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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백신여권 앱' 개발 한국기업, 리눅스재단도 러브콜

입력 2021/04/29 16:48
수정 2021/04/29 22:01
정부에 블록체인 기술 제공한 엄지용 블록체인랩스 대표

가상화폐 없는 기술로 '낙점'
작년 말 5개국에 기술제공 제안
리눅스 재단서도 공식협력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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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저희를 선택한 것은 가상화폐(코인)와 관련이 없으면서도 확장성을 갖춘 '퍼블릭 블록체인'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 우리 방식의 보안과 기술력에 의문을 제기하는데, 이런 오해를 풀 자신이 있습니다. 리눅스재단 글로벌 기관, 외국 정부와의 협약으로 기술력을 증명하겠습니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스타트업 블록체인랩스를 만났다. 이 회사는 질병관리청이 이달 선보인 코로나19 전자 백신접종증명서(일명 백신여권) 앱 '쿠브(COOV)'에 무상으로 블록체인과 분산형 디지털 신원증명(DID) 기술을 제공했다.


엄지용 블록체인랩스 대표(사진)는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코인만 떠올리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전 국민이 쓰는 앱으로 블록체인 활용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업계에선 별로 알려지지 않은 회사가 전 국민이 사용할 앱을 질병청과 공동 개발했다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질병청이 공모나 입찰 방식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엄 대표는 "조만간 전자 백신접종증명서가 전 세계에 통용될 것이라고 작년부터 생각했다"며 "우리에게는 2018년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이 있었다. 작년 12월 앱을 다 만들고 가서 질병청에 설명을 드렸는데 몇 달 후 연락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 정부뿐 아니라 다른 4~5개국에도 같은 제안을 했고, 지금은 기술 검증 단계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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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이 이달 선보인 코로나19 백신접종증명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쿠브(COOV)`.

글로벌 리눅스재단에서도 블록체인랩스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엄 대표는 밝혔다. 그는 "리눅스재단이 특정 기업에 직접 레터를 보내는 일은 드문데, 이 정도 규모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지난달 말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 데 협력해보자는 제안이 왔다"면서 "리눅스재단과 협력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각 나라 정부에 무료로 기술을 제공하면서 블록체인랩스가 노리는 것은 외국 정부가 원하는 '의료데이터 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엄 대표는 "우리는 백신을 맞으면 24시간 안에 질병청 데이터베이스(DB)로 모이지만, 다른 나라들은 아예 DB가 없다 보니 어디서 누가 무엇을 접종했는지 파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검증도 어렵다. 이를 DB화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QR코드 방식'의 보안 우려에 대해서도 엄 대표는 자신감을 보였다. 기술력이 부족해 못 만든 것이 아니라 속도와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기술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그는 "국내외 많은 DID 업체들이 같은 방식을 쓴다. 만약 블루투스 방식을 택하면 공항이나 야구장처럼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다중이용시설에 입장하는 데만 48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QR코드 안에 증명서 정보가 있는 기업들도 있지만, 우리 QR코드는 일회용 통신채널을 만드는 데에만 쓰여 유출돼도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랩스는 2013년 창업 이후 미국 버클리시 블록체인 기반 신용카드 같은 사업모델과 블록체인 기술력을 확보해온 회사다. 작년 여름 경상북도의 '의료용 대마 관리' 사업을 수주하며 한국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한화, CJ올리브네트웍스 같은 대기업과도 기술 공급을 논의 중이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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