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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엇박자…정부가 제작 지원한 게임도 규제

입력 2021/07/19 17:20
수정 2021/07/19 21:56
콘진원 지원 블록체인 게임
게임위에선 등급 분류 거부

30조 스포츠 승부예측게임도
정부 규제 막혀 줄줄이 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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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셧다운제 폐지 움직임이 다시 거세지면서 게임 규제 전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게임과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처럼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시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게임이 국내에서는 규제로 인해 서비스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나친 게임 규제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은 물론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은 한국에서는 서비스하기 어려운 게임 1순위로 꼽힌다. 게임 아이템과 캐릭터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토큰화·가상자산화(NFT·대체불가토큰)하는 블록체인 게임은 국내에서 등급을 받아 출시하기가 힘들다.


블록체인 게임은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경쟁이나 랭킹을 투명하게 증명할 수 있고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제작 지원 사업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게임 등급 분류를 담당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사행성과 환급성 우려를 이유로 등급 분류를 거부하고 있어 정부 부처 간에도 엇박자가 나고 있다.

이 때문에 위메이드, 엠게임, 수퍼트리처럼 블록체인 게임을 제작하는 게임사들은 국내에선 블록체인 기능을 상당 부분 제외한 반쪽 출시를 하고 있다. 심지어 법원까지 간 사례도 나왔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탑재한 블록체인 게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을 만든 스카이피플은 게임위 등급 분류 거부 판정을 받은 뒤 가처분 소송을 걸어 지난달 23일 승소했다. 법원이 "게임사 재산상 피해를 입힐 게 분명하다"며 스카이피플 손을 들어주면서 스카이피플은 서비스 재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머니를 걸고 축구 야구 농구 등 경기 결과를 예측해 승패를 맞히는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 역시 블록체인 게임과 마찬가지로 출시가 어렵다.


지난해 4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일부 개정안에 따라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지만, 업계 기대와 달리 여전히 국내에서 서비스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의 세계 시장 규모는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기존 웹보드 게임과 하나로 묶이면서 규제까지 같이 적용받다 보니 오히려 걸림돌만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게임위는 지난달 10일 스포라이브, 인포가이드코리아 등 국내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 시장을 초창기부터 이끌어온 회사들의 게임에 대해 등급 분류 취소 예정 조치를 취했다. 지난 5월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의 픽거래소, 미니 게임 등을 규제한다는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19로 스포츠 시장 자체가 축소된 상황에서 규제까지 심해지자 업계에서는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국내 웹보드 게임의 강자로 꼽히는 NHN은 지난달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게임 승부 예측' 서비스를 오는 30일 종료한다고 공지하며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출시 자체가 지난해 11월이었으니 약 8개월 만에 사업을 접는 셈이다. NHN 측은 "앞으로도 규제 상황에 큰 변화가 기대되지 않고 국내에서의 활발한 사업은 계속해서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아쉽지만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고 서비스를 계속 이어간다 하더라도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로 시선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나부스튜디오가 개발한 스포츠 승부 예측 서비스 '따다(DDADA)'를 지난달 출시하고 운영 중인 넵튠 관계자는 "게임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여러 콘텐츠를 준비했는데 사행성을 이유로 많은 부분을 빼야 했다"고 말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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