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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캠'에 증권고수 뜨자…고대생 아바타들 돌직구 질문세례

이승윤 기자명지예 기자, 우수민 기자
입력 2021/06/28 17:28
수정 2021/06/29 01:57
매경 '스물스물 메타버스 캠퍼스' 조성…첫 세미나 개최

박병국 NH증권 애널 특강
여의도-안암동 실시간 연결

제약산업 판도와 투자팁 공유
고대생 신입사원 질의응답도

대외활동 갈증 느끼던 학생들
"궁금증 싹 풀려, 또 열렸으면"
30일 성대·대신증권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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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메타버스 가상공간에 마련된 `매경 스물스물 캠퍼스`에서 다채로운 모습의 아바타로 참석한 고려대 주식투자 동아리 `큐빅` 회원들이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의 강의를 듣고 있다. [김호영 기자]

# 28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열람실에서 공부하던 이수진 씨(22·정치외교학과 18학번)는 옆 건물 로비로 자리를 옮겼다. NH투자증권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휴대폰으로 SK텔레콤 온라인 가상공간 플랫폼 '점프 버추얼 밋업'에 접속했다. 가상 콘퍼런스 룸에는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과 고려대 주식투자 동아리 '큐빅(KUVIC)' 회원 14명의 아바타가 모여 있었다. 다양한 모습으로 꾸민 학생 아바타들은 자유분방하게 콘퍼런스 룸을 돌아다니다 애널리스트 강연이 시작되자 의자를 찾아 앉았다.

# 같은 시각 여의도 파크원 NH투자증권 본사 14층 리서치본부 유튜브실. 기관 매니저 세미나를 마치고 온 박 연구원이 책상에 태블릿PC와 강의 자료를 둔 채 대형 TV 화면 앞에 자리 잡았다.


TV 화면에는 고려대 학생들 아바타가 선보이는 리액션과 실시간 채팅을 더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태블릿PC 속 버추얼 밋업 화면이 미러링됐다. 그는 투자 동아리 학생들이 독학으로 배우기 어려웠던 바이오 분야 인기 애널리스트다. 수많은 애널리스트 중에서 꼭 만나고 싶다는 학생들 요청에 따라 '콕 집어' 선택됐다.

매일경제신문이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등 20대 독자를 위해 준비한 '메타버스 캠퍼스' 첫 프로젝트가 떴다. '고려대 주식투자 동아리 큐빅-NH투자증권 세미나'는 SK텔레콤의 '점프 버추얼 밋업'에 구축한 '매일경제 스물스물 캠퍼스'에서 28일 열렸다. 스물스물은 '20년대를 살아가는 20대'라는 뜻이다. 한복부터 스키복, 파라오 복장에 이르기까지 형형색색의 아바타 코스튬과 '레버리지몰빵' '뇌동매매' 등 MZ(밀레니얼·Z)세대다운 학생들의 재기 발랄한 닉네임이 눈길을 끌었다.

먼저 박 연구원이 '코로나19 이후 주목할 트렌드: 위탁생산(CMO)'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날 박 연구원은 평소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을 파란색 가죽 재킷에 줄무늬 티셔츠, 트레이닝복 차림을 한 아바타로 연단에 섰다. 콘퍼런스 룸 한쪽 스크린에 강의 자료가 뜨고, 그 앞에서 박 연구원 아바타가 강의를 이어나갔다. 강의 자료를 크게 보고 싶은 사람은 전체화면으로 전환해 휴대전화 화면에 꽉 차게 해놓고 강연을 들을 수도 있었다.

강연에서 박 연구원은 현재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CMO 시장에서 일고 있는 지각변동을 설명했다. 그는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 없어 개발 기간이 짧은 세포치료제(GCT) 기반 백신이 코로나19로 대량생산 기회를 맞이했다"며 "이 과정에서 현금을 많이 확보한 백신 기업들이 항암제 등 시장이 큰 치료군에서 원천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파이프라인을 기술 이전하는 딜이 향후 2~3년간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30분간의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학생들 질문이 쏟아졌다. '버스타는날'이라는 닉네임의 학생은 '제약·바이오 기업을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를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연구원은 "임상 데이터가 가장 좋지만 2상 이상의 유효성을 보여주는 기업이 많지 않다"며 "이럴 때 개인적으로는 대표가 살아온 이력과 레퍼런스, 그리고 기업이 현금성 자산을 사용한 방향을 따져본다"고 밝혔다.

익명으로 진행된 만큼 민감한 주제의 질문도 여럿 등장했다.


바이오 분야 애널리스트 취업에서 나이 제한과 석·박사 학위 필요 여부에 대한 질문이 대표적이다. 이에 박 연구원은 "나이보다는 지원자의 경력이나 열정이 훨씬 중요하다. 대학 전공을 갖고 여의도에서 업을 살려보겠다고 판단되면 2~3년 정도 해당 산업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오기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서 고려대를 졸업한 NH투자증권 1년 차 리서치 어시스턴트(RA) 설용진 씨가 학생들과 금융권 취업과 업무 현실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유례없는 메타버스 간담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모두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박 연구원은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실제 여의도 증권가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어 뜻깊었다"며 "코로나19 이후 많은 기업이 콘퍼런스 콜을 비대면으로 진행했는데 메타버스 플랫폼이 이동 시간도 줄이는 등 효율성이 높아 앞으로 많이 활성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큐빅 회장 박진호 씨(27·신소재공학과 18학번)는 "직접 만났다면 조심스러웠을 질문도 익명성에 기대 과감하게 할 수 있었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더 솔직하게 답변해주신 덕에 궁금증을 많이 해소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회원 정혜원 씨(22·수학과 17학번)는 "영상회의 프로그램으로는 얼굴이 노출돼 편하게 질문하기가 힘들었는데, 메타버스에서는 아바타만 노출되니 더 자유롭게 질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 공간에 모인 느낌이 들어 재미있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정씨는 "영상회의 프로그램은 각자 독립된 공간에서 접속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가상공간 플랫폼에서는 모두가 한곳에 모인 게 실감이 나서 좋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스물스물 캠퍼스는 30일 '성균관대 금융투자학회 스타(S.T.A.R)-대신증권' 세미나를 개최한다. 20대 학생들과 투자업계 현업의 사람들이 만나는 매일경제신문 메타버스 프로젝트는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이승윤 기자 / 명지예 기자 /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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