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건강] 다리 붓고 저리면 척추질환? '정맥부전'도 의심해보세요

입력 2021/04/21 04:03
척추관협착증 수술 받고도
다리통증이 낫지않는다면
정맥부전이 원인일 가능성

서 있으면 통증이 줄어드는
척추관협착증과 다르게
정맥부전은 앉으나 서나
다리 저림 증상 계속 느껴져

경화제·고주파 등으로 치료
381582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정맥 부전은 척추관 협착증과 증상이 비슷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만큼 척추 및 혈관질환에 전문성을 갖춘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사진 제공 = 제일정형외과병원]

다리가 저리고 시린 증상이 발생하면 척추질환을 의심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고령 환자들이 많다.

나이가 들면 심하지 않지만 척추관 협착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다리가 저리고 시린 원인이 척추협착증이라고 진단돼 허리 수술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약간의 증상 호전이 있는 환자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예전처럼 계속 다리가 저리고 시린 증상이 발생한다.

올해 65세인 김재철 씨(가명)도 저녁만 되면 종아리가 붓고 다리가 무거워지는 증상이 계속돼 병원에 갔다. 검사해보니 척추관이 좁아져서 다리로 가는 신경이 눌리고 통증이 유발되는 척추관 협착증이었다. 이후 김씨는 척추수술을 받았지만, 종아리가 저리고 붓는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통증의 원인이 무릎인 것 같다는 주치의 진단에 무릎 진료도 봤지만 이상이 없어 답답할 뿐이다.


◆ 척추관 협착증과 혼동하기 쉬운 '정맥부전'

김씨처럼 허리 통증에 종아리가 저리고 붓는 증상이 동반되면 단순히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척추관 협착증이 생기면 허리 통증에 종아리 저림 증상까지 동반되기 때문이다. 이에 시·수술 등 허리 치료에 집중하는데, 허리 통증만 개선될 뿐 종아리 통증은 좋아지지 않는다. 이러한 종아리 통증은 정맥 부전에서 비롯되기도 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맥은 혈액이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통로로 정맥혈관의 역류는 허리·다리·골반·발목 통증을 유발한다. 정맥 부전이란 정맥기능 이상으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는 혈관 질환이다. 가장 대표적인 혈관 질환은 다리에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다. 하지정맥류의 전 단계인 정맥 부전은 피부 표면으로 문제가 나타나지 않아 눈으로 봐서는 진단이 어렵다. 이에 통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병원을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381582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김연호 제일정형외과병원 척추·혈관센터 원장이 척추관 협착증 및 정맥 부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제일정형외과병원]

이에 대해 김연호 제일정형외과병원 척추·혈관센터 원장은 "정맥 부전과 척추관 협착증은 증상이 매우 유사하지만, 가만히 서 있으면 통증이 줄어드는 척추관 협착증과 달리 정맥 부전은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도 다리 저림 증상이 느껴진다"며 "그러나 척추관 협착증이 심해지면 정맥 부전처럼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조차 통증이 느껴지는 등 두 질환이 더욱 비슷한 양상을 보여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실제로 정맥 부전으로 척추 수술 후에도 다리의 통증·저림이 사라지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면서 "정맥 부전은 척추관 협착증과 증상이 유사한 만큼 두 질환을 구분하고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척추 전문의와 혈관 전문의의 협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피부 습진·궤양 발생 우려…초기 치료 중요

정맥 부전 검사는 '토니켓'이라는 압박대를 이용해 간단하게 할 수 있다. 다리에 토니켓을 부착해 하지정맥의 흐름을 일시적으로 막아 증상에 변화가 있는지 관찰한다. 증상이 있는 부위를 토니켓으로 묶었을 때 불편했던 증상이 좋아진다면 평소 혈액이 역류하고 있었다는 의미이므로 정맥 부전을 의심해봐야 한다. 토니켓 테스트로 간단하게 진단해본 뒤 정맥 부전이 의심되면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다. 원인이 되는 정맥부터 환자 증상에 맞게 의심스러운 정맥까지 역류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정맥 부전 치료는 과거에 비해 비교적 간단해졌다.

권용원 제일정형외과병원 혈관영상의학센터 원장은 "과거에는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외과적 수술이 주된 치료법이었지만 최근에는 시술 치료가 보편화되어 있다"며 "작은 정맥이면 경화제로, 굵고 깊은 곳에 있는 정맥이면 고주파나 베나실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까다로워지고 정맥성 피부 습진이나 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정맥 부전도 혈관 경화 요법 등을 통해 쉽게 치료할 수 있으니 종아리 통증이 느껴지면 척추 및 혈관 질환에 전문성을 갖춘 병원에 즉시 방문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