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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K바이오시밀러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오리지널약 잇단 추월

김시균 , 박윤균 기자
입력 2020.10.15 17:26   수정 2020.10.1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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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영토확장 4년…韓 바이오시밀러 최강자로

셀트리온·삼성에피스 시장 석권
오리지널 제치고 1위 제품 많아
J&J 오리지널약 '레미케이드'
램시마 시장점유율 절반 안돼

약효 동일·가격 20~30% 저렴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밀려나
리툭산 4년새 78%→21%로 뚝
허셉틴 2년만에 점유율 반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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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대표 기업들이 개발해 출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가 바이오 산업 본토인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한 지 4년 만에 상당수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점유율을 추월하거나 따라잡으면서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 파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바이오시밀러의 거센 돌풍에 특허가 만료된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쪼그라드는 등 시장 재편이 가파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 의약품 업계를 흔들고 있는 양대산맥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전 세계 바이오 시장에 진출한 지 4년여 만에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최강자 자리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먼저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3총사(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독보적이다.

류머티즘 관절염 등 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올 1분기 유럽 시장점유율은 57%에 달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미국 초대형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블록버스터 항체 의약품 '레미케이드' 점유율(28%) 대비 두 배 수준이다.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68%를 넘나들고 있다.

반면 글로벌 바이오 업체 바이오젠의 오리지널약인 리툭산은 유럽 점유율이 2017년 78%에서 올 1분기 21%로 급전직하했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유방암 표적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는 2018년 4%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올 1분기 현재 19%로 급상승했다. 또 다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도 같은 기간 유럽 시장점유율이 10배 이상 치솟았다. 이처럼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공격을 양쪽에서 받으면서 허셉틴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2018년 93%에서 올 1분기 현재 55%로 크게 줄어들었다.


특허가 끝난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이 이들을 복제한 바이오시밀러 위세에 밀려 시장점유율 추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셀트리온이 램시마 등으로 유럽 시장을 평정하고 있다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암젠의 자가면역 치료제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4년여 만에 에타너셉트 성분을 사용하는 의약품 시장 최강자 자리에 바짝 다가섰다. 글로벌 의약품 판매 집계 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베네팔리는 7월 말 현재 유럽 시장에서 44.3%를 점유하는 등 고공 행진 중이다. 2016년 2월 0.2%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이 4년여 만에 200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 베네팔리의 무서운 상승세에 2016년 2월까지만 해도 점유율 99.8%로 시장을 독식하고 있던 오리지널약 엔브렐은 시장점유율이 43.4%로 반 토막 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2016년 베네팔리를 '퍼스트 무버' 바이오시밀러로 유럽 시장에 처음 출시한 이후 올 상반기까지 누적 판매액 약 2조원을 달성했다"며 "유럽에서 시장 규모가 가장 큰 EU5(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에서 이미 독보적인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의 류머티즘 관절염·궤양성 대장염 오리지널 치료제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도 시장점유율 상승세가 가파르다. 2018년 10월 임랄디를 처음 출시할 때만 해도 휴미라 시장점유율이 99.8%였지만 올 7월 현재 임랄디 점유율이 14.9%로 커지면서 휴미라 독점 체제가 깨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임랄디를 포함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5개가 출시됐다"며 "1위 바이오시밀러인 암젠의 암제비타와 월별 판매량 2~3% 격차를 두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촉발된 K바이오시밀러 영토 확장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레미케이드'를 생산하는 J&J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레미케이드 글로벌 분기매출은 9억2100만달러(약 1조550억원)를 기록했다. 2016년 4분기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인플렉트라(램시마)'를 처음 출시하며 시작된 K바이오시밀러 공세에 밀려 4년 전(16억2400만달러)과 비교해 40% 이상 급감한 수치다.


미국 시장만 따로 놓고 보면 올 3분기 매출이 6억3400만달러(약 7270억원)로 전년 동기(7억4900만달러) 대비 15.4%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2016년 12월 출시된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인 '인플렉트라'와 이듬해 7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내놓은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 등이 잇달아 진출한 것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J&J 측도 실적 발표 현장에서 "바이오시밀러와의 경쟁으로 레미케이드 가격 할인폭이 커지면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했다"고 실토했다.

미국 헬스케어 정보 서비스 심포니헬스에 따르면 셀트리온 인플렉트라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올 2분기 현재 9% 선이다. 2017년 판매 당시 1%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4년 새 9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렌플렉시스의 점유율은 4% 수준이다.

반면 레미케이드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2017년 99%에서 올 2분기 기준으로 88%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케이드를 만든 J&J의 독점적 지위가 한국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추격으로 흔들린다는 것은 상징적"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약효는 동등하면서도 가격은 20~30%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의료보건 재정과 환자 부담 절감을 위해 바이오시밀러 도입을 적극 권장하는 추세"라며 "바이오시밀러가 시간이 갈수록 오리지널 의약품을 압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시균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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