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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금지법 9부능선 넘어…구글 애플 '비상'

입력 2021/07/20 17:40
수정 2021/07/20 21:11
민주당 국회 과방위 단독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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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이 전원 불참한 채 진행된 회의에서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됐다. [이승환 기자]

구글, 애플 등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사업자의 자체 결제 시스템인 '인앱결제' 강제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안이 의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 등 최종 관문이 남았지만 여당 단독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이로써 10월부터 자체 결제 시스템 이용을 의무화하고, 수수료를 15~30%로 부과하려던 구글의 계획은 사실상 무위로 끝나게 됐다.

20일 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6건을 병합한 안건조정위 대안으로, 앞서 이날 오전 안건조정위는 3차 회의를 열고 대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제50조 1에 앱 개발사에 대해 앱마켓 사업자가 인앱결제와 같은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부당하게 앱 심사를 지연하거나 삭제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그밖에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대통령령으로 금지한다는 조항을 담았다.

다만 쟁점으로 꼽혔던 '콘텐츠 동등접근권'은 법안에서 제외됐다. 콘텐츠 동등접근권은 앱 개발사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뿐 아니라 국내 모든 앱 마켓에 동등하게 앱을 유통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이 규정은 SK텔레콤과 네이버가 대주주인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의 점유율을 높이는 특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최종 대안에서는 빠졌다.

이로써 인앱결제 정책을 의무화하려던 구글 계획은 무산됐다. 구글은 지난해 9월 정책 발표 이후 최근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30% 수수료를 앱 개발사 매출과 상관없이 15%로 줄이는 안을 내놓고, 정책 적용 시점을 내년 3월 말로 6개월 연기한다고 밝히며 업계와 국회 등 반발을 다독이려 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구글은 이날 법 통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 대신 법안 논의 과정에서 공식 입장을 자제했지만, 앱 마켓 초창기부터 자체 결제 시스템만을 허용해왔던 애플은 이날 공식 입장을 냈다.

애플 측은 "고객들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개발자들에게 훌륭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기 앱스토어를 만들었다"고 앱 마켓의 의미에 대해 운을 뗐다. 이번 법안 통과에 대해선 "법안은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디지털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들을 사기의 위험에 노출시키고,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약화시키며, 고객들의 구매관리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애플은 목소리를 높였다.

애플은 특히 "한국에 등록된 47만5000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지금까지 애플과 함께 8조39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해왔는데, 앞으로 더 나은 수익을 올릴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라며 "개정안이 이대로 효력을 발휘한다면 앱 스토어 구매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가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법안이 통과되자 스타트업 유관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등 업계에서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코스포 측은 "개정안은 국내 스타트업과 콘텐츠 산업의 미래에 큰 위협 요인을 해소한 것으로 환영한다"며 "국회의 개정안 통과는 앱마켓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를 바로 잡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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