 푸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비전공자들의 관점을 활용한 문제 해결은 필요하다.

앞으로의 목표도 들어볼 수 있을까?

창업을 결심하면서 클래스팅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두 개가 있었다.

하나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유명한 회사처럼 개발자가 존중받는 개발 중심의 회사를 한국에서 만들어 보고 싶었고, 두 번째는 국내에서만 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전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그리고 리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두번째 목표는 과거에 해외 여러 나라들, 중국, 미국, 일본, 대만, 베트남, 터키, 남미 등 여러 나라에 진출하려고 시도를 하고 있다. 실제로 성과도 좀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현재는 국내에 좀 더 집중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지만, 좀 더 준비가 되면 다른 나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다시 시도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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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팅 유재상 CTO

지금도 전선에서 활동하고 있을 후배 개발자들을 위해 조언을 줄 수 있다면?

최근 개발자 커리어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스타트업이 나타나고, 코로나가 나타나니 개발자의 수요가 전방위적으로 늘어났다. 단순히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전통 기업, 제조업, 금융이든 모든 곳에서 필요로 하기 시작하는 상황이다.

개발자에 들어서기 앞서,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왜 이 일을 하려는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로드맵을 세워서 실행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 저 또한 6년까지는 그런 고민을 하지 못했다. 현실적인 이유를 핑계 삼아 못했다고 하지만, 사실 이 고민을 하고 말고에서 차이가 온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5년, 10년 후의 차이를 만든다고 믿는다.

장주영 기자 semiangel@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