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카이스트 교수님의 말씀 "너 자퇴하고 창업해라"

입력 2021/01/13 17:39
수정 2021/01/14 11:23
카이스트 자퇴후 스타트업 차린
에듀테크 '클라썸' 이채린 대표

자유질문 안되는 수업방식 불만
시공간 불문 수강·토론 가능한
온·오프 융합교육 플랫폼 개발
대학 넘어 기업 교육에도 접목
올해 CES 두 번째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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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학교 수업이 원래대로 돌아오더라도 온라인을 융합한 교육 형태는 더욱 각광받을 겁니다."

11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 참가한 '클라썸'의 이채린 대표(사진)는 13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온·오프라인의 교육 환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블렌디드 러닝'을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과 대면 학습이 혼합된 새로운 교육 방식이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듀테크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다.

클라썸은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육자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업체다. 시공간 제약 없이 강의 수강부터 질문, 토론 등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1996년생인 이 대표는 카이스트 전산학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평소 친구와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공부하는 방식을 선호했던 이 대표는 대학에 와서 자유롭게 질문할 수 없다는 것에 답답함을 느꼈다. 수업이 끝나면 자연스레 흩어지는 친구들과 연대감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교수에게 질문할 때도 '이런 질문을 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앞서 위축됐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자 수업마다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교수와 수강생들을 모았지만, 정리되지 않은 환경에 기대했던 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다.

수업 환경을 바꿔보겠다는 이 대표 시도는 자연스레 클라썸의 사업 구상으로 이어졌다. 2학년 재학 중 수업이 끝난 뒤에도 구성원이 소통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휴학하고 사업 체계화에 몰두한 이 대표는 정식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자퇴를 결심했다. 학업과 병행을 고민했지만 사업에 집중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어린 나이에 학업을 그만두고 창업하는 것을 두고 주변에서 말릴 법도 했지만, 클라썸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지도교수들은 이 대표의 선택을 응원했다.


이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오래 일하다 오신 분들이 굳이 학사 학위가 없어도 잘된 사례가 많다며 독려해주셨다"며 "고등학교 때까지 창업에 대한 편견이 있었고 대학에 와서 창업 실패 사례도 많이 봤지만, 성공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수업(Class)'과 '토론(Forum)'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담아 2018년 클라썸을 론칭했다. 이 대표는 "매일이 도전이고 어렵지만 그 과정에서 희열을 느낀다"며 "창업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했고 소통 기반 학습 시스템은 세상에 퍼뜨리고 싶은 가치라고 생각했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클라썸의 CES 참가는 2019년 이후 두 번째다. 사업 초창기에는 소통하는 교육 플랫폼이라는 점을 내세워 미국 시장에서 확장하는 것이 주요 참가 목적이었다. 이후 호주에 진출한 데 이어 일본, 핀란드 등에도 시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지 못한 교육기관을 위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현재 23개국, 3000여 개 기관으로 클라썸의 사업 범위를 넓혔다. 이 대표는 "지난 3년간 서비스가 알려질 수 있었던 것은 이용자들의 좋은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면 기회가 단절된 것이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학교 교육에 초점을 맞췄지만 지금은 교육을 제공하는 모든 기관에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백화점, 웅진 등이 인사교육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입사원, 승진자 등 사내 인력은 물론 고객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인사부서에서 학습자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클라썸 수요가 늘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클라썸이 '블렌디드 러닝'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는 점을 알릴 계획이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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