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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기간에 빈발하는 '배·가슴 통증'…그 이유를 알아보니

입력 2020/12/25 00:09
수정 2020/12/25 14:45
위식도 역류염, 수시간 지속되진 않아
급성 심근경색은 쉬어도 통증 계속돼
갑자기 배 전체 아프면 복막염 등 의심
공복시 쏙 쓰리면 위 궤양 가능성 높아
우측 아랫배 갑자기 아프면 급성 맹장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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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 웹엠디]

24일 저녁부터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됐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예년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모여 즐겁게 떠들고 웃을 수 없지만, 그래도 연말을 만끽할 수 있는 연휴이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지만 항상 '돌발상황(질환)'은 병의원이 문닫은 연휴기간에 잘 발생한다. 명절이나 연휴에 잘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복통(腹痛·abdominal pain)'과 '흉통(胸痛·chest pain)'이다. 사실 살면서 배 한번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다. 배가 아프면 당연히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그 원인을 파악한 후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배가 조금만 아파도 매번 병원을 찾기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복통은 반드시 이유가 있다. 복통 위치에 따라 질환 종류도 다르다. 복통에 대한 상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복부(배 부위)통증의 위치를 알면 30가지 이상의 질병을 알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흉통이 생겼을 때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질환은 심장질환이다. 그러나 흉통의 원인은 다양하고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1/4은 흉통을 경험하지 않는다.

복통은 복강 내에 있는 위, 소장, 대장, 간, 담낭 및 췌장과 같은 소화기관 이상으로 주로 생기지만 간혹 심장, 폐, 콩팥, 자궁, 난소 등 복강 외에 위치한 기관에서 유발되기도 한다.

이처럼 복통 이유는 너무나 다양해 의사가 환자에게 복통의 양상에 대해 여러 질문을 하게 되고 배를 직접 만져보며 의심되는 질환에 맞는 검사를 실시한다.

민영일 비에비스 나무병원 대표원장은 "복통이 있을 때는 언제부터, 어느 부위가, 어떻게 아프기 시작했는지, 통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다른 동반 증상은 있는지 등을 기억해 의료진에게 알려주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가 아플 때 자가진단은 이렇게 한다. 배를 좌우,상하로 4등분해 각 위치별로 나타나는 통증으로 어떤 장기에서 이상이 발생했는 가를 미뤄 짐작할 수있다. 상복부에서 통증이 생기면 위장 혹은 십이지장의 궤양과 췌장염이 원인일 수있다. 하복부에서는 방광이나 전립선의 감염증과 나팔관, 난소와 자궁의 감염증, 종양에 의해서 통증이 생긴다.


오른쪽 아랫부분(우하복부)에서 생기는 통증중 매우 심각한 것은 충수돌기염(흔히 맹장염)이다. 이 부위의 통증을 유발하는 또 다른 원인은 신장결석, 대장염, 그리고 여성은 나팔관과 난소질환 등이다. 충수돌기는 회맹부라고 불리는 대장말단에 붙어있는 데, 이곳은 림프절이 잘 발달돼 있어 질환이 침범하기 쉽다. 림프종, 장결핵, 장티푸스, 장염 등이 여기에서 잘 시작된다. 2세이전의 남아에서 잘 나타나는 장중첩증도 이곳에서 시작된다.

복부의 오른쪽 윗부분(우상복부)에서 발생하는 통증은 담낭(쓸개)에 염증을 유발하는 담석증 때문이다. 또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간의 염증성 질환인 간염에 의해서도 이 부위에 통증을 유발한다. 왼쪽 윗부분(좌상복부)에는 위장의 대부분과 대장의 일부, 비장이 위치해 있는 데, 이 부위에 지속적인 통증을 일으키는 것은 위궤양이다. 대장에 가스가 차있을 때에도 통증이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 금방 사라진다. 복부에 강한 충격으로 비장이 손상을 입었거나 비장을 침범하는 여러 질환에 의해서도 이 부분에 통증이 생길 수있다.

특별한 장기가 없는 왼쪽 아랫부분(좌하복부)의 통증은 게실염과 신장결석으로 생긴다. 통증이 있어도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심하게 아플 경우 요로결석일 가능성이 높다. 게실염은 대장(하행결장)의 벽에 생긴 주머니에 장의 내용물이 고여 발생하는 염증이다. 여성은 좌하복부가 아프다면 나팔관과 난소에 감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배가 아플때 아픈 부위를 눌러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 복통의 원인이 심각한 것일 수있다. 따라서 누를 때 더 아픈 압통(押痛)이 있는가를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압통은 손가락으로 복부의 특정부위를 눌렀을 때, 그 압력에 의해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대수롭지 않는 원인에 의한 복통은 대개 압통을 동반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장 및 요료결석은 매우 심각한 질환이지만 압통이 전혀 없거나 아주 약하게 동반된다.


◇비슷한 듯 다른 흉통= 급성 심근경색의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전체를 짓누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지속되면서 왼쪽 어깨와 등, 턱으로 통증이 뻗치고 식은땀이 나는 경우가 많다. 허성호 기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일부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심한 흉통을 동반하지 않고 '체한 것 같다', '가슴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처럼 쐐하다'라는 비특이적인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장혈관이 좁아져 발생하는 협심증은 가슴 앞쪽 전체가 쥐어짜는 듯한, 혹은 무겁게 가슴 전체를 누르는 듯한 통증이 수분동안 지속되고 쉬면 사라진다. 무거운 것을 들고 걸을 때, 빨리 걸을 때, 뛸 때, 계단을 올라갈 때, 언덕 올라갈 때 등의 상황이 해당된다. 몇초 정도로 짧게 지속되는 통증은 협심증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운동하면 나타나고 쉬면 좋아지는 상태를 '안정형 협심증'이라고 부른다. 안정형 협심증은 2주 이내에 통증이 오는 빈도가 더 잦아지고, 평지를 걷거나 집안일 정도의 약한 강도에도 통증이 생기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불안정형 협심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급성심근경색'으로 악화되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 속의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내로 역류하는 것으로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쓰림과 역류 증상이다. 가슴이나 명치부근이 쓰리거나 아프며, 명치 아래에 고춧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화끈거린다. 가슴뼈 뒤쪽 부분에 타는 듯한 느낌도 있다. 통상 식후 30분에서 2시간내 나타나고 10분 이상 지속되지만 수시간씩 계속되지는 않는다. 숨을 깊이 들이쉬거나 기침, 재채기를 할 때 옆구리와 뒤가슴이 바늘로 찌르는 듯이 아플 때가 있는데 이것은 늑막염일 가능성이 높다. 아픔이 늑골을 따라 생기는 것은 늑간신경통이다.

◇쥐어짜는 듯한 복통= 복통은 여러 원인에 의해 대장이나 소장이 막혀서 나타날 수 있다. 이때 통증의 부위가 일정하지 않고 복부 전체가 쥐어짜는 듯이 아프며, 지속적인 통증이 아닌 5분이나 15분 간격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소장 폐색은 이전에 수술을 받은 후 생긴 장유착에 의해 주로 발생하고 대장 폐색은 대장암과 같은 악성 종양이나 염증성 장질환에 의해서 생긴다. 장지웅 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복통과 함께 위나 소장과 같이 근위부 장관이 막힌 경우에는 구토가 있을 수 있고 대장 같은 하부 장관이 막힌 경우에는 변비가 동반될 수 있다"며 "급성 장염, 특히 급성 소장염이 있는 경우 일시적인 마비성 장폐색이 발생하여 위와 같은 복통을 동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복상태서 속쓰림= 식사 전·후 혹은 새벽에 공복인 상태에서 복부가 쓰리고 아픈 통증이 오는 것은 위나 십이지장의 궤양, 염증에 의한 경우가 많다.


주로 명치 부위에 통증이 있으며 타는 듯하거나 칼로 베는 듯한 느낌, 공복감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보통의 경우 식사 1~3시간 후에 나타나며 새벽에 속이 쓰려 잠에서 깨어날 수도 있고, 음식물이나 제산제를 먹으면 바로 좋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별한 치료 없이 좋아질 수도 있고 수개월간 증상이 지속되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 천공으로 인한 복통으로 응급 수술을 하는 수도 있다.

◇윗배 통증과 메스꺼움= 메스꺼움, 구토와 함께 윗배, 특히 오른쪽 윗배에 지속적인 통증이 있거나 식사 후 충만감, 트림, 방귀가 나오고 기름진 음식소화가 잘 안 될 경우에는 담도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췌장염은 평소 술을 많이 마시거나 담석증이 있는 사람에게 잘 발생하는 질환으로 경미한 통증부터 심한 통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식은땀이 나고, 통증은 주로 명치부위 혹은 왼쪽 윗배에 나타나며 등 쪽으로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동반 증상으로는 소화장애, 메스꺼움과 구토, 장 마비, 발열, 황달이 나타날 수 있고 늑막까지 염증이 퍼져 늑막액이 생길 수도 있다.

◇식사 후 아랫배 만성통증= 신경성 경련이나 과민성 장증후군 등 장의 연동운동이 원활하지 못한 결과로 복통의 증상이 나타날 때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경련이 일어난 부분을 손으로 누르면 압통이 느껴지며, 복부를 따뜻하게 해주고 부드럽게 마사지를 해주면 경직된 부위가 풀어지면서 통증도 완화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만성적인 복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붙여지는 흔한 진단으로 볼 수 있다. 식사 후에 주로 왼쪽 아랫배에 심하지 않은 통증이 있으면서 복부 팽만감과 함께 가스가 많이 차고, 변비나 설사가 교대로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은 배변 후 좋아지기도 하는데, 과민성 대장증후군 자체가 대장 검사상 특별한 기질적 원인이 없을 때 내리는 진단으로 심각한 병은 아니다.

◇오른쪽 아랫배 급통= 오른쪽 아랫배에 통증이 있을 때는 급성 맹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맹장이라고 해서 전부 다 급성 통증이 오는 것은 아니다. 급성 맹장염이라고 부르는 질환은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충수돌기염'으로, 맹장 끝에 자리한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급성 충수돌기염과 흔히 혼동되는 질환은 급성 게실염이다. 오른쪽 대장에 게실이 있는 경우 게실에 염증이 생기면 오른쪽 아랫배에 통증이 발생하는데, 급성 충수돌기염의 통증이 명치부분이 체한 듯하다가 1~2일 후 오른쪽 아랫배로 통증으로 옮겨가는 것과 달리 급성 게실염은 처음부터 오른쪽 아랫배가 아픈 것이 특징이다. 급성 게실염은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젊은 성인에서 흔히 발생하고 있으며, 천공과 같은 합병증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술은 하지 않고 내과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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