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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세계 첫 '먹는 펩타이드 항암제' 만들것

이종화 기자
입력 2020.09.07 17:23   수정 2020.09.0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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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과 바이오기업 공동출자
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은 적고
바이오보다 생산공정 단순 강점

4년내 임상완료후 美수출 추진
10년내 年 2500억 매출 달성할것
◆ K사이언스의 파워 ⑤ / 1000호 연구소기업 원큐어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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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내에 1000억원 이상의 글로벌 기술 계약을 따내고 10년 안에 연 매출 2500억원을 달성하겠다."

지난 7월 탄생한 국내 1000호 연구소기업인 원큐어젠의 장관영 대표가 제시한 야심 찬 목표다. 원큐어젠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과 바이오기업 아이큐어비앤피가 공동출자해 만든 합작 연구소기업이다. 현재 원큐어젠은 먹는 형태의 경구형 펩타이드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펩타이드 기반의 새로운 항암물질은 생명연으로부터 제공받았고 먹는 약인 경구제로 만들 수 있는 '경구 흡수 약물전달시스템(DDS)' 기술은 아이큐어비앤피로부터 이전 받았다.


장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아직 개발에 성공한 펩타이드 항암제는 없다"며 "생명연이 제공한 펩타이드 항암물질을 토대로 먹는 항암제를 만드는 게 원큐어젠의 목표"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펩타이드는 단백질 구성요소인 아미노산이 연결된 물질로, 약물을 만들면 합성(케미컬)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며 "또 바이오 의약품보다 생산·품질 공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적은 투자금액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펩타이드 항암제 개발에 성공하면 곧바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장 대표는 "미국이 전 세계 항암제 시장의 약 45%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동물을 대상으로 안전성 실험을 진행한 뒤 바로 미국 임상을 통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췌장암 등 난치성암에 대한 항암제 개발부터 시작해 점차 적응증을 확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 1% 점유율만 확보해도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게 원큐어젠의 설명이다.

임상 성공도 자신했다.


장 대표는 "이미 여러 암에 존재하는 신규 바이오마커를 확보한 상태"라며 "바이오마커를 확보했다는건 암 기전 연구가 다 돼 있다는 뜻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가면 당연히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마커는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로 정상 상태와 병에 걸린 상태를 구분하는 잣대로 사용된다. 장 대표는 2024년까지 모든 임상을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계 첫 펩타이드 항암제 개발에 나선 원큐어젠은 국내에서 1000번째로 탄생한 연구소기업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도 이번에 얻었다.

2006년 첫 연구소기업이 탄생한 이후 약 15년 만에 '1000호 연구소기업 시대'가 열리는 데 일조한 셈이다. 지난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대전에서 '연구소기업 1000호 달성 기념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연구소기업은 출연연 등 공공연구기관이 직접 기술사업에 나서기 위해 출자해 '연구개발특구' 내에 설립한 기업이다. 일반적으로 출연연이 원천기술을 제공하고 함께 투자하는 기업이 이를 사업화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연구소기업 제도가 만들어지기 전 출연연 기술사업은 기술이전 형태로만 존재했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출연연이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수익성 있는 기술사업에 나서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연구소기업이다.

지난해 연구소기업들의 전체 매출 예상치는 7394억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34% 급증한 수치다. 연구소기업이 고용하고 있는 직원 수도 지난해 3910명을 기록해 2018년에 비해 440명 늘었다. 또 연구소기업은 창업부터 기업공개(IPO)까지 평균 7.6년이 소요돼 성장이 국내 평균보다 약 1.7배 빠르고 세계 평균인 6.3년에 근접해 있다.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연구소기업도 많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콜마가 출자해 설립된 제1호 연구소기업인 '콜마BNH'는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 위탁 제조 기업이다. 2007년 약 38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콜마BNH는 매년 성장해 지난해 약 438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슈퍼컴퓨팅기술을 통해 유전체분석솔루션을 제공하는 '신테카바이오',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토대로 AI 영어교육과 고객센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인즈랩' 등도 모두 연구소기업이다. 2015년부턴 매해 150개 이상의 연구소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매년 설립되는 연구소기업의 수는 계속 늘어 지난해엔 187개사가 새롭게 설립됐고 올 들어 8월 현재 100여 개의 연구소 기업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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