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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학교 교육이 '현명한' 결정 도와

원호섭 입력 2018.10.0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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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 잘 받으면 현명한 경제적 선택 가능 첫 입증
서울대·KDI연구진 '사이언스' 발표
말라위 지역 여학생 4년 추적조사
학교교육 받으면 합리적 의사결정 능력 향상
학교 교육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최승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부열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김현철 코넬대 정책분석·경영학 교수, 크리스티안 폽엘리케쉬 콜롬비아대 교수 공동 연구진은 아프리카 말라위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학교 교육이 합리적인 의사 결정 능력을 향상 시켜 올바른 경제적 선택을 돕는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인 '사이언스' 4일자(현지시간)에 게재됐다. 국내 경제학자가 한국인 기관 소속으로 사이언스에 경제학 논문을 발표한 것은 2007년 최정규 경북대 교수 이후 두 번째다.


전통적인 경제 분석은 인간이 항상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그동안 발표된 사회·행동과 관련된 많은 연구에 따르면 합리적인 판단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또한 많은 사람들은 합리적이지 않은 경제적인 판단을 통해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학교 교육을 통해 합리적 의사 판단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가정했다. 김부열 교수는 "학교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은 임금도 높고 향후 건강도 좋다는 여러 연구가 있다"며 "하지만 교육이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 시킬 것이라는 가설은 있었지만 이를 실험을 통해 증명한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말리위 지역의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진행했다. 말라위 여성의 21.4%만 중등교육을 받으며 졸업하는 학생은 9.8%에 불과할 정도로 교육 받는 여성 수가 적다.


연구진은 2012~2013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아프리카미래재단이 말라위 중등학교 9~10학년 여학생 2812명을 대상으로 1년간 학비를 전액 지원하는 '여아 교육' 원조사업 대상자를 토대로 실험을 진행했다. 김부열 교수는 "말라위 여학생들은 중등학교 자퇴율이 상당히 높다"며 "학비 지원은 학생들이 경제적인 부분을 걱정하지 않고 학교 교육을 내실있게 들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이후 1~2년이 지난 뒤 시행된 추적조사에서도 학비 지원을 받은 여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여학생과 비교했을 때 성적이 우수했을 뿐 아니라 자퇴율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학비 지원이 끝나고 4년이 지난 2017년, 학생들의 교육성과 경제적 합리성을 측정했다.


김부열 교수는 "금전적 유인이 포함된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의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일관된 선택을 하는지 경제적 합리성 점수를 측정하는 실험"이라며 "교육지원 사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교육성과지표가 향상됐고, 경제적 합리성 점수 또한 대조군 학생들에 높게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말라위와 같은 최빈국 대상 여아교육 원조사업의 경우 출석률, 등록률, 시험성적 등 직접적 교육성과도 큰 데다 교육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되어 건강, 취업, 결혼, 출산, 육아 등 삶의 여러 영역에서 개선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교육을 통한 경제적 합리성 향상 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비용편익분석에서 교육 원조사업의 편익을 과소추정하게 됨에 따라 이번 연구결과는 지속가능 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최빈국 교육 원조사업의 확대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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