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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인터넷 트래픽 점령한 IT공룡…法으로 '망사용료' 내게한다

이승윤 , 이용익 기자
입력 2020.09.08 17:47   수정 2020.09.0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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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법' 입법예고

하루 이용자 100만명 넘고
트래픽 점유율 1% 이상인
넷플릭스·구글 등 5곳 타깃

구글 24%·넷플릭스 5% 차지
압도적 트래픽에도 비용안내
2%대 네이버는 수백억 부담
◆ IT공룡 규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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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 근거를 마련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일명 '넷플릭스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은 넷플릭스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한국 이동통신망 사용에 대한 '무임승차' 논란이 계기가 돼 생긴 법이다. 그동안 한국 행정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했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차원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해외 사업자에 대한 강제력을 정부가 발휘할 수 있을지 시장의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반면 네이버, 카카오 등은 기존에 없던 규제로 국내 기업들이 추가 관리 대상에 포함되는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모습이다.


8일 입법예고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시행령'은 해외 사업자들도 정부의 자료제출명령 등을 이행할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일정 규모 이상으로 통신망을 사용하면 서비스 안정수단 확보 의무,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 의무를 지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의 국내 일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일평균 트래픽 양이 국내 총량의 1% 이상인 사업자는 규제 대상이 된다. 2020년 중순에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등 5곳이 해당된다.

김남철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일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사업자를 기준으로 할 때는 50여 개 사업자가 대상이고, 국내 총 트래픽 양의 1%를 기준으로 할 때 8곳이 대상인데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대상 사업자는 5곳이었다"며 "이들이 서비스 가입자 증가와 트래픽 증가로 인해 서버 용량 확보, 트래픽 경로 변경 등을 해야 할 경우 기간통신사업자(통신사)와 협의하고, 사전 통지를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당 트래픽(올해 5~7월 기준)은 구글이 23.5%, 넷플릭스가 5%, 페이스북이 4% 정도를 차지하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1~2%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업체들은 1%가 아닌 5%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이 경우 네이버와 카카오가 빠지고 해외 업체 2곳만 남게 된다. 여러 균형을 고려한 것이 1% 수준이라는 것이 과기정통부 측 설명이다.

규제 대상이 되는 사업자들은 차별 방지 원칙에 따라 이용자 단말기나 가입 통신사에 관계없이 편리하고 안정적인 전기통신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할 의무를 부과받는다. 또 이를 위해 '서비스 안정수단 확보를 위한 조치'와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용자 증가로 통신사 망에 영향을 끼치고 △서버 용량(데이터 센터 확충) △ 인터넷 연결의 원활성(망 구성 다중화, 용량 증설 등) △트래픽 경로(트래픽 분산 처리, 경로 최적화, 트래픽 모니터링) 관련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미리 이동통신사와 협의하고 사전 통지하도록 의무가 부과되는 방식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국내 사업자에 추가 부담이 부과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국내 통신사업자와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임의로 망을 이용하거나 돌려 사용하는 해외 사업자에 추가 의무가 부과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대형 콘텐츠사업자(CP)에 망 품질 유지 의무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국내 통신사들은 그동안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망 품질 유지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글로벌 CP들과 적잖은 갈등을 빚어왔다.

시행령 의무사항을 위반하는 사업자에 2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시정 조치에 대해선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해외 CP들의 경우 과태료 2000만원을 내는 게 낫다고 볼 수도 있지 않나"라면서 "내용 보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측은 이번 법안으로 모든 글로벌 사업자가 국내 대리인을 지정해야 하기 때문에 조치의 실효성을 확보할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했다.


법을 위반하면 1차로는 시정명령이 나가게 되고,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이 같은 제재 조치가 글로벌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럽고, 금액의 과소를 떠나 글로벌 기업들이 관련 법률을 지키게 될 것이라고 과기정통부 측은 내다봤다. 넷플릭스 측은 "입법예고 단계이고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 말하기 어렵다"며 "법률을 준수하면서 소비자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윤 기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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