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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피라미드…종이처럼 자유자재로 접는 3D 폴더블 디스플레이

송경은 기자
입력 2021/09/27 12:09
수정 2021/09/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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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이 개발한 3차원 폴더블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로 구현한 입체 형상의 디스플레이. 왼쪽은 종이비행기, 오른쪽은 피라미드 형태로 디스플레이를 접은 모습이다. <사진 제공=기초과학연구원>



종이접기 하듯 디스플레이를 비행기, 피라미드, 나비 같은 입체 형태로 자유롭게 접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500번 이상 반복해 접어도 발광 성능이 그대로 유지돼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입체 형상의 디스플레이 정보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의 김대형 부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과 현택환 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초박막 3차원 폴더블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제작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QLED는 양자점(초미세 반도체 나노입자)을 발광물질로 활용하는 발광다이오드를 말한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폰 '갤럭시Z 플립3'처럼 기존에 상용화된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한 번 정도만 반으로 접을 수 있었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3차원 폴더블 QLED를 활용하면 디스플레이 화면을 종이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번 접어 원하는 형상을 만들 수 있다.

공동 제1저자인 김동찬 IBS 나노입자연구단 연구원은 "기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접을 수 있는 선이 평행한 직선 1개 또는 2개였지만, 우리 연구진이 개발한 3차원 폴더블 QLED 디스플레이는 두 개 이상의 대각선을 교차하는 등 다양하게 접을 수 있어 복잡한 입체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디스플레이를 접는 선에 한계가 없는 셈이다.

실제로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해 종이 비행기, 피라미드, 종이 개구리, 나비 등 입체 형상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해냈다. 디스플레이를 500번 이상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도 모서리 부분을 포함한 모든 발광 화면이 안정적으로 구동됐다.


실험실 단계의 이번 연구에서는 디스플레이 화면을 64개 픽셀로 구성해 기술을 검증했지만, 해상도는 같은 기술로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비용, 시설 등 자원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64픽셀은 알파벳, 숫자 등 간단한 글자를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이다.

3차원 폴더블 QLED는 화면이 큰 디스플레이를 더 작게 접어 휴대하는 데도 유용하다. 현 단장은 "전자 신문, 태블릿 PC 등 사용자 맞춤 휴대용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곳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일반적으로 수십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이하의 작은 곡률 반경으로 디스플레이를 접으면 기판이 휘어지면서 접힌 부분과 모서리 등 화면의 정보가 제대로 표현되기 어렵다. 하지만 연구진은 곡률 반경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24일자에 게재됐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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