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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5G 속도, 광화문선 LTE 10배…헬리오시티선 신호도 안잡혀

임영신 , 이승윤 기자
입력 2020.10.18 18:04   수정 2020.10.1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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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G속도 측정해보니

아파트·상가 내부선 '답답'
"주식거래땐 LTE모드 켜요"
가입자 품질·요금 불만 커져
주민들 기지국 설치 반대도

광화문 등 실외 속도 빨라져
장비구축된 지하철2·9호선
코엑스·백화점서도 잘 터져
◆ 논란의 5G 긴급점검 (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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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가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속도측정 앱 `벤치비`를 이용해 이동통신 3사의 5G 속도를 동시에 측정해보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지난해 초 5G 스마트폰을 구입한 이슬비 씨(가명)는 휴대전화를 'LTE 우선 모드'로 설정해놨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중인데 스마트폰이 수시로 LTE로 전환되면서 인터넷 속도가 느려져서다. 그는 "주식을 거래할 때는 몇 초 차이가 큰데, 5G를 이용하다 통신망을 찾느라 주식 매매 프로그램이 지연되는 일이 생긴 뒤로는 LTE 우선 모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5G 서비스를 본인 스스로 안 쓴다는 얘기다.

매일경제가 서울 내 30개 지점에서 5G 속도를 측정한 결과 소비자들 불만은 '실내 끊김 현상'으로 집중됐다. '요금이 비싸기만 하다' '제대로 된 5G 서비스가 아니다' 같은 지적이 쏟아지는 것도 집 안에만 들어가면 5G가 아예 안 잡히는 일이 많아서다.


지난해 4월 정부가 5G 세계 첫 상용화를 기념해 5G+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존 4G보다 속도가 20배인 '통신 고속도로'가 5G"라고 발표한 바 있다.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격화하자 이동통신 3사도 '5G 1등'을 강조하며 5G가 4G LTE 대비 20배 빠른 서비스라고 마케팅을 벌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속도가 그만큼 안 나오는 것이 현실이고, 소비자들은 "이게 그거 맞느냐"고 비판한다.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신촌까지 이통 3사의 스마트폰 3개를 들고 이동해봤다. 정부서울청사 3층에서는 LG유플러스가 500Mbps 성능을 보여 그나마 높았고, KT와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속도에 기복이 큰 편이었다. SK텔레콤은 100~200Mbps 수준이었다. 5G 통신이 터지긴 했지만 속도 면에서는 작년 말 정부가 조사한 LTE 평균 속도(158.53Mbps)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건물 밖 5G 속도는 작년에 비해 한층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사 앞 광화문 광장으로 나오자 확실히 측정치가 뛰었다.


5회 측정 시 SK텔레콤은 1300Mbps, KT는 1000Mbps, LG유플러스는 700~900Mbps 수준이었다. 지난해 4월 268~420Mbps 수준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신촌으로 이동하는 버스에서도 지난해와 달리 5G가 끊기지 않았다. 5G 장비 구축이 완료된 지하철 2호선과 9호선에서도 1000Mbps 수준의 성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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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이번 조사에서 사실상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5G 사각지대'였다. 아예 터지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강남의 1만가구 대단지인 송파 헬리오시티에서는 중앙광장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만 5G 신호를 잡았다. KT는 5회 중 4번이 5G가 측정되지 않았다. 마포구의 4000가구 규모 대단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에서도 실외에서는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단지 안으로 들어가면 LG유플러스만이 5G 서비스가 연결됐다.


통신사들이 인구 수가 많은 곳부터 5G 장비를 설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중소 규모 단지 여건은 더 열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에 5G 기지국을 설치하려면 입주자 3분의 2에게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웠다"며 "최근 이 제도가 개정된 만큼 5G 인프라스트럭처 확산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코엑스몰 등 대형 쇼핑몰과 주요 백화점에서도 5G 속도는 1000Mbps 안팎이었다. 하지만 무작위로 추출한 소규모 상가 건물에서 5G 속도는 500Mbps 대로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최대 20배'까지 빠른 속도를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줬던 것에 비하면 소비자 눈높이에 못 미치는 셈이다.

최신 휴대전화를 사기 위해 5G 요금제에 가입했지만 5G가 불안정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아예 LTE 우선 모드를 쓰는 사용자도 많다. 또 5G 속도를 경험한 사용자들은 LTE 속도로 내려갔을 때 상대적으로 불만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 3사는 5G 기지국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통사들은 5G 통신 서비스를 처음 상용화한 작년부터 최근까지 12조원 이상을 5G 시설 투자에 썼다.


이를 통해 지난 8월 기준 전국 13만여 곳에 기지국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 5G 커버리지는 전체 국토 면적 중 30%에 미치지 못한다. 비싼 요금을 내고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가입자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통사들은 2022년 상반기까지 5G 전국망 구축을 목표로 총 2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LTE도 현재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10년 걸렸다"며 "이통사가 5G 인프라에 수조 원씩 투자하고 있는 만큼 기술 개발을 통해 LTE 때보다 빠르게 5G 품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번 5G가 잘되는 경험을 한 사람들은 5G와 LTE를 사용할 때 인터넷 체감 속도 차이가 커서 돌아가기 힘들다는 얘기도 있다. 이달 초 갤럭시 S20+를 23만원에 구입한 강태훈 씨(가명)가 대표적 사례다.


그는 "6개월간 9만원 5G 요금제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구입했는데 단말기를 좋은 가격에 샀고 인터넷도 빠르고 완전 무제한이어서 만족한다"며 "6개월 뒤에도 아마 5G 요금제를 계속 사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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