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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파인애플로 만든 가죽 들어보셨나요?…실리콘밸리도 ESG에 푹 빠졌죠"

입력 2021/04/14 04:03
수정 2021/04/14 09:18
美스타트업 '몰리큘' 차일구 총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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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최근 제품을 디자인할 때 무엇을 많이 생각하냐고요? 확실히 환경에 대한 고민이 가장 먼저인 것 같아요."

정보기술(IT) 제품 디자인의 트렌드는 오늘날 실리콘밸리에 있는 애플, 구글, 테슬라 등 기업이 선도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실리콘밸리에 있는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주제는 무엇일까? 현지 스타트업 '몰리큘'에서 일하고 있는 차일구 제품총괄디자이너는 "단연 ESG(환경, 책임, 투명경영 등 세 가지 선한 가치를 뜻하는 용어)"라고 말한다. 기업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 디자인에서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철학이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굉장히 강조되는 트렌드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애플이 아이폰12를 친환경 소재로 제작하는 사례가 그렇다.


차 디자이너는 "포장재를 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만드는 것이 미국 기업의 트렌드"라며 "내장재 역시 2016년부터 스티로폼 사용 등이 극도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가죽 재질도 동물성 가죽을 쓰는 것이 아니라 '비건 레더'라고 해서 파인애플 잎, 코르크, 코코넛 껍질 등에서 얻는 대체 가죽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는 "디자이너는 제품이 사용될 때뿐만 아니라 수명이 다했을 때 어떻게 재활용될 것인지까지 고민해야 한다"며 "환경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덜 하면 각종 예쁜 디자인을 할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을 희생해가면서 세상에 보다 나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이 최근 이곳 디자인의 확연한 추세"라고 소개했다. 한편 몰리큘은 공기 중 오염 물질을 광전기를 활용해 산화시키는 방식으로 파괴하는 새로운 개념의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먼저 비듬 등과 같이 크기가 큰 오염 물질은 필터로 거르고, 필터를 통과한 작은 크기의 오염 물질은 자외선(UV-A)을 쬐면서 나오는 활성산소 산화 과정을 통해 파괴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실험 결과 이 기술을 사용하면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비롯해 각종 바이러스를 99.99%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직 실험해보지 못했지만 회사 측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용 의료기기 성능 기준에 몰리큘 제품이 부합한다"고 밝혔다. 현재 애플스토어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몰리큘 에어 프로'는 자연스러우며 어느 공간에나 녹아들어갈 듯한 디자인이 특징인데, 그 덕분인지 2019년부터 미국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품이 꽤나 많이 판매됐다. 차 디자이너는 "빛을 만들어내는 조명이 그렇듯, 공기 역시 어느 공간에나 존재하기에 공기를 만들어내는 제품은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디자인 철학을 소개했다. 한편 차 디자이너가 말하는 디자인 철학과 실리콘밸리에서 디자이너로 취업해 살아가는 이야기 등은 매일경제 프리미엄 뉴스레터 '미라클레터'를 통해 더 들을 수 있다. 그에게 궁금한 사항 역시 미라클레터를 구독하면 질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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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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