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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커버스토리] 디지털 세계엔 24시간 잠들지않는 '그녀'가 있다

임영신 , 이용익 기자
입력 2021.02.24 04:01   수정 2021.02.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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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 넘어 '사람 감정으로' 대화하는 디지털 휴먼 시대 성큼

가상 뷰티 컨설턴트부터
주택대출상담·수면 교정까지
전문지식·정보 전달은 기본
사람처럼 농담하며 친밀하게 대화

韓도 가상아이돌 종횡무진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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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 미국 P&G의 고급 화장품 브랜드 SKⅡ는 디지털 뷰티 컨설턴트 '유미(Yumi)'를 도입했다. SKⅡ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올백 머리를 한 유미가 밝은 목소리 톤으로 이름을 묻는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이 참 잘 어울린다. 온라인 쇼핑에 빠져 있으니 제발 브랜드는 말하지 말아달라"며 농담도 던진다. 피부 트러블이 있다고 말하자 유미는 '어떤 심정인지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건조, 모공, 주름 등 피부 상태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오간 뒤 유미는 화장수 신제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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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Ⅱ 스킨케어 가상 컨설턴트 `유미` 코로나19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디지털 휴먼도 본격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5G(세대) 통신, 컴퓨터 그래픽 등 첨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융합하면서 사람처럼 겉모습뿐 아니라 양방향 대화가 가능한 디지털 휴먼이 나올 수 있는 토대가 갖춰지고 있어서다. 소비자가 디지털 휴먼과 직접 소통하고 상품·서비스를 구매하는 이른바 'D2C(Digital human to Cousumer)'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해외에선 최근 1~2년 전부터 산업계에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휴먼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등장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의 핵심인 사무 자동화를 위해 챗봇을 써본 기업들이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사람 모습을 갖춘 챗봇인 디지털 휴먼에 주목한 것이다. 매장에 디지털 휴먼을 영업사원으로 채용한 보다폰은 "DX 시대엔 온라인 고객 채널을 최대치로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며 "고객들도 디지털 휴먼의 상담 서비스에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디지털 휴먼 개발업체 UNEEQ 측은 "디지털 휴먼은 챗봇과 사람의 장점을 동시에 갖췄다"며 "시간과 공간에 구애되지 않고, 정서적 유대감·친밀감을 쌓을 수 있어서 대화량이 풍부해진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사적인 주제나 주변 눈치에 따라 디지털 휴먼과 대화하는 것을 사람보다 더 편안하게 여기는 경향도 있다는 게 UNEEQ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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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 디지털휴먼 직원 `플로런스` 디지털 휴먼의 역할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호주 인터넷전문은행 유뱅크(UBank)에서는 디지털 휴먼 사원 '미아(Mia)'가 주택담보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


미아는 기준금리, 대출 금리와 조건 등을 구두로 설명하면서 채팅창에 관련 정보를 띄워준다. 미국에선 주택담보대출 등을 취급하는 신생 업체들이 디지털 휴먼을 채용해 상담뿐 아니라 전문용어를 설명하는 역할을 맡기고 있다. 뉴질랜드 럭비 국가대표 선수이자 코치로 '럭비 전설'로도 불리는 존 키르완(John Kirwan)은 자신과 똑 닮은 디지털 휴먼을 수면 상담 애플리케이션에 집어넣었다. 디지털 존 키르완은 "수면 장애가 오면 늦은 밤이든 새벽이든 아무 때나 나를 불러달라"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작년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 치닫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보건 직원 '플로런스(Florence)'를 채용했다. 플로런스는 머신러닝을 통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정보를 계속 학습하고 있다. 작년 12월엔 중국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5개 외국어 능력도 추가했다. 업데이트를 통해 구글 클라우드 대화형 AI플랫폼 '다이얼로그 플로(Dialogflow)' 등 자연언어처리(NLP) 모델을 적용한 것이다.


플로런스는 총 12개 외국어를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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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티코리아 디지털휴먼 모델 `수아` 디지털 휴먼의 가장 큰 특징은 정보 전달뿐 아니라 표정 변화와 어우러진 감성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유미와 플로런스 등을 만든 솔머신(Soul Machines)은 AI플랫폼인 'AI 브레인'을 개발했다. IBM의 AI인 왓슨 등을 활용해 양방향 대화를 하고, 시각·청각·촉각 등 정보를 독자 개발한 AI 기술로 사람의 두뇌처럼 실시간으로 처리해 리액션을 한다. 솔머신 측은 "디지털 휴먼이 환하게 웃으면 사람의 마음도 편안해진다"고 설명했다. UNEEQ의 디지털휴먼은 아마존웹서비스 클라우드 기반에서 행복, 공감, 슬픔, 공포, 분노, 호기심 등 8가지 감정을 표현한다.

한국 기업들도 디지털 휴먼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LG전자의 디지털휴먼 '김래아'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올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디지털 걸그룹 에스파(aespa)는 유튜브 등에서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게임 엔진 기업인 유니티코리아의 디지털 휴먼 '수아'는 작년 12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국내 최대 개발자 콘퍼런스인 유니티의 유나이트 서울 2020의 기조영상에 등장했다. 수아는 모델, 가수, 배우 등을 소화하는 멀티 연예인이 되는 것이 목표다.

[임영신 기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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