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보이스
IT·과학

비대면 진료후 30분내 약 배달 서비스앱 인기몰이

정지성 기자
입력 2020.12.02 17:39   수정 2020.12.02 19:07
  • 공유
  • 글자크기
20대 의대생 설립 닥터가이드…약 배달앱 '닥터나우'출시

나온지 2주만에 2만 다운로드
전화상담후 퀵으로 약품 배송

소비자 편의성 확 높아졌지만
약사 "약물 오남용·배달과정
약 변질 등 안전성 문제"반대
당국"약 배송 법적 문제없다"
이미지 크게보기
비대면 진료 후 처방받은 약값을 결제하면 30분 내에 의약품을 배달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가 출시됐다. 약국을 직접 찾아가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어 환자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약사 업계는 의약품 오남용과 배달 과정에서 의약품 변질 위험을 경고하면서 의약품 배달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일 의료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인 닥터가이드는 비대면 진료·의약품 배달 서비스인 '닥터나우' 앱을 지난달 출시했다. 닥터나우는 환자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닥터가이드와 제휴 관계인 의사에게 비대면 진료(전화 처방)를 받은 뒤, 의사가 처방한 약을 환자가 지정한 약국을 통해 30분 안에 배달(퀵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닥터나우 앱은 출시된 지 2주 만에 2만여 건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환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약국 업계는 닥터나우 서비스 출시에 반발하고 있다.


배송 과정에서 약이 변질되거나 의약품을 오남용할 위험이 있는 등 약 배달 플랫폼 안전성에 큰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닥터나우 앱이 인기를 끌면 유사한 플랫폼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면서 약사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약품 배달 서비스가 성행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환자가 약국을 지정하면 특정 대형 약국 등으로 주문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배달 앱은 일종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의약품 배달과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결국 약국이 질 수밖에 없다"며 "회원사 약국에 닥터나우 앱 제휴 약국으로 참여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약사들의 우려에 대해 닥터가이드는 충분한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우선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는 일부 의약품은 약사 판단에 따라 배송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고, 처방전 중복 확인 시스템으로 의약품 오남용 우려도 사전 차단했다는 설명이다.


또 약 종류를 수령인이 아니면 확인할 수 없도록 약 봉지를 3중으로 밀봉해 배달하고, 특정 약은 소비자가 바로 수령하지 않으면 업체 측이 회수해 약국에 반납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장지호 대표 장지호 닥터가이드 대표(23)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도 몸이 불편하신 분들은 불가피하게 약 배달이 필요할 때가 많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도 의약품 배달 서비스를 양성화하고 관련 규제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 의대 본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장 대표는 "고혈압을 앓고 있지만 몸이 불편해 병원·약국에 가기 어려운 외할머니가 불편을 겪는 것을 보고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약 배달 서비스를 창업했다"며 서비스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닥터나우 앱을 통한 의약품 배달 서비스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지난 2월 복지부가 발표한 "의사·환자 간 협의하에 비대면 처방과 약 수령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한시적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게 보건당국 해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사법상 의약품 배달 금지가 맞지만 코로나 사태를 맞아 한시적으로 허용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벤처 업계 일각에서는 약국 업계가 표면적으로는 안전성을 반대하는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기득권 지키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향후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되면 약 배달은 당연히 같이 제공돼야 하는 서비스"라며 "배송 과정상 안전장치는 마련해야겠지만 소비자 편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반대할 문제는 아니다"고 약사 측 반발을 일축했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의료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만 거대한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직방(부동산 앱)이나 카카오택시(택시호출 앱)처럼 스타트업과 의약계 상생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1999년), 중국(2005년), 일본(2013년 도입) 등 대다수 선진국은 비대면 진료와 의약품 배달을 허용하고 있다.

[정지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