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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스트레스 뜬 눈으로 '꼬박' 불면증, 디지털로 잡는다

입력 2021/05/04 17:03
수정 2021/05/04 23:31
코로나 스트레스에 수면질환↑
디지털기기 접목 치료제 봇물

아워랩·에이슬립·에임메드 등
AI로 잠습관 분석해 문제 해결
수면무호흡·불면증 효과 크고
약물과 병행땐 치료효율 높아

4.3조 세계시장 7년후 7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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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불면증 등 수면질환 환자가 늘면서 관련 치료제 시장도 커지고 있다. 수면장애 치료약은 물론 소프트웨어나 전자기기 등을 이용한 디지털치료제가 잇달아 출시되면서 잠과 디지털 기술을 합친 '슬립테크(Sleep Tech)'라는 단어도 만들어졌다. 지난 3월 한독이 알코올중독 및 불면증 치료 분야에서 웰트에 30억원 규모로 투자해 디지털치료제 공동 개발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데이터 브리지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수면장애 디지털치료제 시장은 2021~2028년 연평균 성장률이 10.95%, 슬립테크 시장 규모는 2028년 301억달러(약 3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수면질환이란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수면에도 불구하고 낮 동안 정신이 개운하지 못한 상태를 뜻한다. 불면증, 기면증,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이 수면장애(질환)에 해당한다.

최근 국내 업체들은 강점인 소프트웨어 활용과 전기자극 등으로 효과를 내는 디지털치료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애플, 필립스, 샤오미, 노키아 등이 수면 개선을 위한 디지털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다. 전문가들은 불면증 등의 환자가 과다 약물 처방으로 내성 및 부작용 우려가 있는 만큼 디지털치료제와 병행하면 치료 효과가 높다고 주장한다.

아워랩은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치료기기인 옥슬립(Oxleep)을 개발해 최근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옥슬립은 수면무호흡이 주로 발생하는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만 아래턱을 전진시키고,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는 아래턱을 원래 위치로 복귀시켜 턱과 치아, 그리고 주변 근육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사용 후 내장 메모리카드를 자체 웹 리포팅 시스템에 연결하면 수면 중 발생하는 자세 변화나 기기가 작동하는 횟수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환자 스스로 수면 패턴을 파악할 수 있고, 의료진은 환자 사용 기록을 토대로 효율적인 진료가 가능해진다.

에이슬립은 와이파이를 이용해 비접촉식으로 사용자의 수면 중 움직임과 호흡 패턴, 각종 생체신호를 측정해 수면 상황을 체크한다. 에이슬립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30초 단위로 사용자의 수면 단계를 진단해 건강한 수면 방법 등을 제공한다. 뉴로티엑스는 수면장애 치료용 소형 패치 '슬립에이드'를 개발했다. 슬립에이드는 목과 머리에 부착하는데 AI 센서를 통해 코골이, 뒤척임, 무호흡 등 수면 패턴을 분석한 후 미주신경을 자극해 신체적·심리적 긴장감을 완화해준다. 에임메드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불면증 및 연관 스트레스 개선 디지털치료제 기술 개발' 과제에 선정돼 웨어러블 기기에 생체 데이터를 연동해 불면증을 치료하는 디지털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증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수치화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내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202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 제품과는 별개로 수면장애 치료제는 경구약 형태가 대부분이다. 반면 SK바이오팜이 유럽에 기술수출한 뒤 FDA와 유럽의약품청(EMA) 판매허가를 받은 '수노시'를 빼면 사실상 국내 업체가 개발한 약은 전무하다. 수노시는 이중작용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저해제로, 기면증과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과도한 주간 졸림증을 겪는 환자의 각성 효과를 높인 제품이다. 또 다른 기면증 치료제로는 JW중외제약이 미국 제약사 세팔론사가 개발한 '프로비질'을 2003년부터 국내 출시해 연간 15억원 규모로 판매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프로비질의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 제품인 '모다닐'을 내놓고 있다. HK이노엔은 미국 제약사 퍼닉스가 개발한 불면증 치료제 '사일레노'를 2015년 국내에 들여와 판매 중이다. 이는 본래 우울증 약으로 나왔지만 수면 유지가 어려운 불면증 단기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새로 허가를 받았다. 휴온스는 식물의 일종인 '차즈기'에서 추출 및 발효해 만든 천연물 신소재를 이용해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기능성 소재(HU-054)를 최근 개발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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