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한국 벤처기업 일냈다…특허 항소심도 공룡 애플 이겼다

우수민 기자
입력 2021/09/22 16:37
수정 2021/09/23 07:12
퍼스트페이스, 독자개발 기술
'터치아이디' 아이폰서 활용 의심

美항소법원서도 손 들어줘
지문인식 관련 특허 2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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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터치 아이디를 탑재한 아이폰5S 발표 모습.

국내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이 세계적인 스마트폰 기기 제조 업체 '애플'을 상대로 한 미국 현지 특허 소송 항소심에서도 승리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최근 애플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UI·UX) 개발 업체 퍼스트페이스를 상대로 청구한 특허심판 항소심에서 퍼스트페이스 측이 보유한 미국특허 3건 중 2건이 유효하다는 미국 특허심판원의 판단을 인용했다.

2011년 창업한 퍼스트페이스는 자체적으로 UI·UX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연구 중심 특허 벤처기업이다.

지문을 이용한 사용자 인증은 물론 얼굴 인식, 홍채 인식을 활용한 잠금화면 인증 기술에 대한 국내외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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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퍼스트페이스는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애플이 자사가 보유한 지문 인식 UI·UX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이 아이폰5S와 아이패드 프로 기종부터 탑재해온 '터치 아이디(Touch ID)' 기술이 스마트폰 화면 활성화를 위해 지문 인증을 이용하고, 활성화 버튼을 누르면 지문 인증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 퍼스트페이스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애플은 2019년 해당 특허 3건의 무효를 주장하며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미국 특허심판원이 특허 3건 중 2건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데 이어 미국 연방항소법원 역시 해당 심리 결과를 인용했다. 앞서 퍼스트페이스는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에도 자사 미국특허를 1건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미국 특허심판원과 연방항소법원이 해당 특허는 무효라고 판단을 내리며 삼성전자와는 침해 소송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세계적인 대기업도 아닌 국내 벤처기업이 빅테크 '공룡' 애플과의 소송을 미국 연방항소법원까지 끌고 가 특허의 유효성을 인정받은 데 대해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정재락 퍼스트페이스 공동대표는 "발명을 착상하고 특허를 출원한 지 만 10년,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만 3년 반이 지나서야 특허의 유효성을 인정받았다"면서 "다른 공동대표들은 물론 우리를 무한 신뢰하며 전폭적 지지를 보내주고 때맞춰 조언을 제공해준 개인투자자가 아니었다면 국내 토종 기업으로서 여기까지 오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퍼스트페이스 측은 애플이 연방항소법원 판결에 상고를 제기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 연방대법원이 연방항소법원의 민사 판결에 대해 상고 신청을 받아들일 확률은 3% 정도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급법원이 법리를 잘못 적용했거나 기존에 상충되는 판결이 있어 새로운 판례를 정립해야 하는 극히 드문 경우에만 상고를 승인하기 때문이다.

심영택 퍼스트페이스 공동대표는 "특허 유효성 분쟁에 비해 침해 여부 확인은 iOS(애플 운영체제)의 소스코드만 보면 금방 가려질 수 있을 듯 보인다"고 전했다.

만약 퍼스트페이스가 애플 제품의 특허 침해를 입증한다면, 애플은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한편 퍼스트페이스가 지문·얼굴 인식과 관련된 특허 다수를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수익화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퍼스트페이스는 일본에서도 애플을 상대로 2018년 지문·얼굴 인식 UI·UX에 대한 침해 소송을 제기해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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