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백신접종 전 아스피린 복용 효과없다…"혈전증 예방 검증 안돼"

입력 2021/05/04 18:10
항염증 성분있어 복용하면 오히려 항체 형성에 걸림돌
오는 6일부터 60세 이상 74세 이하 894만 6000명에 대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된다. 접종에 동의한 65~74세는 이달 27일부터, 60~64세는 다음달 7일부터 지정된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을 받는다. 백신 종류는 모두 아스트라제네카(AZ)이다.

이들 연령대는 75세이상 고령층 못지 않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혈관질환을 앓고 있어 AZ 백신접종 후 근육통, 두통, 발열 등 이상반응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AZ백신은 화이자백신과 달리 접종 후 혈전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접종을 연기하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또한 접종 의사가 있는 사람들 상당수가 백신접종 전에 항혈전 작용을 하는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문의가 많다.


전문가들은 아스피린 복용이 백신접종 전 혈전증 예방 효과가 있는지 아직 모른다는 입장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접종 전 아스피린 복용의 예방 효과는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히 백신접종 전 항염증제를 먹으면 오히려 항체형성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아스피린은 혈전 혈성을 막기도 하지만 해열진통제, 항염증 성분 등이 있고, 타이레놀은 발열, 두통, 신경통, 근육통 완화에 효능이 있다. 이 때문에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은 백신접종 후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이 발생하면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우주 교수는 "접종 후 이상반응은 대부분 사흘째 회복되고 나흘째 정상으로 돌아온다"며 "그러나 나흘 이후에도 발열, 두통 등이 계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서 혈전증 이상여부를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백신접종 후 대상포진과의 연관성 역시 검증이 되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면역력이 떨어져 이론상 대상포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질병관리청은 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할 경우 대응방법을 홈페이지에 게시해 안내하고 있다. 질병청은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과 관련해 "매우 드물게 쇼크, 호흡곤란, 의식소실, 입술·입안의 부종 등을 동반한 심한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접종 직후엔 괜찮았더라도 귀가 후 39℃이상 고열,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거나,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이상반응의 증상이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정도라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상반응 발생이 의심될 경우 관할 보건소나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다만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심한 알레르기 반응은 즉시 119로 연락하거나 가까운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아나필락시스 환자가 갑자기 일어나거나 걷고 앉는 동작을 할 시 수 분 이내로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아나필락시스 증상은 대개 예방접종하고 30분 이내에 나오기 때문에 접종 마치고 나면 곧바로 귀가하지 말고 접종기관 내에 최소 30분 이상 머무르면서 증상 여부를 관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나면 의료진은 곧바로 환자가 위쪽을 바라보도록 눕히고 다리를 높여 줘야 한다. 그 후 에피네프린을 즉시 근육에 주사해 치료한다. 호전이 없는 경우 구급차가 올 때까지 5∼15분 간격으로 반복 투여할 수 있다. 쉰 목소리가 나거나 혀·인두 부종 등이 있을 때는 기도가 폐쇄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삽관을 해 기도를 확보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 혈전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 생긴 덩어리를 말하며 '피떡'이라고도 불린다. 혈전이 덩어리로 존재하다가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뇌졸중), 심장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AZ백신 접종 후 발생한 혈전증 양상은 25만명당 1명에서 최근 12만 6600명당 1명으로 상승했다(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 데이터). EMA(유럽의약품청)가 4월초 공개한 자료를 보면, 뇌정맥동 혈전증은 100만 접종당 5건, 내장정맥 혈전증은 100만 접종당 1.5건 수준이었다. AZ 백신을 중심으로 혈전이 생기는 이유는 제조방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Z백신은 항원 유전자 일부를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에 넣어 몸안에 주사해 항원단백질을 생성, 면역반응 유도하는 것인데, 아데노바이러스는 원래 혈소판을 공격하는 성향이 있어 화이자에 비해 이상반응이 많이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