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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전쟁ㆍ취업대란…우울증에 시달리는 20대

이상미 기자
입력 2010/02/02 15:04
수정 2010/02/05 13:52
대학생 42% 우울증 경험…6%는 자살시도도
주변 배려만 있으면 젊을수록 치료효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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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며 수험생활을 했던 최민혁 씨(28). 급변한 대입제도에 적응하지 못해 최씨는 2002년, 대입 실패라는 쓴잔을 마셔야 했다. 그 뒤로 1년간 재수학원을 전전하며 사투를 벌인 끝에 시작한 대학생활. 그러나 일단 대학만 들어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대학은 또 다른 전쟁터였다. 취업을 위해 토익은 물론 토익 스피킹에 학점, 각종 자격증, 인턴 경력까지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구직을 포기하고 집에 들어앉은 '사실상 백수'가 40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고등학생 때부터 계속되는 실패에 부딪히며 대한민국 청년들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암담한 상황에서 커다란 스트레스를 겪고 있기 때문.

국내 한 4년제 대학이 2008년 학생 13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2%(573명)가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6%(81명)는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률이 더욱 낮아진 상황을 고려하면 최근에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학생이 더 늘어났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혹시 취업에 불이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많은 대학생이 병원을 찾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우울증 경험이 있는 학생 중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4%(55명)에 불과했다.

◆ 우울감은 정상…우울증은 질환

=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원래 지극히 정상적이며 오히려 자신을 성숙하게 만드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질환으로 발전하면 어떠한 노력으로도 우울한 기분이 사라지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져 업무능력을 저하시킨다. 이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사회생활이 힘들어지고 수면장애, 식사장애, 소화장애 등이 유발돼 신체활동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

우울증은 일시적인 우울감과는 달리 자신의 의지만으로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더 이상 피해갈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 우울증 환자들은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대학생의 경우 충동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 자살에 이를 확률이 더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우울증 70~80% 2개월 내 치료된다

= 다행히 우울증은 2개월 내에 치료될 확률이 70~80%에 이르는 질환이다. 특히 주변 사람들의 사랑과 배려만 있으면 젊은 사람일수록 쉽게 치료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상담만으로 치료될 수도 있지만 자해를 시도하는 등 심각한 증상이 있으면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한다. 다만 젊은 사람인 경우 약을 먹은 후 불안ㆍ초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자살하기 위해 충동적으로 약을 남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부작용은 적으면서 효과가 뛰어난 항우울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 최소 4~6주 정도는 복용해야 약물 효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약물 복용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 잠은 8시간 이하로…알코올은 적

= 상담 및 항우울제 복용만으로는 부족하다. 우울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 우울증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걷기, 등산 등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땀이 날 정도로 하면 항우울제 용량을 줄일 수 있고 재발을 막는데도 효과가 있다.

특히 햇살이 따뜻한 시간에 야외에서 하는 운동이 가장 바람직하다. 적절한 운동은 뇌에서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게 해 기분을 상쾌하고 즐겁게 하며 식욕을 좋게 한다.


좋은 수면 습관도 우울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6~8시간 수면을 취하면 충분하고, 과수면은 오히려 기분을 저하시키므로 8시간 이상 침대에 눕는 것은 피해야 한다.

우울증을 떨치기 위해 술을 찾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만성적인 음주는 그 자체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우울증 치료 중인 경우 알코올은 약물의 작용을 방해하고 충동성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 긍정적인 사고를 하면서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을 실패자라고 생각하는 등 부정적 태도를 버리기 위해 '만일 내가 사랑하는 친구가 이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나는 뭐라고 얘기해 줄 것인가'와 같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병원을 찾는 것이 어려워 생활습관 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1588-9191번이나 1577-0199번을 통해 전화로 상담받을 것을 추천한다. 전문가들이 24시간 정신건강 상담을 제공한다.

※도움말=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과 교수 /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이상미 MK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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