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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는 보건소에서, '아스트라'는 민간 병원서 맞는다

윤지원 기자
입력 2021.01.13 18:03   수정 2021.01.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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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 공공접종센터서

무료접종 예산 3조700억원
수천억원대 비용절감 기대
백신 상온노출 위험도 줄어

민간병원 기피현상 우려도

위탁기관엔 건보재정 지원
화이자·모더나外 접종맡겨
◆ 코로나 1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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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 국민 무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공공접종센터' 카드를 적극 활용하고 나선 것은 국민 사이에 제기된 두 가지 염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우선 지난해 가을에 발생했던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태로 국민이 백신에 가진 불안감을 완화하겠다는 것이 첫째다. 또 올해 코로나19 백신 구입 등 관련 예산이 1조3000억원 정도 밖에 편성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깜짝' 전국민 무료 접종 약속을 더하며 재정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를 누그러뜨리려는 것이 둘째다. 당초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 국민 무료 접종을 시행하려면 시술비 명목으로 2조원가량 추가적 예비비 출혈이 생길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공공접종센터에서 모더나·화이자 백신 물량을 전담 접종함으로써 수천억 원의 시술비를 절감할 수 있다.

정부는 공공접종센터와 민간 위탁의료기관 두 가지 트랙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체 국민 중 절반 이상이 공공접종센터에서 백신을 맞게 된다.


공공접종센터는 보건소와 대형 공공의료원 등이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 화이자 백신처럼 보관·유통에 극저온 관리가 필요한 백신을 공공접종센터가 전담한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 백신 상온 노출 사태에서처럼 화이자·모더나 등 관리가 까다로운 mRNA 형태 백신은 자칫 관리를 잘못하면 상당량을 폐기해야 하거나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가급적 공공에서 직접 관리하며 접종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확보한 모더나·화이자 백신 물량은 대략 4000만명분이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 의료계가 접종을 진행할 물량보다 공공 측에서 접종을 진행하게 될 물량이 압도적으로 더 많다"며 "센터에서 드는 시술비는 사실상 '0'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반면 위탁의료기관은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노바백스 등 상온 냉장 보관이 가능한 백신을 담당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시술비(접종 1회당 약 1만9220원 추정)는 건보 재정에서 분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민간에 접종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공공접종센터와 위탁의료기관으로 백신 종류가 양분되며 국민 사이에서 '민간 의료계 접종' 기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민간이 접종을 진행하게 될 아스트라제네카는 평균 예방 효과가 70.4% 정도에 그치지만 공공이 담당하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은 효능이 더 좋기 때문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는 "업체별 백신 성적표가 곧이어 나올 텐데, 소비자가 효과가 좋은 것을 선택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화이자 등 예방력이 좋은 백신이 선호될 수 있고 민간 접종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로 정부가 추가 예비비 활용 대신 건보 재정 동원을 결정했지만, 건보 재정 악화를 가속화하는 '조삼모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 교수는 "민간 접종비를 건보 재정에서 끌어 쓰는 것은 소진 속도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건보와 협의도 아직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건보 관계자는 "건보 재정 분담이 결정됐다는 통보를 아직 받지 못했다"며 "건보 재정을 쓰려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부터 거쳐야 해서 정부가 '확정'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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