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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韓스타트업 본사 해외이전 '플립'…기관투자 받기 전이 최적"

입력 2021/10/13 04:03
디캠프·트랜스링크 주최 '플립' 세미나

기업 "美시장에 적합하면 도전"
회계사 "플립땐 세금문제 고려"
VC "국내투자 유치는 힘들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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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영 사운더블헬스 대표(왼쪽)와 김범수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파트너가 디캠프 행사에서 `플립`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7년 LG전자 출신 동료들이 설립한 '사운더블헬스'. 사람이 소변 보는 소리를 분석해 전립선 건강을 분석하는 앱을 만드는 기업이다. 초기 엔젤투자를 받은 후 본사를 미국으로 옮겨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스타트업이 본사를 이전하는 '플립(Flip)'을 결정한 것이다.

디캠프는 지난달 '글로벌 오피스아워 미국 진출 A~Z'라는 행사를 열었다. 직접 플립을 경험한 송지영 사운더블헬스 대표, 10여 개 기업의 플립 과정을 도운 홍용준 다산회계법인 회계사, 그리고 사운더블헬스에 투자를 한 벤처캐피털(VC)인 김범수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파트너가 패널로 참가해 플립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사운더블헬스는 먼저 한국이 아닌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송 대표는 "한국은 헬스케어 영역의 접근성, 품질, 비용 모두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 중 하나여서 우리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유료 소프트웨어 구입을 잘 안 하는데 그것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장 규모는 크지만 헬스케어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미국이라면 사운더블헬스 기술이 먹힐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술 개발과 투자유치 차원에서는 본사가 미국에 있을 필요가 컸다. 송 대표는 "우리 회사 기술이 새로운 것이다 보니 시장과 사용자에 밀착해서 기획 단계부터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3~5년 안에 투자 회수를 원하는 한국 VC들과 달리 미국은 투자 회수 기간이 길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017년 당시 사운더블헬스는 아이디어하고 시제품만 있었는데, 4~5년 안에는 사업을 키우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침 기존에 투자를 받은 것은 거의 소진되고 신규 투자를 받아야 하는 시점이었던 것도 좋은 타이밍이었다. 플립할 때 내야 할 세금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홍 회계사는 "플립은 한국에 있는 회사가 미국에 새로 만드는 회사의 100% 자회사가 되도록 만드는 일련의 절차"라면서 "미국 회사에 한국 법인 주주들이 본인 주식을 주고 그 대가로 미국 법인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홍 회계사는 "창업자 입장에서 회사는 똑같지만 세무적 관점에서 보면 주식 교환이라는 행위 자체를 주식 양도로 봐 양도소득세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점에서 막 펀딩을 받은 회사는 가치가 높기 때문에 플립 과정에서 세금을 더 내야 한다. 회사뿐만 아니라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창업자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플립의 최적 타이밍은 본격적인 기관투자를 받기 전이다. 김 파트너는 "사운더블헬스는 플립 이후 트랜스링크에서 투자를 했다"면서 "돈을 다 쓰면 플립할 때 세금 문제는 없지만 사업을 하기 위해 또 펀딩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초기에 플립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플립의 장점은 해외에서 투자받을 기회가 커진다는 점이다. 사운더블헬스도 최근 해외에서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반대로 한국 VC들로부터 투자를 받는 건 어려워진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김 파트너는 "(해외 기업이 되면) 한국 VC가 갖고 있는 펀드 중 70%의 투자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VC 펀드 자금 상당 부분이 준정부기관(모태펀드 등)에서 받은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한국 VC 펀드도 큰데, 해외에서 펀딩을 받기 위해 어렵게 사업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이 직접 참여해 플립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플립을 할 경우 굳이 실리콘밸리로 사무실을 둬야하는 이유가 있느냐는 참가자 질문에 대해서 김 파트너는 "한국 스타트업도 임대료가 비싼 강남이나 판교에 있는 것은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서"라면서 "실리콘밸리, 보스턴, 뉴욕처럼 비싼 곳에 회사를 두는 건 그곳에 인재와 투자자가 모두 있기 때문에 인프라 비용이 포함됐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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