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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Health Journal] 더위 안타는 코로나…더위 타는 당신을 노린다

이병문 기자
입력 2020.07.01 04:02   수정 2020.07.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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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도 감염 확산되는 코로나 개인방역 어떻게

보통 온도·습도 높아지면
바이러스 전염 약해지지만
코로나는 전파속도 빨라

덥더라도 마스크 꼭 쓰고
밀집·밀폐된 공간 피해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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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는 고온다습한 날씨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매섭다. 호흡기계 바이러스는 보통 날씨가 춥고 건조할 때 활발하게 증식하고, 온도와 습도가 높을수록 기운을 잃는 특성이 있다. 바이러스의 숙주인 사람 몸이 겨울철에는 면역력이 약해져 더 잘 감염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전파 속도가 워낙 빨라 이런 '계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감염병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당초에는 코로나19 유행이 여름철에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가 가을철에 다시 유행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했지만, 지금은 가을이 오기 전 언제라도 재유행이 벌어질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여름이 본격 시작되는 6월 한 달간 확진자(29일 0시 기준)는 1254명으로 지난 5월 한 달간 확진자 729명을 훌쩍 넘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000만명, 사망자는 5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 우한발 폐렴 발생 사실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된 지 6개월 만이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바이러스가 고온 환경에서는 장시간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에 애초 여름이면 전파력이 떨어질 것으로 봤지만, 여름철에도 코로나19는 전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며 "냉방을 통해 실내 온도가 어느 정도 적정하게 유지되면서 사람 간 밀접 접촉을 통해 끊임없이 전파가 일어나는 데다 신종 감염병인 만큼 우리 국민이 이에 대한 면역을 갖고 있지 않아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감염되기 쉽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서울·수도권은 1차 유행이 2~3월에 걸쳐 4월까지 있었고, 한동안 많이 줄었다가 5월 연휴에 2차 유행이 촉발돼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의료 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폭발적인 발생을 '대유행'이라고 한다면 이런 대유행은 아니지만 2차 지역사회 감염은 유행하고 있고 이런 유행은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깜깜이, 무증상 감염자 크게 늘어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무서운 것은 감염 경로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깜깜이' 환자가 11% 선을 넘어섰고 무증상 감염자 역시 40~5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마스크를 벗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지 않으면 누군가에 의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로 서울·수도권의 물류센터, 교회 소모임, 방문판매업체, 클럽, 탁구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밀폐 공간에서 집단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발생하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수도권이든, 비수도권이든 밀접·밀폐·밀집 등의 공간에서는 어디든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제 우리 주변에 코로나19로부터 완전하게 안전한 곳은 없다고 생각하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 상황에서 광범위한 진단검사로 찾아내는 현행 방역 체계를 거론하면서 지금과 같은 시스템 아래서는 단순히 여름철이 됐다고 해서 확진자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센터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토착화됐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확진자 수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검사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현재 무증상 감염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감염자의 연결 고리가 이어지면서 확진자가 계속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치료제 개발 쉽지 않아 개인 방역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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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감염은 계속 확산되고 있지만 '방역 피로감' 때문인지 긴장감이 느슨해졌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정 본부장은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종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증상·경증 환자가 많아 현재 유증상자 중심의 방역 체계로는 코로나19 유행을 모두 차단할 수 없는 만큼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을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특히 무증상 감염자가 40~50%로 추정돼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자기 방역을 하지 않으면 누구나 감염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이지만 꺾이지 않는 확산세와 향후 밝지 않은 전망을 고려하면 생활방역 가이드라인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다.

방역당국이 제시한 개인 5대 핵심 수칙은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거리 두기 △30초 손씻기·기침은 옷소매에 △매일 2번 이상 환기·주기적 소독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등이다. 거리 두기의 효과는 실제 연구 성과로도 입증된다. 방역당국은 '지역사회에서 사람 간 물리적 거리를 1m 유지할 경우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약 82% 감소한다'는 해외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적어도 1m 벌리면 감염 차단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코로나19 유행의 심각성과 방역 조치의 강도에 따라 1~3단계로 구분해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 시행 중인 '생활 속 거리 두기'는 가장 낮은 단계인 1단계에 해당한다.


코로나19 유행이 통상적인 의료 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을 초과해 지역사회에서 지속해 확산될 경우 2단계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시행된다. 3단계는 지역사회에서 다수의 집단감염이 발생해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대규모 유행 상황일 때 시행한다. 일일 확진자가 2배로 증가하는 경우가 일주일에 2번 이상 반복되는 등 확산 속도가 급격한 경우에도 해당한다.

무더운 여름철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실외(야외)에서 2m 거리 두기를 하고 있으면 면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 방역당국은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일사병 등 온열질환 우려가 커지자 실외에서 2m 거리 두기가 가능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지 말 것을 권장했다.


이런 사람은 감염 땐 중증 진행 가능성

국내 코로나19 감염자가 약 1만3000명에 달하면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증 위험 요인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영남대병원 의료진(1저자 장종걸·교신저자 안준홍 교수)이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기저질환으로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입원할 때부터 높은 체온(37.8도 이상), 낮은 산소포화도(92% 미만), 심장 손상 정도 등의 증상을 보일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더 컸다. 구체적으로 보면 당뇨병 환자의 48.3%는 중증으로 진행하는 데 비해 당뇨가 없는 환자는 11.1%만 중증으로 악화했다. 병원 방문 때 체온이 37.8도 이상인 환자는 41.0%가 중증으로 발전했다. 반면 37.8도 미만인 환자의 중증 진행 비율은 9.9%에 그쳤다. 산소포화도가 기준치 미만인 환자의 58.6%, CK-MB(심장 손상 바이오마커) 수치가 기준치보다 높은 환자의 85.7%가 중증으로 진행했다. 이 중 하나만 있으면 13%, 두 가지가 있으면 60% 확률로 중증으로 나빠졌다. 네 가지 중 세 가지 이상을 동반한 환자는 100% 중증으로 직행했다.


혈액형 A형이 중증 증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고, 혈액형 O형은 경증 증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실렸다. 중국 연구진도 확진자 1775명을 조사한 결과 혈액형 O형이 감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A형은 감염 위험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코로나19 치명률(6월 29일 0시 기준)은 평균 2.22%이지만 60대 2.48%, 70대 9.69%, 80세 이상 25.0% 등으로 고령층일수록 급격히 높아진다. 따라서 고령층은 창문이 없거나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밀폐된 실내 장소에서 하는 모임에 가지 말고, 외출이나 만남도 최대한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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