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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생리의학상 상당수는 '의사이면서 이학박사'

입력 2021/10/13 17:48
수정 2021/10/13 20:01
수상자 224명 전수조사해보니

최근 30년간 41%가 MD-PhD
한국선 이공계 박사 따더라도
대다수는 다시 임상의 활동만
◆ 한국도 노벨상 배출하자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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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의사(MD) 출신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중에서도 공학이나 자연과학 박사학위(PhD)까지 가진 MD-PhD의 수가 꽤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생리의학 분야 연구 대상이 점점 세분화·다양화하고 이웃 학문과 융합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앞으로는 이처럼 전문적인 연구 경험과 지식을 쌓은 의사과학자들의 역할이 더욱 대두될 것이라는 게 학계 진단이다.

매일경제가 최근 30년(1992~2021년) 동안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전공과 학위 등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의사 출신 수상자 가운데 MD-PhD가 차지하는 비율은 40.9%(9명)에 달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환자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지 않고 모든 시간을 연구에만 매진하는 전일제 의사과학자였다.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특이 경우를 학계에 보고하거나 일부 자기 시간을 쪼개 연구실을 운영하는 의사들도 있다. 주로 의학박사 학위를 가진 대학병원 교수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처럼 환자 진료가 최우선인 의사들에게는 혁신적인 연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신약이나 의료기기를 개발하려면 의사뿐 아니라 공학·약리학 전문가가 팀을 이루거나 한 사람이 멀티 능력을 가져야 한다"며 "한국이 의료기술은 세계 '톱클래스'인데 백신 개발 같은 연구 분야가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것도 의사과학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의 경우 의사를 대상으로 학생을 모집하는 KAIST 의과학대학원 의사과학자과정에서 꾸준히 MD-PhD가 배출되고 있긴 하지만, 지난 8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그마저도 졸업생의 10% 정도만 전일제 의사과학자의 길을 택하고 나머지 대다수는 연구비 수주 어려움 등으로 임상의로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경은 기자 /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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