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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세요? 당신의 장점 50가지를 적어보세요" [스물스물]

최현재 기자
입력 2021/01/18 23:04
남윤희 '마음작업실 풀다' 대표 인터뷰
※스물스물은 '20년대를 살아가는 20대'라는 의미의 신조어입니다. 사회 진출을 준비하거나 첫 발을 내딛고 스멀스멀 꿈을 펼치는 청년들을 뜻하기도 합니다. 매일경제 사회부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20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참신한 소식에서부터 굵직한 이슈, 정보까지 살펴보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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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를 상징하는 신조어는 '코로나 블루'였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그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일상 생활 제약이 커지면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사태가 심각해진 것을 인지한 정부는 지난 14일 코로나 블루 현상을 막기 위해 '전국민 대상 주기적 정신건강서비스 제공'을 골자로 하는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코로나 블루를 앓고 있는 대표적인 계층은 2030 청년들이다. 코로나19 이후 심각해진 실업 및 취업난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협소해진 대인관계 탓에 청년들의 마음 건강 관련 지표는 악화일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우울증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20대는 총 9만2130명으로, 2019년 11만 8166명의 약 80%에 육박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심리 방역'이 중요해진 이 때, 청년들의 마음 건강 악화를 막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지난해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의 '청년 일대일 마음상담' 위촉 상담사로 활동한 심리상담사 남윤희 '마음작업실, 풀다' 대표는 "가장 필요한 건 사회적 연결감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없다면 온라인에서라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권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Q. 코로나19로 청년들의 심적 어려움이 가중됐다. 상담을 진행하며 느꼈던 청년들의 마음 상태는 어땠나.

A. 일단 집안에서만 지내야 하는 상황은 물론이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경제 활동이 제한되면서 정서적으로 취약해진 상태였다.


보통 사회·경제적으로 어렵고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청년들이 상담을 신청하는데, 사회적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 겹치며 어려움이 더 커진 것이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희망없이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는 경우가 꽤 있었다.

Q. 청년들이 주로 호소하는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

A. 모든 길이 다 막혀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이전에는 취업준비생이라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버는 등 자신 스스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이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취업난은 심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자기효능감을 느낄 여지가 모두 차단된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경우 심리적 위축감이 심해지고, 가족과의 불화도 더 빈번해질 수 밖에 없다. 혼자 사는 청년들의 경우 생활비가 점점 줄어드는데서 오는 좌절감도 호소하기도 했다.

Q. 심리 상담이 '코로나 블루'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A. 상담을 신청한다는 것 자체가 자기 변화의 욕구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자신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있는지를 호소하고 싶기도 하지만, 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의지도 내담자 안에 있다. 우선 공감과 경청으로 내담자의 정서적 지지자가 돼 주는 것이 첫번째다. 그래서 상담사와 내담자간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한다. 고립감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서는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현재 모든 인류가 경험하는 보편적인 문제임을 인식하게 해준 뒤, 진로와 구직 등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모색해본다. 심리 상담을 통해 자신 안에 긍정적인 에너지와 자원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자기 통제력 회복으로 희망과 자신감을 갖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Q. 구체적인 상담 과정이 궁금하다.

A. 우선 내담자에게 자신의 장점을 50가지 정도 적어보라고 한다. 그 다음엔 발달 단계에서부터 현재까지 생각나는 모든 기억을 써보는 '기억 정리' 작업을 주문한다. 상담사가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사고방식이나 감정 패턴이 '과거의 기억'과 연관돼 있음을 깨닫는다. 물론 나쁜 기억 때문에 기억 정리를 힘겨워하는 내담자들이 많지만 내가 누구인지를 파악하고, 자신감을 찾는데 필요한 작업이다. 이 과정을 거친 뒤 상담을 진행한다. 내담자들이 "나를 돌보는 힘이 생겼다" "객관적으로 나를 보는데 도움을 받았다"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구나" "앞으로 가는 느낌이 든다" 등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내주기도 했다.

Q. 코로나 블루를 겪는 청년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A. 코로나19 시기에 가장 필요한 건 사회적 연결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없다면, 온라인에서라도 연락을 주고 받아 사람들과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유지하도록 권한다. 운동 또한 심리적 건강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집에서만 지내는 것이 우울감을 더하는 이유는 긍정적인 자극이 없기 때문이다.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거나 동네 한바퀴 산책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할 수 있는 작은 운동을 해보길 바란다.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심리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무료이거나 아주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한 곳이 있으니 힘들 때 한번 쯤은 도움을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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