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말하는 대로 문자 척척…AI '받아쓰기' 경쟁

입력 2020/06/09 17:28
수정 2020/06/09 22:52
    
삼성·네이버·카카오·이통사에
스타트업 '리턴제로' 등 가세
통화내용 문서로 척척 풀어줘

플랫폼 경쟁서 주도권 잡기 포석
언어처리 AI 기술 발전에 탄력
"IT기기 60%가 음성으로 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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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을 텍스트로 전환하거나,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기술이 일상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음성인식, 음성합성, 자연어처리 등 언어 관련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고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인터넷 포털·이동통신사·휴대폰업체 등 여러 기업이 '음성-텍스트 전환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전환 기술은 문자 보내기, 뉴스, 내비게이션, 동영상 자막·더빙 등 다양한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통화 내용을 문자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스타트업들도 선보이는 등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에서 실험 중인 기능을 별도로 설정해 이용할 수 있는 '실험실'에 음성모드로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기능이 지난달 12일 탑재됐다.


이용자는 설정란에 있는 실험실에서 '톡 음성모드 사용하기'를 활성화한 뒤 마이크 버튼을 눌러 음성명령으로 메시지를 읽고 보낼 수 있다. 호출 명령어는 '헤이카카오' '카카오' '카카오야' '카카오미니' 중 선택 가능하며 기기 음성은 여성·남성, 친절한 말투·친구 같은 말투 중 원하는 것으로 설정 가능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 사용성을 파악하기 위해 실험실 기능으로 도입했으며, 정식 도입 여부는 내부 검토를 거쳐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통신사들도 음성과 문자를 오가는 AI 기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누구 케어콜'은 자가격리자가 통화로 말한 내용을 AI가 문자로 변환해 보건소 담당자에게 전달한다. KT는 가족 목소리를 바탕으로 AI 음성합성을 이용해 청각장애인의 목소리를 예측해 가족과 대화하도록 돕고 있다. KT 고객센터에서는 모든 대화가 AI 시스템인 'AI상담 어시스트'를 통해 실시간 문자로 기록된다.

삼성도 AI를 통해 음성과 문자를 변환하는 서비스에 공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음성 AI 비서 '빅스비'에 사용자의 음성을 받아 적는 기능을 탑재했으며, 삼성 갤럭시폰의 음성녹음 앱을 통해 녹음과 동시에 문자로 전환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SDS는 음성인식과 자연어 이해, 텍스트 분석 등 AI 신기술을 결합한 미래형 콘택트센터 솔루션 브라이틱스 ICC를 삼성 계열사 고객센터에 적용했다. 브라이틱스 ICC는 고객의 문의를 문자로 바꿔 인식해 음성으로 설명하고, 고객의 피드백을 듣고 문자로 기록한다.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까지 음성-문자 변환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리턴제로는 앱 '비토'를 통해 통화 내용을 메신저 채팅으로 전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서비스 언어를 한국어에서 중국어로 연내 확대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내년에는 일본어 버전도 내놓을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앞다퉈 음성을 문자로 바꿔주거나, 반대로 문자를 음성으로 만들어주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은 향후 플랫폼 경쟁에서 음성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AI 기술 발전으로 직접 문자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탈피해 말하듯 서비스를 이용하는 패턴이 갈수록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다 정교하게 음성-텍스트를 상호 전환하는 기술이 핵심 경쟁 요소가 됐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25년까지 소비자와 직접 연결된 모든 기기의 60%가 음성 기반으로 구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참솔 리턴제로 대표는 "AI·머신러닝 시대에는 고도화된 AI와 결합돼 카카오톡이 문자메시지를 바꿔놓은 것 같은 재발명이 음성을 기반으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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