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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통신6 - [칼럼] AI시대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물려줄까?

입력 2021/03/25 14:28
수정 2021/03/30 14:19
-김명화 아시아유니콘스 회장
[스튜디오M]

먼저 사연을 말하자면 필자는 소프트웨어(SW)와 인연이 깊다. 한국SW개발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서 많은 기업인들을 알게 됐다. SW의 핵심인 인공지능(AI)으로 상징되는 4차산업혁명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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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명화 아시아유니콘스 회장

‘4차산업혁명’은 독일의 ‘인더스트리(Industrie) 4.0’에서 비롯됐다. AI와 스마트팩토리가 결합된 사이버물리시스템(CPS)의 종주국이 독일이다. 독일의 저력은 기초과학과 기술, 제조업이라는 본질에서 나왔다.

독일은 1,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자 패전국이다. 그로 인한 경제적 피폐와 트라우마가 오래 지속됐다. 일본은 한국전쟁 특수 덕분에 재기했지만 독일은 그런 찬스가 없었다. 동서독 분단으로 인한 민족적 상처도 깊었다.

지금 독일은 세계가 모두 본받으려 하는 선진국이고 행복국가다. UN ‘세계행복보고서’에서 독일은 2021년 기준 행복지수 세계 7위를 기록했다.


독일이 상처 딛고 실어선 치유의 텃밭


‘독일인의 행복’을 길어올리는 작은 샘물이 있다.


19세기 초 독일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 조성한 생계형 텃밭이 시초였다.

일부 도시 근교 전원에 밭을 일궈 농작물을 재배하고 닭과 오리를 키웠다.

전원에 조성된 텃밭이 국민적 붐을 일으킨 것은 ‘치유효과’ 덕분이다. 의사이자 아동심리학자였던 모리츠 슈레버 박사가 텃밭 치유법을 내놓았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햇볕을 많이 쬐고 식물을 가꾸게 하라”고 계몽했다.

그의 처방이 수많은 치유사례로 입증되면서 전국민적 텃밭 붐이 일었다. 독일의 교외 텃밭은 ‘슈레버 가르텐’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됐다.

슈레버 가르텐은 전후 독일국민 모두의 치유쉼터가 됐다. 패전의 상실감과 나치 오명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달래는 안식처였다. 이름도 ‘클라인 가르텐(작은 정원)’이라는 일반 명사로 자리 잡았다.

전국에 150만개가 있고 모든 자치주가 부지를 확보하도록 규정돼 있다. 클라인 가르텐은 “삶의 본질에 충실하라”고 가르친다. 상하수도가 없어 펌프로 지하수를 길어 올려야 하고 전기도 공급되지 않는다.


재배한 농작물은 판매가 금지돼 있다. 엄격한 관리 규정을 어기는 사람은 퇴출된다. 불편하지만 자연친화적인 클라인가르텐은 국토의 허파와도 같다.

독일 국민은 클라인 가르텐에서 정서적 안정과 행복을 얻고 있다. 조사 초기 하위권이던 행복지수도 꾸준히 올라 북유럽국가를 제치게 됐다.


텃밭은 미래 세대에게 가장 값진 선물


SW기업을 경영하던 필자가 텃밭에 주목한 계기도 바로 클라인 가르텐이다. AI도, SW도, 경쟁력도, 성공도 삶의 본질에 뿌리내릴 때만 의미가 있다.

클라인가르텐이 탄생한 19세기초 미국의 한 청년은 숲속에 오두막을 지었다. 하버드대학을 나온 수재가 출세를 버리고 오두막 생활을 택한 것이다.

그는 자연 속에서 “삶이 아닌 것은 모두 버리라”는 가르침을 실천했다. 그 청년이 바로 헨리 데이빗 소로우다. 그가 2년간의 전원생활을 기록한 월든(Walden)은 인문학의 경전이 됐다.

한국은 지금 소위 잘 나가는 국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위기의식을 느낀다. 우리가 딛고 서 있는 땅은 과연 얼마나 단단한가. 우리 생명의 원천인 공기와 물은 얼마나 안전한가. 우리의 멘탈은 얼마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가. 왜 우리는 이런 질문을 마주할 때면 초라해지는가.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투자정보보다 햇볕과 텃밭이 아닐까. 그 이전에 그런 고민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아닐까. 그런 꿈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전국을 찾아다녔다. 그래서 발견한 곳이 바로 경기도 양평군 자연 휴양림이다. 수십만 평 국유림 속 온전한 휴식과 치유의 보금자리.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베이스캠프가 되게 하고 싶다. 양평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시키고 싶다. 작은 숲속 텃밭과 오두막으로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싶다. 정말 공감할 수 있는 귀인들과 그 공간을 가꾸고 싶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그 공간을 물려주고 싶다. AI나 SW교육, 명문대 졸업장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 공간이 그보다 더 절실한 기반이 될 것이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올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곳에서 치유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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