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카카오 웃고, 네이버 울었다"…빅테크 라이벌 희비 갈린 이유

홍성용 기자
입력 2021/05/08 22:44
수정 2021/05/08 22:58
[홍키자의 빅테크-18] 국내 양대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 1분기 실적 발표가 차례로 나왔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연간 매출을 각각 5조3041억원(네이버), 4조1567억원(카카오)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쐈던 두 기업의 1분기 성적에 모두의 눈길이 쏠렸습니다. 연초부터 두 회사는 올해 IT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성과급 논란으로 인건비 부담이 예상되면서 실적이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거든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카카오가 웃고, 네이버는 울었습니다. 카카오는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카카오 월드' 위상을 세웠고요. 네이버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며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느 분야에서 이들의 희비가 엇갈렸을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카카오, 택시와 페이로 이제 돈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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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사상 최대 실적입니다.


6분기 연속 최대 분기 매출, 9분기 연속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올해 1분기 매출 1조2580억원, 영업이익 15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각각 전 분기 대비 2%,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고요.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5%,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에서 돈을 벌었는지 살펴보면 바로 '신사업' 부문에서 돈을 벌었습니다. 신사업 부분에는 카카오를 제외한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 성적표가 포함됩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매출 확대와 함께 카카오페이 결제 거래액이 늘어나며 금융 서비스 전반에서 매출을 냈고요. 이 같은 신사업 부문에서 전 분기 대비 9%,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한 1898억원을 기록하며 전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습니다.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택시 서비스 부문은 1분기 이동 수요 회복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일평균 운행 호출을 기록했다.


T블루 택시가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운행 효율 개선, 제주까지의 서비스 확장을 기반으로 1분기 2만1000여 대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페이의 1분기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죠. 무려 22조8000억원을 기록했는데, 분기 거래액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전례가 없었습니다. 금융 서비스에서도 대출 중개 이외 투자 서비스가 대폭 확대됐죠. 여 대표는 "투자 서비스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400만개 계좌가 개설된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를 기반으로 1분기 펀드 가입자는 16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겁니다.

카카오는 이번 호실적을 바탕으로 무엇을 할까요? 올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전자상거래를 대폭 강화하는 게 핵심이 될 예정입니다. 올해 하반기 카카오톡 채널을 개편해 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일종의 '온라인 점포'로 제공할 계획인데요. 이를 통해 광고, 기업용 솔루션, 커머스 등 톡비즈 주요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복안이죠. 여 대표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지역에 오프라인 점포를 여는 것처럼 카카오톡에 '카카오점'을 열어 구매, 결제, 상담에 이르는 사업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카카오톡 채널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인건비·스톡옵션 부담에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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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직원들의 스톡옵션 대거 행사와 인건비 부담 등으로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4991억원, 영업이익 2888억원을 올렸습니다.


특히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 전분기 대비 10.8% 감소했죠. 지난해 매 분기 호실적을 연이어 냈던 네이버 입장에서는 오래간 만에 어색한 수치입니다.

특히 올해 초 개발자 몸값 경쟁 여파로 네이버가 직원 주식보상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인건비 부담이 늘었다는 평가입니다. 주식보상비용 증가로 영업비용이 1조2102억원으로 40.3% 늘었습니다. 최근 네이버가 발표한 '스톡 그랜트' 프로그램의 1분기 상당액도 반영된 수치인데요. 네이버는 모든 직원(6500여 명)에게 올해 7월부터 3년간 매년 1000만원 상당 자사주를 지급할 예정입니다. 매년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부여되고요. 직원들은 의무 보유기간 없이 곧바로 주식을 매도해 현금화할 수 있습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실적발표에서 "현 시점은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 성장 가속화하며 기업가치를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다. 직원들의 노력과 도전에 힘을 더하는 동시에 우수한 인력을 지키고 확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주식 보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커머스 부문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지점입니다. 지난해 거래액(28조) 기준 전자상거래 1위 업체 네이버의 쇼핑 신화를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소상공인(SME)들 성장으로 스마트스토어는 45만개, 대기업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브랜드스토어도 320여 개 늘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3%, 전 분기 대비 2.4% 증가한 3244억원을 기록했고요. 한 대표는 "스마트스토어는 지난 1월 설 연휴로 성장률이 다소 둔화됐지만 2분기부터 좋아지고 있다"며 "올해 거래목표 25조원 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습니다.

쇼핑, 금융, 콘텐츠, 교통 등 일상의 전 영역을 파고들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두 양대 빅테크 기업의 사업 확장 지도를 살펴보는 것은 미래 먹거리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입니다. IT업계를 리딩하는 이들 기업이 보이는 행보에 따라 업계 타 기업이나 다른 산업군도 움직일 여지가 크기 때문이죠. 네이버와 카카오의 2분기 실적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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