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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보톡스 전쟁 종결…메디톡스 380억 받고 소송철회

김시균 기자
입력 2021.02.21 17:34   수정 2021.02.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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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엘러간·에볼루스
3자간 합의 ITC소송 일단락


메디톡스 380억 합의금 수령
판매액따라 로열티도 받아
에볼루스 지분도 무상 확보

대웅 "우린 동의한적 없지만
미국 사업 리스크 해소될 것"
나보타 미국 판매 재개 환영
국내 민형사소송 계속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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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톡신 제제(일명 보톡스) 균주 도용을 둘러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미국 내 '보톡스 분쟁'이 일단락됐다. 소송 원고인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의 미국 유통·판매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가 제공하는 합의금과 미국 내 판매량에 따라 지급받는 로열티를 수령하는 대신 대웅제약의 나보타에 대해 미국 내 판매를 용인해주기로 전격 합의했기 때문이다. 다만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모두 국내 소송은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균주 도용을 둘러싼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20일(현지시간) 에볼루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보톡스균 도용 여부를 둘러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등 지식재산권 소송 일체에 대해 합의하기로 메디톡스·엘러간과 3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EC에 따르면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앞으로 2년간 합의금 3500만달러(약 380억원)를 지불한다.


또 지난해 12월 ITC 최종 판결 시점부터 계산해 이후 21개월간 나보타 매출액에 따라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제공한다. 21개월 이후부터 엘러간은 빠지고 메디톡스에만 매출 발생분 대비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 메디톡스는 에볼루스가 발행하는 보통주 신주 676만2652주를 받기로 했다. 인수 가격은 총 67.62달러(약 7만5000원)로 무상이나 마찬가지다. 주식 인수가 완료되면 메디톡스는 16.7% 지분을 확보해 에볼루스 2대 주주가 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ITC 예비 판결 후 480억원을 투자해 에볼루스 전환사채 307만주를 취득한 바 있다. 주당 13달러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에볼루스 지분을 각자 소유하는 '적과의 동침' 상황도 연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합의금과 로열티, 그리고 에볼루스 지분을 수령하는 조건으로 메디톡스는 에볼루스를 상대로 제기했던 미국 캘리포니아 소송을 철회하는 등 모든 소송 절차를 중단한다. 이번 합의로 지난해 12월 내려진 ITC의 나보타 21개월 미국 수입 금지 명령은 효력을 상실하고, ITC 결정에 대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추가 항소 절차도 더 이상 진행할 필요가 없어졌다. 전격적인 3자 합의로 메디톡스는 상당한 실익을 챙기는 한편 잇단 악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보톡스 전쟁을 시작한 2016년 이후 휴젤에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 또 지난해 상반기 이후 자사 보톡스 제품인 '메디톡신주' '이노톡스주' '코어톡스주'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잇달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에서 메디톡스가 주장했던 것이 사실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며 "앞으로 함께 사업을 할 엘러간, 에볼루스와 잘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에볼루스가 3자 합의에 응한 것은 ITC가 '주보'(나보타 미국 제품명)에 대해 21개월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린 가운데 회사 영업활동 중단을 피하려고 경영상 판단에 의거해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웅제약은 합의의 직접 대상자도 아니고 3자 합의에 동의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웅제약은 "(이번 합의로) 미국 내 (보톡스 유통·판매 관련) 사업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며 "나보타 판매 재개 기반이 마련된 만큼 나보타의 앞선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볼루스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소송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돼 영업이익 회복에도 긍정적이다.

다만 이번 합의로 대웅제약 보톡스 제품의 해외 판매·유통 이슈는 해소됐지만 양사 간 국내 소송전은 그대로 진행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남은 국내 소송에서 반드시 승소하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도 "이른 시일 내에 국내 민형사 재판에서 승소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 보툴리눔 균주와 영업비밀인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2017년 국내 법원에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5년째 법정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2019년 1월에는 ITC에 공식 제소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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